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서 드론으로 인공강우 성공···우리나라는?

지난달 21일과 24일 아랍에미레이트(UAE)국립기상센터(NMC)는 두바이에 폭우가 내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두 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맨 아래 동영상 참조)

UAE가 두바이 지역 강우량 증대를 목표로 한 1500만 달러(약 172억 원)짜리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결국 성공시킨 것이다. 9번째 시도만이다. 물론 이 기술 개발의 주축은 영국 레딩대다.

▲영국 레딩대가 개발해 두바이 인공강우에 성공한 구름씨 뿌리는 드론모습 일러스트.(사진=스마트 시티 월드 포럼)

외신들도 일제히 UAE 정부가 드론으로 구름을 조작해 두바이 지역에서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중동국가 일부 지역에서(온난화와 그에 따른 사막화로) 사람이 거주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두바이도 그 국가들 가운데 하나다.

▲UAE 국립기상센터(NMC)가 영국 레딩대와 함께 두바이에 엄청난 비가 내리게 만들었다. NMC가 SNS로 공유한 인공강우 동영상의 일부. 승용차가 빗속을 달리고 있다. (사진=NMC)

인공강우는 물부족 관련 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대응 효과도 기대되고 있는 기술이다. 특히 급속한 사막화가 진전되고 있는 중국정부가 적극 연구 중인 기술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약 50개국이 인공강우 실험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론 이용한 레이저광 구름 씨뿌리기 정체와 작동원리

두바이에는 연평균 100mm의 비가 내리기 때문에 UAE 정부로선 인공강우가 매우 간절했다. 이로 인해 농업이 어려워지고 80% 이상이 식량을 수입해야 한다. 게다가 올들어 UAE는 연일 더위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6일 두바이의 최고기온은 섭씨 51도를 기록했다.

▲두바이 인공강우 정도를 달리는 차량 앞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UAE 웨더채널)

UAE의 인공강우에 대한 노력은 꾸준했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9차례의 인공강우 구름 씨뿌리기(cloud seeding)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총 1500만 달러(약 172억 원)를 투자했다.

이 프로젝트 가운데 여덟 번은 전통적인 구름 씨뿌리기 기술을 사용했다. 화학물질을 구름속에 뿌려 빙정핵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물방울을 엉기게 해 비가 오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드론으로 구름에 전기를 쏘아 보낸 후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렸다. (사진=UAE 웨더채널)

그러나 영국 레딩대는 달랐다. 이 대학 연구진은 두바이 지역에 강수량이 적지만 많은 구름이 덮여 있다는 점을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독특한 구름씨뿌리기 기술을 개발했다. 공기에 전기를 띠게 해 비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마르텐 암바움 영국 레딩대 교수는 앞서 지난 3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투용 드론과 비슷한 드론을 이용해 구름 속의 물방울이 ‘마른 털이 빗에 달라붙는 것처럼 물방울들이 구름에 달라붙도록 하기 위해’ 구름 속으로 전기 펄스를 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물방울들이 합쳐지고 충분히 커지면, 그것들은 비처럼 떨어진다”고 말했다. 즉, 정전기를 일으키는 원리처럼 마른하늘에 있는 물방울이 구름에 달라붙도록 해 빗방울이 모이게 함으로써 비를 내리게 한다는 얘기였다.

▲두바이 인공강우의 제법 굵은 빗방울이 보인다. (사진=UAE 웨더채널)
▲인공강우 결과 내린 비가 작은 개울처럼 흐르고 있다. (사진=UAE 웨더채널)
▲인공강우를 맞고 있는 두바이의 낙타들. (사진=UAE 웨더채널)


암바움 교수팀은 드론에 맞춤형 센서와 레이저 광선 발사 기기를 실어 구름속으로 날린 후 레이저를 쏘아(전기를 방출해) 구름에 전기를 충전했다.

이는 빗방울을 만들어 물방울을 모았고 큰 빗방울을 형성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7월 20일과 21일 이틀간 두바이에 엄청난 비가 오게 만들었다. 일례로 알 아인 지방에만 약 690만m³의 비가 쏟아졌다.

지금까지의 화학적 인공강우는?

지금까지 두바이의 인공강우 기술은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화학물질로 된 구름 씨 뿌리기와 다를 바 없었다. 즉, 공기 중의 물방울이 엉겨붙게 하기 위해 사진현상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인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뿌리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화학적 결정들 주위에 큰 물방울이 생기게 하고 비가 돼 떨어지게 한다. 그동안 그 효율성에서 논란이 돼 왔다. 성공률이 10~20%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이 방식은 그 첫 번째 실험에서 일단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1946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를 구름씨로 사용하는 인공강수 기술 방식. (사진-위키피디아)

지금으로부터 70여년전인 1946년 11월 13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M) 소속 과학자 빈센트 섀퍼는 드라이아이스 펠릿을 이용해 구름씨를 뿌렸고 눈이 내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서부 버크셔 산맥의 가장 높은 지점인 그레이록산(Greylock) 4267m 상공을 비행하면서 펠릿을 떨어뜨려 구름에 눈내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 섀퍼는 눈이 상공에서 914m 정도 떨어진 뒤 건조한 공기 중에 증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지상까지 눈이 내리게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8월 8일 중국정부가 화창한 날씨에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열기위해 요오드화은을 실은 로켓 1104발을 21개 지역에 쏘아올린 것으로 유명한 인공강우 사례다.

‘비 도둑’ 논란···두바이에 내린 비는 인근지역 내릴 비 끌어다 쓴 것?

UAE의 인공강우 성과는 향후 기후온난화에 따라 전 세계 강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이 나라가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오는 205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해 중동의 많은 지역이 거주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AE가 이렇게 인공강우 실험을 선도적으로 시도하는 분명한 이유가 된다.

▲화학물질을 구름씨로 살포하기 위해 지상의 발전소, 비행기, 로켓 등이 사용된다. (사진=위키피디아)

그런데 구름 씨뿌리기는 일각에서 ‘비 도둑’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 지역에서 이같은 인공강우를 발생시키면 다른 지역에서 내릴 비를 빼앗게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구름 씨뿌리기는 말 그대로 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대로 놔 뒀더라면 다른 곳에서 응축돼 비가 돼 내렸을 물방울이 특정 지역에 합쳐지도록 유도한다. 즉, 두바이에 비가 내리면 인근 지역에 비가 적게 내린다는 말이다.

어쨌든 UAE는 이렇게 어렵게 확보한 인공강우를 두바이의 건조한 대기로 다시 증발시키는 대신 재사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UAE는 이 나라의 130개 댐에 직접 구름 씨뿌리기 기술을 사용해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하면 최소한의 물만 낭비될 것이다.

홍수 및 기술 사유화에 대한 두려움

어쨌든 UAE는 투자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논란은 ‘비 도둑’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공강우에 사용된 레이저광 전기를 이용하는 기술에 대해 비판하는 그룹은 이것이 우발적으로 대규모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일 이 기술이 정말로 고도화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제러드 버틀러 주연의 환경기술 오용시 위험성을 경고한 영화 ‘지오스톰(2017)’을 보면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환경기술을 잘못 사용할 때 올 위험성을 경고한 영화 ‘지오스톰(2017)’. (사진=워너브라더스)

포브스는 이들이 기술의 사유화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기도 하다. 억만장자 빌 게이츠는 태양 광선을 행성 대기에 반사시켜 지구 냉각 효과에 기여하는 햇빛을 줄이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80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해 이 나라를 황폐화시켰고, 지역사회와 거주지를 파괴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54.4도의 기온을 기록해 2017년 이후 지구상최고 더위를 기록했다.

산불 끄는 소방 헬기의 안타까운 노력을 생각할 때 이 인공강우가 주목 받을 만한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 드론 인공강우 실험, 효율성 떨어져 사실상 실패

우리나라에서도 인공강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인공강우를 실험했다. 정부는 유인 항공기와 무인항공기(드론)를 사용해 두차례 화학적 방식(지상 762m에서 염화칼슘 12발 살포)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실험 결과 내린 비의 양이 약 0.5㎜에 불과했고 자연적 강우 요인도 일부 포함돼 있어 효율성은 더 개선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름입자가 많아지고 커지는 등 효과가 관측되긴 했지만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쓰기엔 어림없었다.

구름 씨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는 실제 강우가 관측되기 했지만 보성에서는 총 6번에 걸쳐 강우가 감지됐으며 인근 벌교·광양·금남에서도 0.5㎜의 비가 내렸다. 다만 이 지역의 경우 구름 씨의 영향과 자연적인 비의 영향이 합쳐져 강우가 발생했다는 게 국립기상과학원 측의 설명이었다.

이 실험은 인공강우의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2019년 1월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실험은 UAE같은 비를 내리게 하지 못한 채 끝났다. 4월 시험도 마찬가지였다. (사진=기상청)

이번 영국 레딩대가 UAE에서 성공한 실험결과는 기상이변 속 지구촌에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두바이 상공에서의 인공강우 실험 성공에 자극받아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인공강우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래는 UAE 기상채널(UAE Weather Channel) 유튜브 동영상 2편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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