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vs 로톡', 택시 이어 법조서도 플랫폼 갈등

택시 업계의 갈등과 유사한 법조 업계의 '협회 대 IT플랫폼' 갈등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변호사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Lawtalk) 등 법률 전문가 중개 IT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 1000여 명의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협회의 징계 근거는 해당 플랫폼이 불법 사건 중개 브로커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들의 플랫폼 내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을 개정하기도 했다. 개정 내용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 홍보 플랫폼에 광고를 의뢰한 회원을 징계한다는 것으로, 로톡 등 플랫폼을 직접 겨냥했다.

변협 "경제적 대가 받고 사건 중개 안돼" vs 로톡 "변호사의 자유 침해"

‘금전적 이익을 대가로 변호사를 광고하거나 소개하는 자에게 광고를 의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은 민간 법률 서비스 플랫폼의 활동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로톡 같은 플랫폼에서 변호사들이 자신을 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규정은 이번 달부터 시행되며, 대한민국 변호사라면 누구나 이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변협은 "징계를 위해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대상은 우선 서울지방변회에 진정이 접수된 500여명과, 대한변협에 진정이 접수된 1440여명" 이라고 전했다.

이에 로톡 측은 가입 변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광고를 교체하고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의 구제를 위해 행정소송 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이러한 대한변협의 방침에 로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로앤컴퍼니 측은 "대한변협의 조치가 헌법상 과잉금지·신뢰보호·평등·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지난달 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로톡 및 소속 변호사들은 협 규정이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원하는 매체를 통해 상업적 광고를 내보낼 자유 또한 폭넓게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즉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민간 플랫폼과 광고 계약을 맺는 것을 함부로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로톡 서비스에는 변호사 3000여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사 증가에 따른 시장 경쟁, 결국은 밥그릇 싸움으로

하지만 협회가 징계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변협이 로톡 서비스와 유사한 법률 플랫폼 '변호사 정보제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변협은 서울지방변호사회와 함께 협회 자체적으로 변호사를 홍보하고 변호사 정보제공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TF를 꾸렸다. 이에 대해 변협은 "로톡 등 민간 플랫폼과 달리 우리는 수익을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결국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인해 활동 변호사가 최근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만1000명이던 개업 변호사 수는, 매년 1500명 가량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2만3000명, 지난 3월 기준으로 보면 2만9724명으로 3만명에 가깝다.

또 로스쿨 도입 이후 9년 동안 국내 법률시장 역시 2배 커졌다. 2010년 약 3조1000억원이던 법무법인 및 개인변호사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신고액은 2019년 6조 3400억원이 됐다. 과거 법률 시장이 독점 시장이었다면,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협회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로톡 등 법률 경쟁 시장을 제한함으로써 이를 막기 위한 견제라는 분석이다.

비슷했던 택시 플랫폼 갈등, 결국 제도화로 풀어

이에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스타트업 - 법무부 장관 간담회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변호사법 위반이 되려면 특정 사건을 변호사와 연결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 구체적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로톡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발언 이후, 정부가 로톡 등 플랫폼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자, 법무부 측은 내부 검토 의견이라며 대한변협과 로톡 간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의 1만명당 변호사 확대 목표인 2049년에 11.06명을 감안하면 법률 플랫폼을 인정함으로써 법률 시장을 확대해 변호사 수 증가를 꾀할 방향으로 정책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 1만명당 변호사 수는 5명으로, 미국의 경우 41명, 영국은 32명, 독일은 20명, 프랑스는 10명과 크게 차이나는 상황이다. 협회 측은 인구 1만명당 변호사가 3명인 일본과 비교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역시 로스쿨 도입 이후 이전 보다 85% 증가한 3만 7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법률 플랫폼 역시 택시 플랫폼과 같이 사회적 조정을 거쳐 법률 형태로 국회를 통과해야만 갈등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택시 플랫폼 문제 해결을 위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했다.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은 기존 운송업 체계를 개편해 운송플랫폼 사업을 신설하고, 이를 플랫폼 운송사업·플랫폼 가맹사업·플랫폼 중개사업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제도권으로 편입시켰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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