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길목마다 걸림돌

[AI 요약] 엔비디아의 ARM인수가 주요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RM의 반도체 IP가 여러 반도체에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엔비디아는 시장 독점 금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ARM을 중립 기술 공급자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중국 등 규제 당국의 부정적인 입장에 따라 엔비디아의 인수 과정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Nvidia)의 ARM 인수가 첫 고비부터 쉽지 않다.

지난 6일(벨기에 기준) 엔비디아가 EU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EU는 오는 27일까지 엔비디아의 인수 승인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U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와 ARM의 경쟁사·고객사를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당초 심사 결정 기한이 13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연기도 가능하다.

엔비디아의 양보안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수에 있어 가장 큰 암초로 꼽히는 독점 금지에 대한 사항으로 보인다. 인수 합의 발표로 엔비디아의 시장 독점에 대핸 비판이 거세지자, 엔비디아는 퀄컴 등 고객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ARM을 중립 기술 공급자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ARM 인수하면 CPU 아키텍처까지 확보

지난해 9월 엔비디아는 400억 달러(약 47조 7000억원) 규모로 ARM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로, 엔디비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GPU에 이어 CPU 아키텍처까지 품게 된다.

1990년 설립된 ARM은 반도체 IP(지적재산권) 기업으로, 삼성전자·퀄컴·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ARM에 라이선스 비용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가 자회사 비전펀드를 통해 인수했던 ARM가 엔비디아로 넘어갈 경우, 소프트뱅크는 약 80억 달러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U, 영국, 중국, 미국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월에는 영국 규제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경쟁사들이 ARM의 기술에 접근할 수 없도록 가로막아 공정경쟁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밝히며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ARM의 IP는 엔비디아 경쟁사의 여러 반도체에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인수 후에 엔비디아를 제외한 경쟁사는 ARM IP에 접근할 수 없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이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향후 반도체가 쓰이는 데이터센터, 게임, 자율주행차 등 여러 산업 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ARM IP가 내장돼 나온 반도체의 누적 출하량은 1800억개로 추정된다.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 ARM IP로 반도체를 만드는 주요 기업들이 인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분기 반도체 시장 순위

삼성전자, 3분기도 반도체 시장 1위 예상

만약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다면, 반도체 시장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시장조사업테 IC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반도체 시장 1위는 삼성전자로 인텔, TSMC와 함께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역시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주요 시장 활황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전체 영업 이익 15조 8000억원 중 10조원 가량이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스마트, PC 수요가 반도체 시장을 진작시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설계 IP를 공급하는 ARM이 경쟁사인 엔비디아로 들어간다면 삼성전자, 인텔 등 입장에서는 미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젠슨 황 CEO "차근차근 진행할 것"

엔비디아는 차분하게 ARM 인수 합병을 풀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과정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U, 영국을 비롯해 여전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도 기업 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않았으며, 중국에서의 승인 심사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ARM이 미국 기업으로 넘어간다는 것에 대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 방침에 따라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인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거래를 막아 2019년 이후 안드로이드 OS 기술 도입과 핵심 반도체 부품 수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형 스마트폰에도 5G 기능을 탑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지만 올헤 들어 5위권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인수 발표 당시, 인수 절차에 약 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됐던 시한은 벗어난 상태다. 이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늦더라도 차근차근 인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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