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 플랫폼 대상 '부당·과다' 환급 일제 점검 예고… 업계 촉각

지난해 소득세 환급 경정청구 건수 상반기만 65만건, 국세청 과부화로 확인 못하고 환급금 내줘
대표주자 ‘삼쩜삼’ 누적 가입자 2000만 돌파…급성장 세무 플랫폼 후발 주자 등장 경쟁 격화
인적공제 오류 문제 일제 점검 부당·과다 환급 적발 시 책임 소재 논란…가산세 적용 시 집단소송 가능성
최근 국세청은 세무 플랫폼을 통한 소득세 부당·과다 환급 실태 일제 점검을 예고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최근 국세청은 세무 플랫폼을 통한 소득세 부당·과다 환급 실태 일제 점검을 예고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세 환급 경정청구 건수가 상반기만 65만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부당·과다 환급 사례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일제 점검을 통해 부당·과다 환급이 드러날 시 경우에 따라 환급금을 토해내는 것을 넘어 가산세까지 물어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소득세 환급 경정청구 건수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세무 플랫폼 시장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자비스앤빌런즈가 선보인 ‘삼쩜삼’의 경우 누적 가입자가 2000만명(2024년 5월 기준), 누적 신고 수는 1000만건을 넘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후발 주자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세무자동화 스타트업 지엔터프라이즈가 선보인 사업자 대상 세금 환급 서비스 ‘비즈넵 환급’ 역시 지난해 10월 누적 관리 환급액이 7000억원을 돌파했으며, 토스의 경우 지난해 5월 세무 플랫폼 ‘세이브잇’ 운영사 택사스소프트 인수 후 ‘토스인컴’이라는 이름으로 공격적인 세금 환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정청구가 뭐 길래?

삼쩜삼은 초기 복잡한 세금 계산이 어려운 프리랜서 등을 타깃으로 소득세 환급 서비스를 선보였다.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골치 아픈 세금 계산은 물론 환급까지 자동으로 국세청에 신청해주는 편리함으로 인해 이용자는 개인사업자는 물론 근로소득자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세무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하며 드러난 현상은 국세청을 대상으로 한 소득세 경정청구 건수 급증이다.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지난 2022년 37만3000건 수준이었던 소득세 경정청구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65만3000건으로 늘어났다. 그에 따른 환급금만 집계된 것이 7090억원(2023년 기준)이라는 것이 국세청이 밝힌 내용이다. 2023년 청구 건수가 58만 7000건이니 집계가 안된 지난해 환급금 규모는 이 보다 더 크다는 말이다.

국세청 블로그에 소개된 경정청구 내용.

소득세 경정청구는 국세 기본법 ‘제45조의 2’에 따라 과다 납부 또는 누락된 공제에 대해 합법적으로 환급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세무 플랫폼 등장 이전에는 청구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큰 금액이 아닐 경우 청구하지 않거나 개인사업자 등 청구 규모가 적지 않은 경우 전문 세무사 의뢰를 통해 청구돼 왔다.

문제는 전문가 도움 없이 직접 세무 플랫폼을 통해 경정청구 정보를 기재하는 과정에서 인적공제를 잘못한 경우다. 가령 소득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부양가족의 경우 인적공제 대상에서 제외 돼야 하지만 포함시켜 공제를 받을 경우 과다 환급이 발생하는 것이다.

부당·과다 환급 책임 공방 불가피

직장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상관없이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이라면 매년 연말정산, 종합소득세 납부 기간에 대부분 복잡한 공제신고서를 보며 한숨을 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적용 되는 그대로 제출하고 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세무 플랫폼의 광고에 솔깃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문제는 앞서 인적공제 오류와 같이 플랫폼이 안내하는 대로 정보를 기입하고 동의절차를 거쳐 환급을 받았음에도 부당·과다 환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국세청의 입장은 세무 플랫폼을 통해 경정청구 건이 급증하며 업무 과부화로 모든 환급 신청서를 검토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보통 한 건의 소득세 경정청구를 점검하는데 한 시간가량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세무서 담당 조사관 1인당 평균 1300~3000건의 환급 신청서를 점검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이 최근 국세청이 밝힌 내용이다.

지난 2020년 자비스앤빌런즈가 선보인 ‘삼쩜삼’의 경우 누적 가입자가 2000만명(2024년 5월 기준), 누적 신고 수는 1000만건을 넘은 상황이다.
토스의 경우 세무 플랫폼 ‘세이브잇’ 운영사 택사스소프트 인수 후 ‘토스인컴’이라는 이름으로 공격적인 세금 환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무 플랫폼 역시 팝업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기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안내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경우도 앞서 언급된 인정공제 대상 사례처럼 이용자가 잘못 입력하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는 없다. 다만 세무 플랫폼 측은 국세청 홈택스 역시 이러한 오기로 인한 부당·과다 환급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명확하게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국민의 절반 가까운 이용자가 세무 플랫폼을 이용해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몇 십만원 씩 환급을 받은 후라는 것이다. 그 중 10~20%가량은 세무 플랫폼의 수수료로 돌아갔다.

만약 국세청의 일제 점검 결과 부당·과다’ 환급 사례가 확인 될 경우, 환급금을 다시 회수하는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횐급금 회수에 그치지 않고 가산세까지 적용될 경우는 더 큰 문제다. 그 책임이 오롯이 세무 플랫폼 이용자에게 전가될 경우, 자칫 집단소송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있다.

책임 소재를 따질 경우, 국세청 역시 수년간 세무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하며 소득세 경정청구 건이 급증하는 상황이 이어졌음에도 제때 대책을 내 놓지 않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무사 단체와 갈등, 국세청 자체 세금 환급 시스템 선보여…세무 플랫폼 대응은?

국세청의 세무 플랫폼 대상 부당·과다 환급 일제 점검 예고에 반색한 것은 한국세무사회 등 세무사 단체다. 앞서 세무사 단체는 지난 2021년 3월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를 대상으로 세무사법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무려 42개월 동안 법적공방이 이어지며 갈등이 심화된 바 있다.

최초 고발 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2022년 8월 ‘삼쩜삼이 세무 대리 자격 없이 세금 신고를 한다’는 세무사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송치를 결정했다. 이에 세무사 단체는 다시 서울중앙지방검창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다시 불기소 결정이 나왔다. 불복한 세무사 단체는 다시 서울고등검창철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았다.

이번 국세청의 세무 플랫폼 대상 부당·과다 환급 일제 점검과 관련해 세무사 단체를 대표하는 한국세무사회는 ‘세무 플랫폼 피해 국민구제센터’를 설치하고 삼쩜삼 등 세무 플랫폼의 부당함을 다시금 적극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홈택스 고도화 사업’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올해 3월 운영을 목표로 종합소득세 인적용역사업자, 무신고자 등을 위한 수수료 없는 간편 환급 시스템(가칭 스마트환급)을 개발 계획이다. 정부기관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전화상담을 시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생성)

이와 같은 상황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말 ‘홈택스 고도화 사업’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올해 3월 운영을 목표로 종합소득세 인적용역사업자, 무신고자 등을 위한 수수료 없는 간편 환급 시스템(가칭 스마트환급)을 개발 계획이다. 기존 세무 플랫폼에서 진행했던 경정청구 등 세금 환급 서비스를 국세청이 자체 서비스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수수료 등 비용 부담도 없다.

이와 더불어 국세청은 정부기관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전화상담을 시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민원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준비되고 있는 AI 전화상담은 주요 세목에 이어 전국 모든 세무서 대표 전화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시 재점화 되는 듯한 세무사 단체와의 갈등과 더불어 국세청의 홈택스 고도화 사업으로 인해 자칫 세무 플랫폼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 속, 업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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