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즈니스 성공을 이끄는 ‘디지털 민첩성’… 필수 요건은?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가 디지털 민첩성 선도… 한국은 4위
IT/인사/재무 리더들이 디지털전환 속도 높여 민첩성 격차 줄여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민첩성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 조직의 필수 생존 요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얻은 것은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였다는 점이 아닐까? 특히 재무와 전략수립, 업무방식은 물론 기업문화에 이르까지 일찌감치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던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은 최대의 위기가 아닌 최고의 기회로 작용했다.

미국의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시스코(CISCO)가 전 세계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 2만3000명을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민첩성(Digital agility)’은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기업 조직의 필수 생존 요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지=워크데이)

이어 최근에는 기업용 인사 및 재무관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워크데이(Workday)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 기업들의 디지털 민첩성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2022 아시아 태평양 지역 IDC-워크데이 디지털 민첩성 지수(DAI) 서베이(IDC-Workday Digital Agility Index Asia/Pacific 2022)’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APAC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DX)에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상당수여서 이들 선/후발 기업들 간의 비즈니스 경쟁력이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태지역 기업 38%만이 디지털 민첩성 고도화 단계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이 디지털 민첩성 지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워크데이)

워크데이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상훈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이 직접 나서 디지털 민첩성 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IDC와 협력해 실시한 이번 연구는 디지털 민첩성 지수(DAI) 내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점수 및 순위를 매겼다. 워크데이가 정의하는 디지털 민첩성 지수는 조직이 여러가지 비즈니스 운영을 회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파괴적인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다.

점수에 따라 기업은 리더(민첩함/통합적) 또는 팔로워(느림/전술적)로 구분된다. 모든 민첩성 측면에서 리더 또는 선두 기업은 팔로워 또는 뒤처진 기업에 비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 확장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민첩함 성숙 단계를 보면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등 전통적인 디지털 산업군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워크데이)

이번 연구에서 APAC 지역 기업의 과반수 이상(62%)이 팬데믹 기간 중 IT기술의 도입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의 기회를 놓쳐, 디지털 민첩성 측면에서 여전히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 따르면 단 38%의 기업만이 디지털 민첩성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2020년 대비 18% 증가한 것이다. 이 지사장은 “디지털 기술은 조직이 여러가지 불확실성을 극복해 나가며 민첩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시장 상황 속 경제성장을 위한 입지를 확보하는데 굉장히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며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본 연구가 입증하듯 디지털 민첩성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 이상을 요구합니다. 팬데믹 이전에 디지털 전환을 먼저 추진했던 전자상거래, 은행, 금융서비스 산업의 경우, 보다 풍부한 민첩성 속성을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산업에서는 40% 이상의 기업이 진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절반 가량의 기업이 디지털 이니셔티브와 운영을 이행할 수 있는 디지털 워크포스를 확보하고 있죠”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 전환에서 보다 앞서 나갔던 기업들의 디지털 민첩성 지수(DAI) 개선도가 더 높았다. DAI 순위에서 1위는 호주 기업들이 차지했다. 호주 기업들은 2년 전보다 DAI가 0.9포인트 올라갔다.

디지털 민첩성 지수 순위. 워크데이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경험한 시장에서 지수가 더 많이 개선됐다. (이미지=워크데이)

그 뒤를 이어 2년 전 1~2위를 기록했던 싱가포르와 뉴질랜드의 기업들이 0.5 ~ 0.7포인트 DAI가 개선되면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들은 2020년보다 DAI가 0.5포인트 개선되면서 2년 전과 동일한 4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지사장에 따르면 문제는 선도기업이 아닌 팔로워 기업들이다.

“저희는 각 기업의 조직 및 문화, 인력 및 역량, 프로세스 및 거버넌스, 기술 등 네 가지 DAI 차원에서 점수를 계산하고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디지털 민첩성의 진척도 등을 확인할 수 있었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전반적으로 대부분 기업의 디지털 민첩성은 꽤 개선됐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도기업과 팔로워 기업 간의 격차는 커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서로 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접근법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CIO, CHRO, CFO… 팬데믹 이후 기업 민첩성 제고에 기여해야

지역적 관점에서 본다면, 디지털 민첩성 개선도는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APAC전역에서 선도 기업들이 더 빨리 앞서가고 있다. 이로 인해 리더 기업과 팔로워 기업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민첩성이 떨어지는 62%의 기업(민첩성 팔로워)들은 팬데믹 기간 중 전자상거래, 안전 조처, 원격 근무와 같은 즉각적인 필요에 따른 기능적 요건 위주로 기술 도입을 추진했다. 이 지사장은 “이처럼 디지털 전환이 전술적, 기능적으로 추진되면 민첩성 확보에 제약이 생긴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 조사 결과로 민첩성 리더가 되려면 기술 도입이 통합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전략과 로드맵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더 기업은 인력 계획과 인재 개발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총체적인 관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것이 재무 회계, 예산 활동과도 정렬돼 있죠. 또한 예측 분석을 활용해서 인사와 재무 조직이 변화를 보다 잘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본 연구에서 리더 기업의 66%가 전사적 인재 시스템과 정책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민첩성 팔로워 기업의 경우 이 수치는 14% 밖에 되지 않죠. 그리고 리더 기업의 51%는 인사와 재무 플랫폼이 예측 분석과 통합돼 있습니다. 팔로워 기업의 경우 이 비중은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비즈니스 민첩성 선도 기업의 과반수(53%)가 애널리틱스를 이용해서 지속적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변화를 관리하고 31%는 자동화 역량을 활용해서 잠재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뒤처지는 기업의 59%는 정적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에 의존함으로써 대응이 늦고 회복 기간도 길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장은 “이와 같은 과제를 고려해서 기업이 민첩성 격차를 좁히고 팬데믹 이후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IT, 인사 및 재무 리더는 반드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각 C 레벨 리더들이 챙겨야 할 부분을 설명했다.

“CIO는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적용해 기업의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조율하면서 비즈니스 전환을 리드해야 하며, CFO(최고재무관리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통해 전략적 운영적 차원에서 전사 의사 결정을 개선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죠. 또 CHRO(최고인사책임자)는 하이브리드 퍼스트 업무 모델을 지원하며 협업 및 생산성 솔루션을 통한 직원 경험 확장으로 민첩한 인력을 양성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각각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전환을 위한 통합적 접근이 매우 시급한 상황에서 CIO, CFO, CHRO가 긴밀히 협력해서 여러 부문을 아우르도록 디지털 전환 노력을 정렬시키고 디지털 인재 관리 뿐만 아니라 인사 및 재무 프로세스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습니다.”

대퇴사의 시대, ‘직원경험’이 기업의 성장 기준이 되고 있다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 위원장은 '직원몰입도를 높이는 디지털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업의 시스템에 축적되고 있는 다양하고 방대한 직원 데이터를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직원몰입돌르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워크데이)

이 지사장의 발표 이후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미라 한국타이어 ESG위원장(전 GE코리아 CHRO)의 ‘직원 몰입도를 높이는 디지털 전략’ 발표가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팬데믹에다 MZ세대의 일에 대한 달라진 기대 등의 영향으로 대퇴사(Great Resignation) 시대를 살고 있다”며 “뛰어난 인재들이 꾸준히 합류하며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요소로 직원경험(EX)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에 닥친 난제와 달라진 인식 변화를 설명한 이 위원장은 임금, 복리후생, 네임밸류와 규모, 재무적 건전성 등 직원들이 회사에 기대하는 전통적인 기준에 더해 새롭게 추가된 사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직원경험을 결정짓는 세가지 요소. (이미지=워크데이)

“팬데믹 이후 직원들은 조직문화, 의미 있는 업무와 공동의 목적, 워라벨, 개인적 성장의 기회 등 다양성을 존중해주고 포용하며 공정한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요건이 부족하면 퇴사 이유가 되고 있죠. 이러한 새로운 요건들은 개인과 관련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어요. 직원들이 회사 보다는 ‘내 개인 적으로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냐’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거죠.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 개개인의 개별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인사적 혁신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인사적 혁신은 기업의 시스템에 축적되고 있는 다양하고 방대한 직원 데이터를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직원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직원 몰입도 조사’와 같은 방식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여기에는 CIO, CFO, CHRO가 역할을 구분하지 않는 공동 오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한국 2022'는 산딥 샤르마(Sandeep Sharma) 워크데이아시아 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데이비드 웹스터(David Webster)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총괄 사장의 '변화하는 세상 속 ERP'란 주제의 기조 연설이 이어진다.

2시 40분부터는 인적자원(HR)과 정보기술(IT)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히 3시 30분부터는 ‘국민 영웅’ 박세리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현 바즈인터내셔널 CEO)과, 탐험가이자 작가 겸 TV 프로그램 진행자인 베어 그릴스(Bear Grylls) 등이 주제 강연을 진행한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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