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3사 韓진출 명암...'지옥'으로 2연패한 넷플릭스의 근거 있는 자신감

[AI 요약]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드라마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오징어게임’을 넘어섰다. 최근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행한 가격 인상은 무리수로 비춰지는 듯했지만, 지옥의 성공이 확인 된 후 이용자들에게 ‘넷플릭스가 넷플릭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는 가운데 최근 한국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드라마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오징어게임’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1위에 오르기까지 8일이 걸린 ‘오징어 게임’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향후 또 다른 역대급 흥행작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행한 가격 인상은 무리수로 비춰지는 듯했지만, 지옥의 성공이 확인 된 후 이용자들에게 ‘넷플릭스가 넷플릭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옥 역시 헐리우드 배우가 출연하는 자국 드라마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제작비를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며 망 이용료 논란과 함께 이어지는 넷플릭스의 ‘먹튀’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넷플릭스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는 가운데 최근 한국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옥’으로 연타석 홈런, ‘넷플릭스가 넷플리스 했다’

천사에게 지옥으로 갈 것이라는 '고지'를 받은 사람은 기괴한 형상의 저승사자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는 내용의 '지옥'의 스토리는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을 담으며 로튼토마토로부터 신선도 100%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지=넷플릭스)

21일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콘텐츠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넷플릭스 톱 티브이 쇼’ 1위에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해 벨기에, 홍콩, 자메이카,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24객국에서 1위, 덴마크, 프랑스, 인도, 브라질 등 17개국에서 2위, 미국, 캐나다, 터키 등에서 3위에 오른 지옥은 견고한 아성으로 여겨졌던 오징어 게임을 단번에 2위로 끌어내리며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글로벌 시장의 반응이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는 지옥의 신선도 지수 100%로 평가했다. 이미 넷플릭스 공개 전 부산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에 선보이며 기대감이 남달랐지만 평단의 평가와 이용자 반응은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

로튼토마토의 경우 “연상호의 악마 같은 상상력에 소환된 ‘지옥’은 그 무시무시한 개념을 활용해 인간의 오류성을 숙고적으로 탐구한다”고 평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올해 한국 드라마가 디스토피아를 많이 선보였지만, 지옥은 그 모든 걸 능가한다”고 극찬했다.

이러한 순위 급상승과 호평은 오징어 게임으로 인한 한국 콘텐츠의 기대감이 커진 것과 더불어 지옥이 다루는 내용이 단순히 판타지적인 주제를 넘어 철학적 깊이까지 남다른 데 있다. 장르만 판타지일 뿐 실상은 출연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으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징어 게임이 일부에서 일본 콘텐츠 등의 표절 논란이 있었던데 비해, 지옥은 독창적인 주제와 국경을 넘어선 ‘종교, 미디어의 폭력성, 죄와 정의에 대한 논쟁’ 등의 이슈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오징어 게임과 달리 시즌2를 확정하고 제작이 된 상황에서 향후 이어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수위 높은 폭력성과 어설픈 느낌의 CG 등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어 오징어 게임과 같은 장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의 순위 톱 텐에는 1위 지옥, 2위 오징어 게임에 이어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사극 ‘연모’가 9위로 랭크돼 있어 한국 콘텐츠 3개가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0위 권에 포함되는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옥'이 '오징어 게임'에 이어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0위 권에 포함된 한국 콘텐츠는 9위 연모까지 총 세 작품이 됐다. (이미지=넷플릭스, KBS)

‘Dr. 브레인’으로 평타한 애플TV플러스, 실망감 이어지는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의 성공을 맛보는 상황에서 올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우선 애플TV플러스의 경우 최근 선보인 ‘Dr. 브레인’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지옥의 기세에 눌린 듯한 분위기다. 흥행 보증수표인 김지운 감독과 영화 ‘기생충’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이선균 등이 출연해 기대감을 모았지만, 아직은 총 6편의 에피소드 중 3편만이 공개되며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TV플러스의 첫 한국 진출작으로 기대를 모은 Dr. 브레인이 오징어 게임, 지옥 등과 비교되는 부분은 공개 방식의 차이도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자사 오리지널 드라마 공개 시 ‘사전 제작제’를 적용해 전편 공개를 하는데 비해, 애플TV플러스는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몰아보기 문화’를 형성하며 단기간에 확산된 데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스핀오프 콘텐츠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선보인데 이어 드라마 ‘설강화’, ‘블랙핑크:더 무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안에 추가 공개할 예정이지만, 일정이 늦어지며 실망감을 나타내는 초기 가입자가 많아지고 있다.

초기 가입자들은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가 이미 다 본 ‘마블’ ‘스타워즈’ 시리즈 등으로만 채워져 차별성이 없는데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더구나 기대작인 ‘설강화’ 역시 JTBC 드라마로 방영된 이후 순차적으로 디즈니플러스에 방영될 예정이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와 같은 파급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애플TV플러스의 한국 진출작인 'Dr. 브레인'은 김지운 감독, 배우 이선균 등이 참여하며 주목받고 있지만, 넷플릭스 '지옥'의 흥행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미지=애플TV플러스)

‘지옥’ 흥행에도 불구, 한국은 여전히 ‘가성비 갑’ 국가

지옥이 오징어 게임에 이어 다시금 넷플릭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간 지적돼 온 불공정한 제작비와 성과에 대한 보상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오르고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한국 제작사와 협업한 콘텐츠가 연이어 성공하며 미국 작품 대비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는 효자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시 우리나라가 자칫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들의 ‘콘텐츠 하청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옥에 투자한 금액은 계약 내용이 비밀에 부쳐져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회당 20억~30억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옥이 총 6부작인 것을 감안했을 때 150억~20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된 셈이다.

국내 환경에서 적지 않은 제작비지만 이를 통해 글로벌 판권 및 부가 사업권을 모두 넷플릭스가 가져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성과에 비해 너무나 적은 보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네플릭스가 자국 영화와 드라마에 투자하는 금액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넷플릭스가 지난 12일 공개한 미국 영화 ‘레드 노티스’에 투자한 금액은 역대 최대인 2300억원이다. 그중 주인공인 배우 드웨인 존슨의 출연료로만 237억원이 사용됐다. 드웨인 존스가 아무리 미국 톱 배우라고 해도 배우 한 명의 출연료가 오징어 게임과 지옥의 제작비 전부와 비슷한 셈이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250억원 정도를 투자한 넷플릭스가 글로벌 흥행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약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중 국내 제작사 등에 지불하는 수익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 총괄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대박에 따른 제작사의 추가 수익 배분을 검토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비밀에 부쳐졌다.

‘망 이용료’ 논란에도 불구 가격 인상 ‘이유 있었다’

넷플릭스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을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법적소송을 진행 중인 '망 이용료' 관련 여론이 악화되며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미지=픽사베이)

넷플릭스는 최근 전격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막강한 경쟁 OTT가 한국 진출을 하고 있고,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는 ‘망 이용료’를 두고 법적공방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넷플릭스에게 언뜻 불리하게 비춰진다.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국내 OTT들은 이미 ISP에 직·간접적으로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둔 반면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며 넷플릭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옥이 공개 된 이후 무리하게 비쳐졌던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이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망 이용료와 불공정한 보상 체계 논란을 차치하고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안목이 빼어났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오직 ‘먼저 진출했다는 장점’외에 플랫폼, 콘텐츠 등에서 열세인 것으로 평가받는 넷플릭스로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가 최선의 전략이라는 점에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논란에 따른 여론 악화가 지속되며 이를 수용하기에 앞서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한 속셈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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