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적용 D-10, 여론 악화 빅테크 ‘플랫폼 혐오’ 우려

[AI 요약]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24일까지 10일이 남은 가운데 법 적용 당사자인 빅테크와 핀테크 금융 플랫폼들은 대응 방향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금소법이 적용되면 금융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금융사의 상품 비교·추천을 통한 판매 제휴 영업을 비롯해 신용카드, 보험상품 연계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최근 과도한 골목 상권 침해를 우려하는 여론의 역풍과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집중 감시 발표가 나오며 엄청난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국회에서는 금소법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진 카카오, 네이버 등의 빅테크를 규제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또한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두 기업을 둘러싼 이슈를 주제로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24일까지 불과 10여 일 남은 가운데 법 적용 당사자인 빅테크와 핀테크 금융 플랫폼들이 대응 방향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금융 당국이 금융 플랫폼을 대상으로 밝히는 핵심적인 저촉 내용은 그간 업체들이 광고로 취급했던 금융상품 비교 및 정보제공 서비스가 ‘중개 판매’라는 점이다. 금소법상 이와 같은 금융상품 중계를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금융상품 판매대리 및 중개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 플랫폼들로서는 금소법 적용 시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법 적용 해석이 나오며 진행 중인 서비스가 불법이 돼 버리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더구나 내년 1월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앞두고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받은 금융 플랫폼 대부분은 데이터에 기반한 금융 상품 추천 및 비교, 자산 관리 등을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고 준비하던 터라 이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금소법이 적용되면 금융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금융사의 상품 비교·추천을 통한 판매 제휴 영업을 비롯해 신용카드, 보험상품 연계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금소법의 파장과 함께 카카오, 네이버 등의 빅테크 기업은 최근 과도한 골목 상권 침해를 우려하는 여론의 역풍과 더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집중 감시 발표가 나오며 엄청난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10월 국정감사에서 각 상임위마다 두 카카오와 네이버의 최고책임자 소환을 예고하고 있어 올 가을은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가장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될 전망이다.

시총 19조 증발, 규제도 필요 하지만…

금소법 관련 규제 소식이 들려오자 주식시장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총은 이틀만에 19조원이 증발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 간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무려 19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온라인 금융 플랫폼 서비스의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에 대해 미등록 중개 행위로 규정하며 금소법 위법 소지 해소를 주문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카카오페이가 자회사를 통해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분석을 통해 가입이 돼 있지 않은 부족한 보험을 알려주고 ‘주요 보장 채우기’를 누르면 바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연결을 한 것이다. 상품 추천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내에서 가입도 가능하게 한 것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개’로 해석된 것이다.

이번 발표로 파장이 커지자 놀란 금융당국은 긴급하게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한 핀테크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업계가 구체적인 보완 대책을 제시해 오면 취합 후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 놨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하며 이러한 문제 지적과 함께 보완할 것을 알렸다는 입장이지만, 주식시장에서 이에 영향을 받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이어지며 예상을 뛰어 넘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는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마라’는 증시 격언을 거스른 동학개미의 매수 러시가 이어지며 12일 반등세를 기록했다.

법 적용에 형평성을 고려한 금융 당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수조원의 주가가 오락가락하는 민감한 이슈에 대한 감안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규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나친 두려움으로 주가에 반영됐다”며 “금융당국의 급작스러운 규제 관련 발표가 아쉽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향후 지침을 명확하게 해 긍정적인 영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대선 앞둔 정치권, 표 의식한 빅테크 규제 움직임?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경우는 금융당국의 금소법 저촉 우려 발표와 더불어 대선을 앞둔 시점 정치권으로부터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으며 더욱 난감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플랫폼 대기업 관련 토론회에서 카카오택시, 카카오헤어샵, 카카오VX 등이 지적을 받으며 결국 10일 경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골목상권 관련 서비스 일부 철수를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카카오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몇몇 기업의 경우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독점적 지위 남용 문제가 이어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에 앞서 조만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던 카카오모빌리티는 9일 밤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 제출 시안을 연기한다고 국내 증권사들에 통보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카카오모빌리티의 통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계열사 중 유독 무리한 수익화를 추구하며 최근 가장 빈번하게 여론의 도마에 오른 업체였다.

카카오T 플랫폼을 기반으로 택시,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다방면의 여객 및 물류 운송 분야에 진출을 선언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온 카카오모빌리티는 그 과정에서 기존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중소영세업체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특히나 그 사업 진출 방식이 초기 무료 서비스로 시작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후 유료화 서비스를 내 놓는 패턴으로 진행돼 결국 소비자의 거부감까지 불러오고 있다. 민감한 여론이 정치권으로 이어질 때까지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폐착이었던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문제 삼으며 이른바 ‘플랫폼 갑질 금지법’을 이번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다.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플랫폼이 거둬들이는 20% 가량의 수수료다.

특히 의욕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측은 이러한 플랫폼 수수료 문제를 앞서 국회에서 통과된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과 같은 맥락으로 취급하고 있다. 분위기를 탄 플랫폼 규제 법안은 이미 국회에 8건 가량 발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된 내용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갑질이 적발 될 시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리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카카오가 검색 포털 다음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한국산업조직학회와 공동으로 ‘검색 알고리즘의 공정성·투명성과 경쟁 이슈’를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자체 검색 포털을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계열사 서비스 등이 유리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왜곡할 우려에 대해 논의됐다. 카카오, 네이버로서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진 셈이다.

공정위가 이러한 이슈를 내 놓은 배경에는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전상법) 개정이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전횡 우려가 커지는 현 시점에서 국회에 계류된 두 법안이 조속히 통과 돼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온플법은 국내에서 온라인 입점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30여 개 플랫폼 기업에 대해 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를 부여하고 중요 거래조건을 필수 기재하는 내용이 골자다. 전상법 개정안은 플랫폼 거래를 전상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검색 결과 및 순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검색 노출 알고리즘은 그간 플랫폼 기업들이 ‘영업비밀’로 지정, 대외비로 다뤄온 것이라 업계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서는 이러한 법 개정안의 주된 타깃을 국내 1, 2위를 차지하는 검색 포털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로 보고 있다.

강력한 국정감사 예고, 줄 소환되는 네이버, 카카오

현재 상황에서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되는 올해 국정감사의 이슈는 이미 카카오와 네이버로 정해진 듯하다.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두 빅테크 기업을 둘러싼 문제는 국회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최소 4곳 이상의 상임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각 상임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 및 계열사 플랫폼을 활용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과도한 수수료 인상과 골목상권 침해를 해왔다는 점을 집중 지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는 올해 연이어 불거진 직장내 괴롭힘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택시 호출 수수료 인상하려 한 시도와 함께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 멤버십’ 유료 서비스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또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이어진 카카오헤어샵, 프렌즈 스크린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상황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이 초래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금소법 규제, 플랫폼 갑질 논란, 골목상권 침해 등의 이슈가 얽히며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착실하게 비즈니스를 준비하던 다른 중소형 플랫폼까지 과도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여론 몰이식 규제 분위기가 ‘플랫폼 혐오’까지 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들이 우리나라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기관, 각 기업들은 피아 식별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카카오, 네이버를 비롯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내놓으며 우리나라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이번 시련은 쓴 약이 될 것이다. 향후 이들 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법과 제도에 있어 원칙있는 규제도 중요하지만, 향후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시야를 넓게 가져야 하지 않을까? 내부문제는 차치하고 우리나라 시장은 앞다퉈 진출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공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시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피아 식별’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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