韓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 '세대교체'…81년생 여성 CEO 최수연 내정

우리나라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경영 쇄신을 위해 경영진을 개편하고, 1981년생 여성 CEO를 새 사령탑에 앉혔다. 17일 네이버는 정기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에 내정했다. 지난 1999년 네이버 설립 이후로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기 CEO에 내정된 최 책임리더는 1981년생으로 만 40세다.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네이버 전신인 NHN에 공채 입사했으며,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법무법인 율촌에서 일하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나와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2019년부터 글로벌 사업지원부에서 해외 사업을 맡아왔는데,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사진=네이버)

또한 이날 이사회에서는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남선 투자·글로벌 인수합병(M&A)전담조직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김 책임리더는 1978년생으로 M&A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근무를 거쳐 모건스탠리, 맥쿼리자산운용 등 투자 업계 경력이 있다.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

네이버는 이들 두 내정자 중심으로 'NAVER Transition'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글로벌 경영 및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 가속화를 예고했다. 40대 초반으로 젊고, 유학파로 국제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 발탁이라는 자평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젊은 MZ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 안정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왜 파격적인 경영진 교체에 나섰나?

시가총액이 65조 8700억원에 육박하는 테크 대기업 네이버. 카카오가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자타 공히 우리 사회의 대표 플랫폼이다. 검색 기반 포털 비즈니스로 사업을 키웠고, 이제는 이커머스와 금융,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이라는 밝은 면 뒤에는 독과점과 갑질 논란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네이버가 이토록 지탄을 받는 이유는 혁신과 창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끌 것 같은 기업 이미지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수많은 혁신 서비스를 통해 '일하고 싶은 기업' '존경 받는 기업' 이미지를 쌓아왔다. 자율출퇴근제 도입에도 앞장 섰고, 중소기업 상생 등 독과점 논란이 일자 재빠르게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펼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실행해 왔다.

그러나 단기간에 급성장한 기업 문화 속에는 부조리가 가득했다. 이해진 창업자와 창업멤버들 위주로 논공행상을 해온 결과, 이들 경영진 일부가 깊숙하게 관여된 직장내 괴롭힘 문제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결국 네이버는 경영 쇄신 작업을 해야만 했고, 17일 정기 이사회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교체 방안과 경영 쇄신을 의논했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네이버 CEO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며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갖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 대표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1년이 넘게 남아있지만, 개발 직원 사망 사건으로 강도 높은 경영 쇄신에 나서며 조기 퇴진하게 됐다.

한 대표 외에도 창업멤버이자 이번 사건에 관여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그리고 채선주 최고소통책임자(CC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4인의 CXO 경영 체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다만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고려해, 당분간 기존 임원들과의 함께 세대교체를 위한 안착 기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은 내년 3월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이후에도 네이버의 글로벌 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기업화된 조직문화 벗고, 새로운 조직으로…

이번 인사는 네이버 입장에서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앞서 이해진 네이버 GIO는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회사를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벤처정신으로 탄생한 네이버는 어느새 대기업화된 조직 문화에 물들어 있었고, 이러한 부조화가 조직 내 문제뿐 아니라 장기적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아래 사람'들을 닥달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 아니다. 한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에서 비롯됐긴 했지만, 기존 경영진의 문제점을 깨닫고 더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이다.

2010년대 중후반만 해도 네이버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벤처정신을 잊지말고 일을 더 열심히 해라'라는 취지로 채찍질을 했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 한 바 있다. 이해진 GIO가 직접 "회사를 축구 동호회 쯤으로 생각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발언을 하며 조직 재정비를 촉구했다. 결국 네이버는 조직 개편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 조직인 D2SF를 통해 국내외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시작했고, 라인을 필두로 웹 콘텐츠 사업의 해외 진출을 성공시키는 등 제2의 혁신에 나섰다. 그리고 지금은 더 이상 검색 포털 기반의 회사가 아닌 빅테크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단계에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조직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신구 조직원의 조화와 업무 방식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수용하지 못했고, 이는 결국 경영진 과오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번에 발표된 네이버의 경영 쇄신에는 이러한 근본적 문제와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를 바란다. 네이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이고, 구글이 지배하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한국의 검색 주권을 지키고 있는 자부심이 담긴 기업이다. 웹툰 등 K콘텐츠를 해외로 알리는 한국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문화수출의 역군이기도 하다. 영원한 벤처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선한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기대해 본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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