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클럽 설계를 주도하는 장인은 'IT 역량'

골프 클럽 명가하면 '장인의 손길'이란 표현이 떠오른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장인의 노하우에서 명가의 전통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를 이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IT 역량이다. 신형 골프 클럽을 만들기 위해 각 브랜드가 경쟁하는 것은 설계와 시뮬레이션 역량이다. 

선도 업체들을 들여다보면 자동차 제조 못지않은 수준의 설계와 시뮬레이션 도구를 사용함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를 가속한 것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HPC(고성능컴퓨팅) 구축과 운영 문턱이다. 골프 용품 기업들이 아무리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해도 거대 기업들처럼 원하는 IT 환경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는 비용도 많이 들고 운영 부담도 커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은 이런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골프 용품 업계에서 HPC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 사례가 바로 PING이다. 

고성능컴퓨팅의 중요성을 깨달은 PING

1959년 설립된 PING은 일찌감치 HPC의 중요성을 알았다. 2000년대 중반에 이미 HPC를 운영하고 있었고, 세대를 거듭하며 더 높은 성능으로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다.

PING이 HPC를 사용하는 목적은 설계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구동이다. PING은 CAE(Computer-Aided Engineering)을 기반으로 신제품을 개발한다.

가령 새로운 골프 클럽을 만들 경우 PING은 전산 유체 역학(CFD)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게 디자인한다. 그리고 유한 요소 분석(FEA)를 통해 탄성과 내구성에 대한 테스트로 수행한다.

PING은 클럽 헤드에 공이 맞을 때 나는 소리까지 분석해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CAE 기반 워크플로우가 가져오는 혜택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더 빨리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PING은 이를 매우 중요한 경쟁력으로 여긴다. 

클럽 헤드 내구성 시뮬레이션 (사진=PING)
클럽 헤드 내구성 시뮬레이션 (사진=PING)

 

PING은 IT를 어떻게 활용하나?

최근 PING은 HPC 인프라를 Dell EMC의 파워엣지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완전 관리형 HPC 어플라이언스인 알테어 하이퍼웍스 언리미티드(Altair HyperWorks Unlimited)로 바꾸었다.

이 장비는 턴키 방식으로 HPC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HPC 도입과 운영 부담을 크게 낮춘다. 서버, 잡 스케줄러, 클러스터 관리 도구, 각종 분석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묶음으로 편히 이용할 수 있어 도입, 설치, 구성이 매우 간편하다.

관리형 서비스다 보니 HPC 구축과 운영을 내부에서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 PING처럼 대기업 수준의 CAE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큰 부담이 없다.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도 방법은 있다. CAE를 서비스 방식으로 쓰면 된다. 클라우드 기반 HPC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이처럼 HPC 도입과 운영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은 인프라뿐만이 아니다. 구조, 열유동, 동역학, 주조, 피로 및 다중 물리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이용 부담도 낮아지는 추세다.

일례로 알테어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사 소프트웨어 60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알테어 무제한 라이선스를 1년 간 제공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PING의 사례를 보면 한 가지 드는 생각이 있다.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기술을 더 비즈니스 친화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란 것이다.

PING은 비즈니스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CAE 환경을 개선해 나아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관리형 서비스를 활용해 인프라 관리가 아니라 설계와 시뮬레이션이란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였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 전환을 여정이라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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