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SI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SI(시스템통합)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서 벗어난 이후, ICT부문의 매출을 늘려가며 방산 사업과 함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한화 그룹 내부거래 부당이득 의혹...공정위 무혐의 결론

지금의 한화시스템은 한화탈레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화탈레스는 지난 2015년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초대형 빅딜을 통해 넘어온 삼성탈레스다. 당시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이후 한화탈레스는 한화시스템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한화탈레스는 주로 방위산업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하지만 2018년 한화그룹의 SI업체였던 한화 S&C를 흡수 합병하면서 그룹 SI업무를 맡을 ICT사업 부문이 생겨났다.

방산부문에 ICT부문까지 더해지자, 한화시스템의 기업 규모는 급격하게 커졌다. 2018년 이후 한화시스템 매출은 1조원을 넘겼으며, 2019년에는 1조 519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룹 SI 업무로 인해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도 급증한다.

한화시스템이 한화S&C를 흡수합병하기 전인 3년간 방산 외 기타매출은 6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 한화S&C 흡수합병 이후 해당연도 기타매출은 1292억 원으로 대폭 상승한다. 한화S&C의 SI 매출이 기타 매출로 잡혔기 때문이다.

사실 공정위는 한화S&C가 한화시스템에 합병되기 전부터 그룹 내부거래로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판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김동관·동원·동선)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고리였다. 이후 물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나눠져 한화시스템에 합병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공정위는 5년의 조사 끝에 한화S&C의 내부거래에 대해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혐의 결론을 냈다.

솔루션 속속 출시하면서 사업 확장

공정위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자, 한화시스템은 SI 사업을 점점 늘려갔다. 2020년 ICT 부문 매출은 3120억 수준이지만, 2021년 상반기 이미 약 2540억원을 채웠다. 한화시스템이 밝힌 ICT 수주 잔고인 약 3000억원을 감안하면 연말 5000억원을 달성할 것을 예상된다.

이제 한화시스템은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 SI 빅3 만큼 몸집을 키울 기회를 잡은 셈이다. 게다가 공정위가 사내 급식 사업에 이어 SI업계를 일감 몰아주기 타깃으로 공표했다. 이미 한화시스템의 경우, 물적분할에 흡수합병까지 거쳐 가며 공정위의 화살은 우선 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6월,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 당시 남겨뒀던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24.1%까지 1조원에 사들려 6년 만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한화시스템의 2021년 2분기 실적

그 시작점으로 한화시스템은 지난 7월 차세대 보험코어 솔루션인 '와인(W1NE)’을 출시했다. 한화시스템이 독자 개발한 와인 솔루션은 상품 개발과 보험계약, 입출금, 보험회계 등 보험사의 보험업무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한다.

한화시스템은 우선 한화생명에 와인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보험코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구축 완료 시점은 2022년 상반기다. 이후 일본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릴 계획이라 전했다.

당시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현재 어성철 대표)는 “와인을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의 효율적 기획·설계·운영을 극대화 하고자 한다”며, “빠르게 변하는 보험시장의 기술변화와 마이데이터시대에 특화한 서비스로 보험사 역량 강화와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AI 플랫폼 및 솔루션 서비스인 '하이큐브(HAIQV)'를 제공하고 했다. 하이큐브는 인프라 구축부터 데이터 저장 및 처리, 머신러닝과 시각화 등 AI 플랫폼 기반을 지원한다.

테크핀 사업까지 조심스럽게 확장 중

한화시스템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을 금융투자업과 결합하는 핀테크/테크핀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8월,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Enterprise Blockchain)을 세웠다.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지난주 긱워커(Gig worker·초단기 근로자)를 위한 일거리 매칭 서비스 ‘요긱(Yogig)'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한화시스템은 "B2B2C 플랫폼과 플랫폼 참여자의 유의미한 데이터 확보해 이를 기반한 금융서비스사업 진출을 위한 테크핀사업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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