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편- 정수영 매스아시아 대표 “마이크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한 이유, 궁금하세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한 자체 공급망 밸류체인 구축 ‘마이크로 모빌리티 버티컬 플랫폼’ 완성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에 선정 창업 5년여 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 앞둬
밸류체인 구축 > SaaS형 플랫폼 서비스로 지역 파트너 기반 생태계 모델 만들어
정수영 매스아시아 대표. 매스아시아는 대부분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업체들이 택하는 손쉬운 방식 대신 밸류체인 구축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사진=매스아시아)

전기차, UAM(도심항공교통), 드론 등의 기술 개발이 이어지며 이동의 혁신은 최근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00여년 간 지속됐던 내연기관 중심의 이동 체제가 종언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근 미래에 레벨 5(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 자동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진다면 그간의 여객, 물류, 배송 시스템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장거리 이동의 경우 위와 같은 혁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로컬 범위에서 이뤄지는 근거리 이동, 즉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는 어떨까? 물론 세계 각지에서 전동킥보드, 공유자전거 등이 도입되며 변화가 이어졌지만,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되거나 기존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대대적인 혁신까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스타트업 중심의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법과 제도가 뒷받침하는 속도가 더딘 탓에 스케일업을 하지 못하고 정체된 느낌이 없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스아시아가 시도하고 있는 방식은 기존 마이크로 모빌리티 업계의 통념을 뛰어 넘는 파격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부터 프레임 등의 하드웨어를 비롯해 운영체제, 서비스 플랫폼에 이르는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을 통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급망 구축’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2017년 창업한 스타트업이 이렇듯 쉽지 않은 시도를 하는 이유는 뭘까?’ 정수영 매스아시아 대표와의 만남은 그러한 의문을 가진 채 이뤄졌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공급망 구축… 시작은 ‘배터리 팩 개발’

정수영 대표와 약속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이유인 즉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위한 IR 미팅이 줄줄이 이어진 탓이다. 매스아시아는 올해 초 시리즈A 투자유치를 완료하고 기업가치 5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에 선정되며 2배인 1000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단숨에 올라갔다. 국가가 기술력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시리즈A는 물론 진행중인 시리즈B 규모에 대해서는 ‘오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꽤나 보안에 신경을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스아시아가 구축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급망에 들어간 기술과 노하우는 이제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매스아시아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급망 구축의 이야기는 2017년 11월 무렵, 여의도 일대에 공유자전거 시범 서비스를 하던 당시부터 시작된다. 요즘은 공유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공유 모빌리티가 일반적이지만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시도였다.

배터리 팩 개발로 시작된 매스아시아의 공급망 밸류체인 내재화 작업은 프레임 등의 하드웨어는 물론 운영 체제를 비롯해 지역 파트너 모델 구축으로 이어졌다. (이미지=매스아시아)

가능성을 인정받은 매스아시아는 2019년 초 시드투자를 받고 그해 4월 창업 1년 5개월여 만에 퍼스널 모빌리티를 공유하는 통합 플랫폼 ‘고고씽’을 론칭하며 사업을 본격화됐다. 그와 함께 공유 모빌리티 최초 PM(Personal Mobility) 보험 적용하는가 하면 메쉬코리아와 협력해 퍼스널 모빌리티와 물류 시장의 연결을 모색하기도 했다. 카이스트 출신 멤버들이 창업한 캠퍼스 기반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알파카’를 인수 합병해 매스아시아의 대표 브랜드로 리브랜딩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최초로 시도되는 여러 계획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지만, 그 와중에도 정 대표가 가장 집중했던 것은 다름 아닌 ‘배터리 팩 개발’ 이었다.

“시드 투자를 받자마자 첫 번째로 한 일이 배터리 팩 개발이었어요. 서플라이 체인에서도 배터리는 가장 밑이었거든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표준화도 안돼 있고 운영 환경은 굉장히 터프한 상태였어요. 24시간, 365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면서 라이드 환경도 거칠었죠. 그래서 안전 이슈를 가장 먼저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첫 시작이 배터리 팩 개발이었던 거죠. 사실 초기에는 저희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는 못했어요(웃음).”

매스아시아가 개발한 배터리는 일반적인 원통형이 아닌 판형이다. 방식도 액체형 리튬 배터리가 아닌 일부 전해질 겔을 포함한 하이브리드형 고체를 고집했다. 덕분에 관통 테스트에서도 폭발하지 않는 안전성으로 고속충전이 가능해 졌다. 또 한 번 충전에 2배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릴 수 있는 효율성까지 확보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배터리 팩을 개발한 또 다른 이유는 당시에도 이미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전동형으로 전환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다른 의미로 충전 이슈가 생긴다는 거였죠. 운영을 하면서 발생하는 충전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교체형 배터리 팩이 필수라고 생각하고 초기에는 기존 마이크로 모빌리티 제품을 ODM(주문자개발생산방식)으로 설계 변경해 교체형 배터리 팩이 장착될 수 있게 만들었어요. 그렇게 저희는 처음 전동형을 도입한 모델부터 교체형 배터리 팩을 적용했죠.”

자체 운영 시스템 개발도 병행…SaaS 지향

매스아시아의 공급망 밸류체인에 포함된 각 요소. 가장 밑단의 배터리에서 시작해 하드웨어 IoT, AI를 비롯한 운영체제, 서비스 모델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미지=매스아시아)

매스아시아가 스타트업으로서 보기 드물게 사업 부문의 모든 공급망을 내재화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하드웨어 개발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병행하며 시간을 단축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든 프로젝트가 같은 기간에 진행된 셈이다. 개발이 완료된 것은 지역 파트너 운영 모델이 완성되기 한 달 전 무렵이다. 지역 파트너 운영 모델에 관해 설명을 듣고 나니 정 대표가 왜 그렇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쉽지 않은 길을 택했는지 비로서 명확하게 와 닿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하자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운영은 지역 파트너 체제로 하겠다고 계획을 했어요. 쉽게 말해 저희는 배터리, 프레임을 비롯해 모든 부품, 운영 체제까지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관련된 모든 것을 공급하는 플랫폼 회사가 되고자 했던 거죠.”

그 즈음 초기 기성 제품을 설계 변경해 적용하던 전동형킥보드 모델도 모든 것을 내재화한 모델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256개로 나눠진 부품을 195개로 줄이는데 성공하며 비용까지 줄였다. 인증까지 마친 것은 물론이다.

>>-2편- 정수영 매스아시아 대표 “다가오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대, 자체 구축한 공급망 생태계로 글로벌 로컬 이동의 혁신 선보일 것”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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