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패러다임의 확장: '검색'에서 '검색 추천'으로 (1편)

유진희 플래티어 마케팅실 실장

왜 ‘검색’인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코 ‘검색’일 것이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닷컴경제의 시작과 함께 바야흐로 ‘검색’의 시대가 열린 이래, 검색은 정보의 바다인 온라인 세상을 탐험하고(explore), 다양한 정보들을 발견하며(discover), 원하는 정보를 콕 집어 내는(select) ‘필수 행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검색을 어려워하는 이들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검색’은 고객의 니즈(needs)가 집중되는 곳인 만큼 고객의 필요를 ‘최대한으로’ 충족시켜주기 위해 아직도 발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이커머스 산업이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커머스에 특화된 ‘상품 검색’을 새롭게 화두로 등장시켰다.

‘상품 검색’은 고객이 지갑을 열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소구하는 강력한 설득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일반 검색이 제목(키워드), 설명 문구, 랜딩/관련 페이지 URL로 구성된다면, 상품 검색은 판매할 제품의 ‘이미지’, ‘제품 카테고리’, ‘가격’, ‘성능’, ‘판매처’, ‘리뷰’, 그리고 결제 시스템이 장착된 ‘구매 페이지 URL’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다.

따라서 상품 검색에서는 정보의 ‘연관성(Relevance)’과 ‘신뢰성(Reliability)’이 중요해진다. 고객이 입력한 검색 키워드와 매칭되는 ‘추천’과, 추천된 정보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가’가 상품 검색의 고도화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 검색에서 정보의 ‘정확성(Accuracy)’과 ‘양(Quantity)’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해외시장은 일찍부터 ‘아마존’, ‘이베이’ 등을 중심으로 일반 검색과 대비되는 상품 검색 서비스가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그동안 포털의 일반 검색 위주로 발전해 온 덕분에 상품 검색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국내에서 상품 검색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이후부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들이 본격적으로 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종합 쇼핑몰, 소셜커머스, 브랜드몰 등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이 거의 무한경쟁 구도로 가게 되자,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상품 검색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검색 고도화로 고객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켜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이커머스 산업에서 ‘검색’이 고객의 ‘구매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추천’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영역에서 추천 기능을 강조한 ‘검색의 고도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개괄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검색의 발전과정

일반적으로 국내 검색의 발전사는 6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 인터넷 자율정책 기구에 따르면, 검색은 ①정보 검색의 시대 (1945~1988년), ②웹 검색 탄생기 (1989~1996년), ③웹 검색 성장기 (1997~2001년), ④웹 검색 성숙기 (2002~2010년), ⑤모바일 검색 성장기 (2011~2014년), ⑥인공지능 도입기 (2015년 이후~)로 나뉜다(박세용, KISO, 2016).

이 중 검색이 가장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는 1997~2010년까지의 약 10여 년 간이다. 구글이 등장한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웹 검색 성장기로, 닷컴버블의 열풍과 함께 인터넷 환경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던 시기였다. 인터넷은 ‘검색’과 동의어 수준으로 치환되었으며, 유저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키워드만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다.

하지만 당시 검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는 다음, 라이코스, 엠파스, 네이버 등 검색엔진을 탑재한 포털들이 난무했으나, 검색의 퀄리티는 언급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구글이라고 해서 다를 바는 없었지만, 국내 검색시장은 한국어 기반이라 자료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그 상태가 더 심각했다.

그러다가 2002년 10월, 네이버 ‘지식인(지식 IN)’이 출시되면서 국내 검색 시장은 전환기를 맞게 된다. ‘지식인’ 서비스는 유저들이 보유한 정보를 ‘묻고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검색=집단지성’이라는 패러다임을 구축하며 국내 검색 시장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 경쟁사에 비해 한참 밀리던 네이버가 오늘날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도 이 지식인 서비스가 결정타였다.

201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의 성장과 함께 검색의 ‘질(Quality)’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정보의 '취사선택(Select)’이 중요해진 것이다. ‘추천’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도 이 때부터다. 2012년 등장한 ‘펭귄’(Penguin)은 검색 알고리즘의 패널티 로직을 고도화하여 수많은 검색 정보에서 부자연스럽거나 필요없는 콘텐츠를 제외하고 보여주기 시작했고, 뒤이어 등장한 ‘피존’(Pigeon, 2014)은 유저의 ‘위치’까지 고려한 검색결과의 연결을 시도했다. 그리고 2015년 등장한 ‘랭크브레인’(Rankbrain)은 검색 결과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머신러닝이 처음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검색의 발전 단계(출처: 박세용, KISO, 2016)

일반 검색의 시대에서 ‘커머스 검색’의 시대로, ‘아마존’의 부상

2018 이후 검색의 패러다임은 일반 검색에서 ‘상품 검색’으로 넘어간다. 네이버는 2018년 전국을 뒤흔든 ‘드루킹 사태’ 이후 ‘쇼핑 서비스’를 강화했고, 비슷한 시기 구글도 ‘구글 쇼핑’을 테스트 런칭하며 커머스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커머스(쇼핑) 검색의 최강자는 단연코 아마존이다. 세계적인 애널리스트 메리 미커의 '2019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시 49%가 아마존에서 검색한다. 반면 구글 검색은 36%였다. 아마존은 고객 데이터의 절대량에서는 구글에 못 미치지만, 수익을 발생시키는 ‘진성 고객’의 측면에서는 구글을 압도한다. 상품 검색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아마존은 2018년 구글과의 쇼핑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아마존을 표방하는 ‘네이버’와 ‘구글’

네이버와 구글은 ‘검색’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직접 경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이들 거대 플 랫 폼 들 은 아 마 존의 이커 머스 모델 을 지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메인 화면 UI를 ‘쇼핑’ 서비스 위주로 전면 개편했다. 이어 8월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제휴를 체결했고, 9월에는 반응형 개인화 쇼핑검색 광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2020년 2월에는 인플루언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6월부터는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런칭하였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쇼핑 고객들에게 5%의 추가 적립과 네이버의 유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아마존의 구독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모델이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왼쪽) VS 아마존 프라임(오른쪽)

구글도 2018년 12월 상품검색 서비스인 ‘구글 쇼핑’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자타공인의 검색 최강자이지만 상품 검색은 아마존에 뒤쳐진 만큼, 매력적인 ‘마켓 플레이스’가 되기 위해 상품 검색 고도화를 적극 모색 중이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구글은 10~15개 상품을 옆으로 넘겨보는 ‘캐러셀(carousel)’ 방식의 이미지 검색을 선보여 일반 검색 대비 2배 이상 높은 클릭율(CTR)을 이끌어내며 이용자 경험(UX)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구글은 2020년부터 상품 정보의 무료 등록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검색 키워드 판매(검색 광고)라는 핵심 수익원 일부를 포기해서라도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구글 쇼핑(왼쪽) VS 네이버 쇼핑(오른쪽) 상품 검색 결과 화면 비교

‘상품 검색’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자타공인 검색 최강자로 군림 중인 구글과 네이버가 ‘상품 검색’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상품 검색 유저들 모두가 ‘당장의’ 또는 ‘잠재의’ 고객이 되어 본인의 지갑을 열고자 하는 적극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검색하는 고객들이 검색결과에 보이는 ‘모든’ 반응(행동)에는 자신들의 ‘니즈(needs)’, ‘구매 의도(Purchase Intent: PI)’, ‘지불의사(Willing to pay: WTP)’가 담겨 있다. 고객의 검색 행위는 구매를 위한 고객의 ‘능동성’을 반영하며 검색 결과는 구매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상품 검색 데이터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양한 커머스 사업 모델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요 자산이 된다. 일차적으로는 식품, 패션 등 유형의 재화를 판매하는 쇼핑 사업에 쓰일 수 있고, 넓게는 네이버나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 사례에서와 같이, 엔터, 금융, 교육 등 무형 서비스 영역에서의 커머스, 즉 유료 콘텐츠 비즈니스로도 확장·적용될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 ‘검색’은 고객의 니즈를 넘어, 기업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1차 경로이자 허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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