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치사량’ 햇살 가득한 카페 테라스를 찾는 앱

[AI요약] 시간과 햇빛을 조절하는 슬라이더가 전부인, 기능이 최소화되고 단순한 앱이 주목받고 있다. AI기술을 탑재하고 최대한 많은 기능을 선보이고 있는 최신 앱과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앱, ‘햇빛이 필요해’의 매력과 의미는 무엇일까.

‘햇볕이 필요해’는 태양 위치 알고리즘과 건물 높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오픈소스 지도 플랫폼인 오픈스트리트맵을 활용한다. (이미지=Jveuxdusoleil)

프랑스 파리 여행에는 전형적인 파리지앵을 체험하는 여정이 있다. 바로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테라스에서 저녁 식전주는 즐기는 것이다.

태양 위치 알고리즘과 건물 높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오픈소스 지도 플랫폼인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과 이를 활용한 앱 현황에 대해 가디언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페 앞 인도에서 완벽한 자리를 찾는 것은 우연한 산책이나 친구에게서 받은 적절한 문자 메시지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올여름에 ‘there's an app for that’이라는 애플의 옛 슬로건을 그대로 옮겨온 디지털 솔루션이 인기를 얻었다. 바로 ‘햇볕이 필요해’(Jveuxdusoleil)이다.

이 앱은 도시의 복잡한 건물들 사이로 흐르는 태양의 움직임을 추적해 햇살 가득한 카페 테라스 자리를 정확히 찾아준다.

개발자인 장 샤를 르벤은 2020년 앱 개발을 배우면서 개인적인 문제, 즉 더운 날 그늘을 찾고, 퇴근 후 파리에서 즐기는 술자리를 위한 햇볕이 잘 드는 장소를 찾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햇볕이 필요해’를 만들었다.

오픈소스 지도 플랫폼인 오픈스트리트맵의 태양 위치 알고리즘과 건물 높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해당 앱은 햇볕이 잘 드는 테라스와 어두워진 테라스를 표시한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새로운 장소를 제안하거나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등 정확하지 않은 경우 알림을 보낼 수 있어, 해당 앱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커뮤니티 중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 기술은 파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식전주 문화가 있으면서도 좁은길과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햇볕이 잘 드는 카페를 찾기 힘든 파리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스는 파리를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의자들은 작은 비스트로 테이블 양쪽에 배치되고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향하게 돼 손님들이 지나가는 세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프랑스에는 팁 문화가 없기 때문에 카페에서 더 많은 이익을 위해 테이블을 빨리 돌려야 하는 부담이 적다. 2유로(약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하고 몇 시간씩 머물 수 있기 때문에 테라스는 파리지앵들에게 제2의 거실과도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햇볕이 필요해’의 사용자 수는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는데, 앱 사용량은 일반적으로 악명 높은 혹독한 겨울을 보낸 파리 시민들이 햇빛을 갈망하는 봄에 급증한다.

해당 앱은 올해 2024년 프랑스가 30년 만에 가장 어두운 한 해를 보낸 후 3월 초 단 일주일 만에 거의 2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리는 겨울철에 거의 일주일 동안 햇빛 한 줄기 없이 지내는 기간이 여러 차례 발생한다.

‘햇볕이 필요해’는 도시의 복잡한 건물들 사이로 흐르는 태양의 움직임을 추적해 햇살 가득한 테라스 자리를 정확히 찾아준다. (이미지=Jveuxdusoleil)

앱은 단순히 카페를 찾는데만 그치지 않고 지인들과 따뜻한 거리에서 산책을 하고 싶은 사용자나 햇살좋은 거리의 찰영이 필요한 사진작가에게도 유용하다.

‘햇볕이 필요해’의 매력은 의외로 기능이 최소화된 단순한 특징 때문이다. 실제로 이 앱은 시간과 햇빛을 조절하는 슬라이더 하나가 전부이다.

전문가들은 ‘햇볕이 필요해’가 광범위한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앱의 존재가 중요한 시기에 프랑스의 비스트로 문화를 기술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24년 5월 제출된 프랑스 공식 문화유산 목록 문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비스트로 수는 1900년 50만 개에서 현재 4만 개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샤를 르벤은 “‘햇볕이 필요해’는 전적으로 열정적인 프로젝트”라며 “이 프로젝트는 수익을 창출하지 않고 오히려 서버 호스팅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피에릭 부르고 저널리스트는 “이 앱은 지리적 시각화를 통해 사용자를 구체적인 세계 속에 위치시킨다”며 “우리가 지구에 있다는 사실, 움직이는 태양이 있다는 사실, 회전하는 지구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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