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조 증발 엔씨소프트, 자사주 매입 이어 'AI금융 서비스'로 반등 노리나?

[AI 요약] 최근 '블레이드&소울2'의 과금 방식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약 5조원 가량의 시가 총액이 증발한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매입과 AI 금융 서비스 프로젝트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금융 AI 자산관리사는 B2B와 일반 소비자 대상 B2C 비즈니스를 모두 염두하고 있다. 하지만 유저 의견을 반영한 불소2 업데이트와 자사주 매입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흥행작인 리니지의 성공 모델에 안주해 새로운 방식의 게임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현재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최근 ‘블레이드&소울2(불소2)’의 과금 방식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약 5조원 가량의 시가 총액이 증발한 엔씨소프트가 자사주 매입과 AI 금융 서비스 프로젝트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9일 금융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전문가 채용 공고를 내고 그간 공공연하게 언급했던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엔씨는 지난해 10월 KB증권 등과 함께 핀테크 기업 디셈버엔컴퍼니자산운용에 각각 300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으로 AI간편 투자 증권사를 출범시켰다.

엔씨소프트가 이렇듯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최근 출시한 블소2가 당초 공언한 바와 달리 리니지와 유사한 과금 체계로 선보이며 여론의 혹평과 함께 기업 전반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AI 금융 서비스 승부수, 여건은 그리 좋지 않아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금융 AI 자산관리사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B2B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비즈니스를 모두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자격을 보면 금융 공학, 경제학, 산업공학, 전산학 등의 학위 소지자로 2년이상 머신러닝, 딥 러닝, 수학, 통계, 데이터/텍스트 마이닝, 도형·문자 식별 등 패턴 인식 등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엔씨의 이번 금융 AI 기술 연구 개발 인력 채용은 그간 물밑에서 진행됐던 프로젝트가 기획 단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상용화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2013년 김택진 엔씨 대표이사가 100% 출자한 회사로 '핀트(Fint)' 라는 AI 간편투자 개인 금융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디셈버자산운용 홈페이지)

금융 AI 개발은 엔씨 사내 AI연구소 NLP(자연어처리) 센터를 통해 진행된다. 개발된 AI 기술은 디셈버앤컴퍼니를 통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김택진 엔씨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출자한 개인회사로 시작했다. 이후 2010년 두 차례 유상 증자를 통해 KB증권과 엔씨가 지분을 획득하고 윤송이 엔씨 최고 전략책임자(CSO)가 신주인수권 행사로 주주에 올랐다.

디셈버컴퍼니의 현 대표는 정인영 전 엔씨 투자경영실장,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송인성 전 엔씨 모바일플랫폼 개발팀장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엔씨의 핵심 멤버들이 디셈버컴퍼니에 몸담거나 연관이 돼 있다는 점은 엔씨가 게임 외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씨가 AI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두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무렵으로 당시 만들어진 연구조직이 현재 AI센터와 NLP센터로 이원화 돼 운영 중이다.

다만 AI 사업의 첫 시도가 금융이라는 것을 두고 봤을 때 여건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년1월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두고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계열 핀테크 플랫폼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상당 수의 금융사가 자체 AI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불소2의 충격, 해법은 업데이트와 자사주 매입

블소2는 엔씨가 언급한 것과 달리 리니지와 유사한 과금 방식을 적용하며 엄청난 혹평을 받고 있다. 이에 엔씨 측은 유저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여론은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46% 영업 이익 감소의 어닝쇼크를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향후 신작 블소2를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불소2가 엔씨의 최대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리니지와 같은 과금 체계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에 반해 ‘다른 것이 없다’는 혹평을 받으며 뿔난 유저들이 대거 외면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엔씨의 주가는 지난달 25일 83만 7000원에서 26.9%나 급락하며 6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그로 인해 시가총액은 18조 3755억원에서 13조 4359억원이 되며 5조원 가량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이에 놀란 엔씨는 블소2의 리니지식 과금 방식을 줄이고 전투 시스템과 편의성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이용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연이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이와 더불어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리니지M과 리니지2M 역시 역대 최저치의 주간활성사용자수(WAU)를 기록하며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블소2로 인한 여론 악화와 스테디셀러인 리니지 시리즈의 인기가 하락하며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5조 가량이 증발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엔씨는 우선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1899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매입할 계획임을공시했다. 엔씨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1753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적지 않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엔씨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의 일이다.

하지만 유저 의견을 반영한 불소2 업데이트와 자사주 매입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흥행작인 리니지의 성공 모델에 안주해 새로운 방식의 게임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현재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엔씨가 리니지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 등은 연이어 새로운 흥행작을 내 놓으며 뒤를 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차기작 ‘리니지W’로 반등의 기회를 노리며 지난달 19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간 쌓여있던 유저들의 불만이 불소2로 폭발한 상황에서 리니지W 흥행은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은 “리니지W의 성공은 게임성과 과금 측면에서 얼마나 기존 게임과 차별 요소를 적용했는지에 달려 있다”며 “신작 효과를 넘어선 사업 모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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