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엽·이상윤 셀쿠아 대표 “수산생물을 죽이지 않고 수산배양육 기술로 ‘만든’ 살오징어, 뱀장어 먹는 날, 곧 옵니다”

대대로 이어진 어부 집안… 컴퓨터 엔지니어 형과 수산동물 전문가 동생이 의기투합해 창업
수산배양육 생산을 위한 세포배양기술, 새포배양액 원천 기술 확보, 자체 배양액 개발 성공
기후변화 미래 식량 안보에 해법 제시하는 배양육 기술로 빠르면 2025년 제품 선보일 것
(왼쪽부터) 이상윤, 이상엽 셀쿠아 공동 대표. 셀쿠아는 자체적인 수산배양육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어종의 세포를 확보하며 곧 열릴 '배양육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셀쿠아)

기후변화와 미래 식량 안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배양육 기술은 이미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상용화 단계를 거쳐 시판되는 상황이다. 기술력만으로 따지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배양육 기술 역시 뒤쳐지지 않는다.

특히 배양육 기술 중에서도 수산배양육의 경우 기존 생물과 동일한 조직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어종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도 기후문제, 미세플라스틱과 더불어 최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배출 등과 같은 이슈로 위태로운 수산물 수급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대체육에 대한 정의와 기준을 신설하며 법제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세포배양육과 관련된 식약처의 승인 허가가 떨어지면 조만간 국내에서도 일상적으로 마트에서 배양육을 구입하는 풍경이 연출 될 수 있다.

셀쿠아가 개발한 세포배양액. (사진=셀쿠아)

그런 점에서 수산배양육 개발에 나서고 있는 스타트업 중 셀쿠아는 배양육 생산에 필수적인 세포배양기술과 새포배양액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한데 이어 최근 자체 배양액 개발에도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까지 뱀장어, 살오징어, 미꾸라지, 새우 등 10종의 수산동물세포를 확보해 자체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는 셀쿠아는 지난 2021년 8월 컴퓨터비전 엔지니어인 이상엽 대표와 수산학박사 이상윤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형제이기도 한 이들 대표들은 조부 때부터 대대로 어업에 종사해 온 집안 출신이라는 남다른 스토리도 있다.

경상북도에서 1호 정치망어업 자격 획득한 포항 어부 집안

“저희 할아버님은 포항 지역 수협 초대조합장을 역임하셨고, 경북 지역에서 첫 번째 정치망어업 자격증을 보유하신 분이세요. 아버님도 대를 이어 가리비와 복어 양식을 하시기도 했고요. 그런 집안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수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죠. 물론 저희도 대를 이어 전통적인 수산업을 할 수도 있었지만, 미래를 예측했을 때 동생인 이상엽 대표가 가지고 있는 수산학 기술과 제가 가진 컴퓨터비전 엔지니어링 기술을 더해 새로운 방식의 어업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나름 대로는 1세대가 전통 어업, 2세대가 양식, 3세대에서는 세포 양식으로 대를 이어 어업에 종사한다고 생각하고 있죠(웃음).”

분당에 위치한 셀쿠아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엽 대표는 집안 내력을 소개하며 “셀쿠아(cellqua)라는 사명에도 그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세포를 뜻하는 ‘Cell’과 양식을 뜻하는 ‘Aquaculture’를 합해 ‘세포를 양식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러한 셀쿠아 스토리의 시작은 동생인 이상윤 대표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원으로 생활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컴퓨터비전 엔지니어로서 IT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이상엽 대표는 동생과 함께 양식 물고기를 트래킹하는 등 이런저런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상엽 대표는 “결정적으로 창업에 나서자고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는 동생의 제안 덕분”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당시 이상윤 대표가 ‘클린미트’라는 책을 보고 세포배양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을 이야기했어요. 계속 토이 프로젝트만 하지 말고 아직 나이가 젊을 때 제대로 해보자는 거였죠. 마침 이상윤 대표는 당시 수산동물 세포 연구를 하고 있기도 했고요.”

결심을 하자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세포를 추출·배양하는 기술력도 있고, 이를 자동화하는 컴퓨팅 기술도 확보 돼 있으니 필요한 것은 시간과 자금이었다. 2021년 8월 셀쿠아를 설립한 이들은 이듬해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초기창업패키지 선정, 임팩트 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선정, 소풍벤처스 투자유치, 중소기업 R&D 기획과제 선정 등에 성공하며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그해 12월에는 수산배양육 개발에 필수적인 소태아혈청 대체 첨가물 특허출원, 이듬해 2월 수산동물 일차세포 분리 및 배양 방법 특허출원에 연이어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선정으로도 이어졌다. 이상윤 대표가 이야기하는 셀쿠아의 기술개발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수산동물은 세포를 배양할 때 외부 오염이 잘된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수산동물이 크는 환경 자체가 ‘물’이다 보니 물 속에 다양한 미생물로 인해 오염이 되는 거죠. 저희는 그런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면서 세포를 안전하게 추출하는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두 번째가 배양액인데, 보통 배양액에는 기초 배치와 소태아혈청이라는 동물 혈청, 항생제 등이 조합돼 들어가요. 저희는 식품 재료를 이용해 어류에 최적화된 배지를 만들고 더 안전하면서 효율이 높은 소태아혈청 대체재를 개발했어요. 이를 활용해 동물 혈청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이 높은 배양액을 만드는 거죠. 현재 배양액은 최종 프로덕트는 아니고요. 계속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첫 버전이 60%의 효율이었다면 지금은 80%를 목표로, 다음엔 100%를 목표로 단계별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단가를 낮추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죠.”

수산동물 배양육을 넘어 기능성 물질 개발 등으로 다각화 모색

현재 셀쿠아는 수산동물 세포배양 공정을 규격화한 세포배양키트 시제품을 개발해 대학교 및 연구기관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수산배양육과 별개로 수산동물 세포 배양 기술 기반의 고부가 기능성 물질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팁스 과제이기도 하다. 이상윤 대표는 “세포에서 추출한 물질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세포 기반 고부가 기능성 물질인데요. 쉽게 말해 세포 추출 물질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재료가 됩니다. 특히 저희가 하는 방법은 수산생물을 죽이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서 만드는 물질입니다. 그게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관과 부합하기도 해요.”

셀쿠아의 세포배양키트. (사진=셀쿠아)

동생의 말을 이어받은 이상엽 대표는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는 세포배양육과 달리 세포 기반 고부가 기능성 물질의 경우 소량으로 생산해도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배양육보다 더 빨리 제품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셀쿠아의 수산동물 세포배양 기술은 대상 어류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배양육은 단일 동물에서 부위 별로 개발되는 것이 전부라고 하지만, 수산동물 세포배양은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며 안정적인 배양육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또 기후변화로 어획량이 급격이 감소하는 어종을 배양육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상윤 대표는 “다양한 어류에서 세포를 모으고 있다”며 기술 확장성을 강조했다.

“수산동물의 특징은 다양성이죠. 저희는 매년 10종씩 세포를 모으자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요.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세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모두 배양육을 만들겠다는 목적이라기 보다 이상엽 대표 말처럼 기능성 물질 제품화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어요.”

컴퓨터를 통한 세포 배양 자동화 시스템 도입해 ‘성장의 속도’ 높인다

이러한 셀쿠아의 연구개발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예정이다. 바로 형인 이상엽 대표의 컴퓨터 기술 덕분이다. 이상엽 대표는 우선 수작업으로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부분들을 자동화해 동생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려 하고 있다. 이를테면 각종 수치를 데이터화하고 배양 과정의 온도를 자동으로 체크·유지하는 기능이다. 이상엽 대표는 “인포테크 컴퓨터 기술은 독자적인 기술로도 활용성이 높지만, 특정 도메인과 결합했을 때 더 큰 시너지가 발생한다”며 자동화 계획을 설명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수산배양육. (사진=셀쿠아)

“세포 추출이나 배양 실험을 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 컴퓨터를 통해 자동화 할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어요. 바이오테크가 혁신적인 분야라고 하지만 의외로 아직까지 연구자가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다 필요한 과정이긴 하지만 컴퓨터를 통해 자동화한다면 연구자들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훨씬 더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죠. 한편으로는 연구자들의 시간을 줄여주는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급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상윤 대표 역시 “현재는 자동화 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라며 “똑같은 재료로 동일한 과정을 거쳐 실험을 했을 때도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쉽게 이야기해 ‘손을 탄다’고 하는데요. 밀폐된 실험실 환경에서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경우가 워낙 빈번하게 발생해요. 솔직히 이 손을 타는 것만 통제가 가능하다면 오차 발생 가능성도 줄일 수 있죠. 또 실험은 반복적인 일들이 굉장히 많은데, 로보틱스나 컴퓨터비전 엔지니어링 기술로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앞으로 인구 감소 상황은 연구 인력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지금은 단지 저희 업무 효율화에 집중하지만 장차 산업 각 분야의 연구가 지속되기 위해서도 이런 자동화 시스템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지금 계획 중인 세포 배양 자동화 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세포 이미지를 분석하고 프로토콜을 재현하는 백데이터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상엽 대표가 해 주신 것들이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큰 영향을 발휘하겠죠.”

법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2025년 제품 선보일 것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재 대체육에 포함된 배양육 분야는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연구개발 되고 있고 식품 대기업에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식약처는 배양육의 제조와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적인 정비를 이어가는 가운데, 배양육 안전성 평가 및 제조·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뷰 말미, 이상엽 대표는 “식약처에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제조·가공 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준비를 마치고 수산대체육 제품을 시중에 판매하는 것은 대략 2025년 하반기 무렵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식품 기업에 원료 공급을 하는 방식이 될지, 제조사와 협업해 OEM 방식으로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지는 현재 고민 중이예요. 자체적인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할 수도 있을 거고요. 대량생산이 바로 이뤄지기 힘들다면, 앞서 언급한 기능성 물질을 먼저 수익화 할 수도 있죠. 우선은 법적인 이슈가 해결이 되면 그에 맞춰 실질적인 준비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이상윤 대표 역시 “셀쿠아의 목표는 수산생물에게 직접 추출해 왔던 고기나 오메가3와 같은 물질을 앞으로는 생물을 죽이지 않고 세포에서 추출해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각오를 밝혔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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