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이 바다인 한국…"데이터와 AI 활용으로 스마트 조선해양 산업 주도"

스마트 조선해양 이끄는 스타트업, 쉐코 · 씨드로닉스 · 포티투마루

(인천 송도=김효정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렸다. 데이터는 제2의 석유로 불릴 정도로 4차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신체로 비유하자면, 데이터는 혈액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주변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어한다.

데이터와 AI를 해양·항만 분야, 즉 조선해양 산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적용사례들이 나오고 있는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해양 분야의 AI 기술력을 발전시켜 관련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이 뛰어나다.

6월 30일부터 1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제2회 인천국제해양포럼에서 'AI 혁신으로 진화하는 스마트 항만'을 주제로 실제 AI가 적용사례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의 좌장으로 나선 김상윤 중앙대학교 교수가 조선해양 관련 AI 솔루션을 제공 중인 스타트업 3곳의 대표들과, AI와 디지털 기술이 항만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앙대 김상윤 교수(왼쪽)가 인천국제해양포럼 토론회에서 AI 스마트항만 산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상윤 교수는 "데이터와 AI는 미래의 조선해양 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무인 자율주행 선박과 스마트 항만, 해양 재난 컨트롤, 전기추진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토론회에 참석한 AI 해양 분야 대표 기술기업 대표와 이들의 솔루션 적용사례를 통해 좀더 현실적인 내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은 해양기름 회수 로봇을 개발한 '쉐코'의 권기성 대표, 무인운항선박 플랫폼 회사인 '씨드로닉스' 박별터 대표, 시맨틱 AI 검색 기업인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다.

쉐코 권기성 대표

권기성 쉐코 대표(왼쪽 2번째)가 자사의 해양기름유출 회수 로봇과 사업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상윤 교수 : 해양 오염하면 떠오르는 것은 선박 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280건의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난다는데, 해양 오염물을 제거하는 로봇을 개발한 쉐코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권기성 대표 : 쉐코는 해양기름유출 회수 로봇인 쉐코아크를 개발하고 있다. 과거 태안 기름유출 사고처럼 큰 규모가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83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유출된 기름만 해도 3983키로리터(kl)다. 이틀에 한번꼴로 발생하는 기름유출 사고지만 수습과 정화에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쉐코아크를 개발하고 있다.

쉐코아크에는 향후 AI와 무인운행 기술을 접목시킬 것이다. 소규모 기름유출 사고만이 아닌 대형 사고에도 대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우선 해양에 유출된 기름이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카메라 방식으로 기름유출을 확인하는 기술를 적용했다. 카메라 기반의 기술이다 보니 해양 표면에 햇빛의 난반사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추후 AI 로봇 모델 개발을 위해 해양 오염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전세계 바다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 교수 : 작년 12월에 쉐코는 샌드박스 정책지원 혜택을 받았다. 각종 규제로 인해 불가능했던 해안 인접공장의 소규모 방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게 기술과 법제도, 그리고 시장이 함께 가야 한다. 쉐코의 성장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씨드로닉스 박별터 대표

김상윤 교수 : 선백의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씨드로닉스의 박별터 대표도 왔다. 씨드로닉스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선박용 자율운항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박별터 씨드로닉스 대표(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박별터 대표 : 씨드로닉스는 AI 기반 자율운행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선박 자율운항 연구개발 기업이다. AI 카메라 등의 기술을 적용해 선박 접안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네덜란드나 싱가포르 등 전세계적으로 스마트 항만이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련 정책이 나오고 있어, 이를 어떻게, 어디에 적용할 지에 집중하고 잇다. 항만에서 선박의 접안시 사고와 스마트 항만 인프라 구축, 각종 AI 솔루션을 연동하는 플랫폼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씨드로닉스는 접안 모니터링 시스템을 출시해서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부두 관리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접안, 선박 추적, 안전 경보, 날씨 정보 등 선박 사고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플랫폼이다. 또한 선박에 장착시켜 장애물과 충격 예방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자율운항 선박만 연구했었는데, 더 중요한 것이 스마트 항만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자율운항 선박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메라와 라이더, 레이더 등 인식 기술을 총동원해서 바다에 떠 있는 모든 것을 전부 잡아내 안전한 항만 시스템을 완성시킬 것이다.

김 교수 : 선박과 항만 데이터의 공유와 연계가 필요한데, 이들 데이터를 받아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대표 : 선박은 통신 방식이 자동차와는 다르다. 위성통신을 주로 사용하는데 소형 위성의 등장으로 위성통신 단가가 내려가면 실시간 데이터 주고받기가 가능해 질 것이다. 항만 관련해서 우리 같은 AI 기업이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선박 입출력 데이터, AIS 데이터 등)가 제법 있다. 향후 반도체의 무어의 법칙 처럼, 씨드로닉스도 2년마다 선박 사고를 2분의 1로 줄이는 사례를 만들어 보겠다.

김 교수 : 항만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정부와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풀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신뢰도가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데이터 품질을 개선해서 민간에 제공하면 스마트 항만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

김상윤 교수 : 항만, 해양 분야에는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을 수주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선주들의 요구사항이 매우 구체적이거나 예외적인 경우가 많다.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참여자들이 동일하게 인지할 수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AI 솔루션으로 해결한 기업이 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오른쪽)이 토론자들과 AI 스마트 조선 산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동환 대표 :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고 선주 요구사항에 맞게 설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작업들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선주의 요구사항은 정형화돼 있지 않고, 이러한 요구사항 메일을 분석하는 데에만 2주 이상이 걸린다. 기존에는 이러한 작업들에 20~30년 경력의 베테랑 직원이 투입됐는데, AI 솔루션 적용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포티투마루의 AI 시맨틱 검색 솔루션을 적용한 사례에서 보면, 선주의 요구사항인 텐더스펙을 AI 시스템이 정리 분석해 준다. 이를 조선사가 가지고 있는 과거 스펙 문서와 비교하고 검토해주는데, 1달 이상 걸리던 요구사항 분석을 1주일에 해결할 수 있었다. 결국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조선해양 산업 뿐 아니라 다양한 EPC(설계, 조달, 시공)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한 AI 시맨틱 검색 기술이다. 조선사에 포티투마루가 제공한 AI 솔루션은 선주와 엔지니어의 코멘트, 관련 문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담당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김 교수 : 인간의 언어를 해석하는 것도 어려운데, 포티투마루의 AI 기반 리뷰 시스템은 선주의 요구사항을 분석해서 판단 근거자료 까지 제시해 준다는 것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보니,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이 스마트 항만, 스마트 조선 분야에 접목돼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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