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왜 메타버스 기업이 되려 할까?

[AI 요약]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언급한 이래로 30년이 다 돼 가는 지금 메타버스는 소설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향후 등장할 기술들이 적용되는 ‘디지털 공간’으로서 접근했을 때 메타버스는 그 진정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는 선언 전후로 페이스북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들이 지금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세상의 현실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실 세계의 모든 것’을 담는 것이다.


향후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고 선포한 페이스북의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미래산업 이슈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아마도 메타버스가 아닐까? 사전적 의미로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한 이래로 30년이 다 돼 가는 지금 메타버스는 소설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거론되는 메타버스의 개념은 낯설지 않다. 메타버스에서 구현되는 각각의 요소, 이를 테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적 이슈가 이미 수년 전부터 하나 둘 적용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영화와 게임 분야에서 적극적인 시도가 이뤄졌다. 2003년 린든 랩(Linden Lab)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게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떠올려 보면 현재 제시되는 메타버스 세계관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기억이 난다.

2000년대 초반을 떠올려 보면 세컨드 라이프가 출시되기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초기 메타버스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근래에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트윈’ 역시 현실 세계를 동일하게 복제해 온라인 공간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흐름을 두고 봤을 때 메타버스를 하나의 기술로 보는 관점은 협소하게 느껴진다. 그보다는 현재 거론되고 있고 향후 등장할 기술들이 적용되는 ‘디지털 공간’으로 접근했을 때 메타버스의 진정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는 선언 전후로 페이스북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들이 지금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세상의 현실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모하면서도 가능할 법한, 메타버스에 대한 상상

메타버스를 설명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아마도 상상의 세계를 통해서가 아닐까 싶다. 현 시대에 사람들의 상상력은 영화를 통해 실사화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메타버스는 영화에서 물리적 시간의 장벽을 뛰어 넘은 미래 세계의 단편으로 소개되고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 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미래 메타버스 세계관에 가장 근접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가상현실 세계 ‘오아시스’가 만들어진 2045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누구든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오아시스라는 디지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시대를 그리고 있다. 현재의 메타버스가 진화를 거듭한다면 오아시스 수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 앞서 2009년 나란히 등장한 영화 ‘써로 게이트’와 ‘아바타’ 역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만들어 낼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나 현재 구현되고 있는 메타버스가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진입한다면, 이 두 영화는 그 반대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써로 게이트는 메타버스화 된 미래 현실세계를 그리고 있다. 영화 속 세계에서 사람들은 메타버스 기기에 접속해(좌), 이상적인 모습으로 설계된 아바타 로봇(우)에 접속 후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이 아닐 수 없다.

써로 게이트는 메타버스화 된 현실세계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가상 세계에 접속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가상세계가 실은 현실이라는 것이다. 접속이 완료되면 몸은 의자에 있지만 정신은 바로 옆 이상적인 외형으로 만들어 진 로봇으로 들어간다. 몸과 정신을 분리시켜 몸은 집에서 기계에 접속해 있고, 정신은 로봇으로 들어가 현실세계에서 회사에 출근해 일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교류를 한다. 심지어 집안 내에서도 가족들은 각자의 방에서 기계에 접속한 채 로봇 아바타를 내세워 스킨십을 하는 세상이다. 메타버스의 디스토피아적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바타는 더욱 먼 미래의 메타버스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의식으로 판도라 행성의 나바족 몸을 원격 조정하는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나바족이 되어 그들에게 침투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기계에 접속해 정신을 이동시켜 현실세계에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방식이다.

영화사(史)에 있어 최대 문제작인 ‘매트릭스’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에 인간들의 몸을 에너지원으로 삼은 기계들은 그 정신을 매트릭스라는 가상의 디지털 공간, 즉 메타버스 속에 담아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는 개념이 적용됐다.

상상력을 배제하고 바라본 메타버스는 어떨까?

본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장황하게 영화 속 메타버스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메타버스가 몰고올 엄청난 변화에 대해 그보다 더 실감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언급한 영화 속의 스토리와 상상력을 배제해 놓고 보자면 각 기업들이 지향하는 메타버스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실 세계의 모든 것’을 담는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도입을 가속화시킨 것은 단연 코로나19라고 할 수 있다. 생각보다 현실세계는 변화에 대한 저항성이 큰 편이다. 많은 것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사회, 경제가 돌아가는 시스템은 과거에서 진화해 온 것이지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그러한 저항성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한 순간에 바꿔 놓았다.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 사회 경제적인 시스템은 비대면, 디지털화된 소통으로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퀘스트2'

'발명의 어머니는 필요'라는 말처럼 바뀐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인 발전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오큘러스 퀘스트2 등 통신기술과 디바이스 발전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근 미래에 이 기술들은 다시 6G로, 헤드셋이 필요 없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은 현재 활성화된 O2O(online to offline)가 조만간 M2O(metaverse to offline)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서비스와 물건을 직접 체험해 보고 현실 세계에서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 보다 더 진화된 단계, 즉 메타버스의 특이점이 도래하는 시기가 된다면 실로 영화가 현실이 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직장생활과 교육, 지인과의 만남, 공연과 영화관람 등의 여가는 물론 계약과 거래 등 모든 경제활동까지 메타버스에서 이뤄지는 세상은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게 된다.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기업 선언...미래를 선점하는 이는 누구?

마크 저커버그는 이미 2014년 페이스북의 비전을 설명하며 메타버스를 언급한 바 있다. 이후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가상세계를 구축하는데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의 보고서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대한 내용이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가까운 미래에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사업 무대를 PC나 모바일 플랫폼이 아닌 가상세계로 옮길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즉 모든 준비가 끝나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메타버스 이주’ 작업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를 본격화 한 것은 지난 2019년 발표한 메타버스 ‘페이스북 호라이즌(Facebook Horizon)’이다.

페이스북이 2019년 9월 발표한 메타버스 페이스북 호라이즌

앞서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 기기 제작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드웨어지만 페이스북의 목표는 여기서 수익을 내기보다 가능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하드웨어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확산시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이 주목하는 것은 메타버스를 통한 광고다. 현재의 주 수입원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비즈니스 모델로 삼겠다는 의도는 오큘러스 게임 콘텐츠를 통한 광고 테스트로 시도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그랬듯 메타버스에서도 광고 시장의 기준을 세우고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메타버스 내에서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메타버스 전략에는 상거래 구현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한 인터뷰에서 “메타버스는 공공장소 같은 온라인 공간이 돼야 한다”며 “사람들이 공동으로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이 메타버스여야 하며, 따라서 각 회사마다의 자체 메타버스는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메타버스는 현재 각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단순 홍보용 메타버스 플랫폼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로블록스나 네이버의 제페토와 같은 플랫폼과도 결이 다르다.

정리해보자면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메타버스는 오픈 된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페이스북이 노리는 것은 디지털 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한 거래 시스템 구축과 광고, 더 나아가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가상의 경제 시스템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실제 페이스북은 자사 증강현실 연구부서인 리얼리티랩 내에 메타버스 전담 팀을 신설하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소셜 공간 구축을 목표로 각 분야의 인재를 한데 모았다. 인스타그램 신제품 그룹을 담당 임원인 비샬 샤, 페이스북 게임밍의 비벡 샤르마, 오큘러스의 제이슨 루빈 등이 새로운 조직 운영자로 합류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우리나라 서울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메타버스 연구기관에 향후 2년 간 590억원가량의 투자를 발표했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의 선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확장현실(XR) 프로그램과 함께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데이터 사용 기술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고 선포한 5년 후를 노리는 포석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이러한 페이스북의 노림수를 알아챈 듯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의 기업들도 메타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늘 날 디지털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미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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