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미국 정부 뒷배 내세우는데… 방통위 ‘토종 OTT 통폐합’ 추진? ‘업계는 멘붕’

[AI요약] 국내 OTT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 분쟁 관련해 미국 정부를 통해 압력을 가하는 등 대응 전략을 바꾸고 있다. 관련 법제화가 강행될 경우 한미 양국간 외교통상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 분쟁 관련 미국 정부를 통해 압력을 가하는 등 대응 전략을 바꿨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최근 느닷없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논란이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이용료 분쟁은 지난 2021년 6월, 1차 법적공방에서 법원이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린 것을 계기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국내·외 콘텐츠 사업자(CP)의 망 이용료 분담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지난달 개최된 MWC 2022 행사에서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각국의 통신 사업자를 대표해 정부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를 대상으로 통신망 투자 비용 분담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망 이용료 공론화에 나서,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여론에 힘입어 국회에서는 망 이용료를 의무화 하는 법안까지 추진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돌연 미국 정부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며 상황이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통위가 업계에서 사업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해온 ‘OTT 통합’을 강행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이 정책으로 확정될 경우 OTT 업계로서는 기대했던 지원은 커녕 설상가상(雪上加霜)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망 이용료 법적분쟁 2차 소송 진행 중… 미 무역대표부 우려 표명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 법적 공방에서 수세에 몰린 넷플릭스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를 통해 압박을 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망 이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법적공방 2라운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망 이용료 의무화’ 법제화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명한 것이 알려지며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법제화를 강행할 경우 자칫 한미 양국간 외교통상 마찰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1차 법적 공방은 SK브로드밴드가 승소했지만,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이슈는 SK브로드밴드에게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닌 셈이다.

지난 대선 와중에 윤석열 당선인은 OTT 산업 관련 공약으로 전담기구인 ‘미디어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새 정부의 규제와 시장의 이해를 조율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CP들이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넷플릭스가 유발하는 트래픽 양이 막대하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으며 새 정부의 정책 기조도 망 이용료를 인정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앞서 국회에서는 CP의 망 품질 유지를 위한 역할 분담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이뤄졌다. 또 후속 법안으로 망 이용료 의무화 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미국 USTR의 우려 표명으로 상황은 반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 일명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세계 최초로 통과될 당시와 유사하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미국과의 외교통상 마찰 우려를 이유로 법안 통과를 반대했다.

업계 반대 알고 있지만… 방통위 ‘OTT 통합’ 제안

방통위의 OTT 통합안 제안에 각 OTT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미국 정부의 우려 표명으로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를 납부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통위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로 ‘OTT 통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OTT 통합안’은 이미 업계가 사업권 침해를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는 것을 방통위도 익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통위의 통합안을 보면, 현재 6~20%의 낮은 국내 시장 점유율로 경쟁 중인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가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해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러한 방통위의 제안 소식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OTT 연합체로 해외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어 확실시 되고 있다.

OTT 통합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유영상 당시 SK텔레콤 MNO사업 대표 겸 콘텐츠웨이브 이사가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국내 OTT의 합병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각 업체의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공론화되지 못하고 해프닝에 그쳤다.

방통위의 제안 소식을 접한 업계에서는 ‘그때와 지금의 OTT 시장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아직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준은 못되지만, 각 OTT 업체들이 저마다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왓챠의 경우 이미 일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고, 티빙은 일본과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웨이브 역시 해외 진출 본격화를 알리고 있다. 최근 K-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한류 붐이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내세운 각 업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더구나 방통위의 통합안과 관련해 업계에서 직접적인 반대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양지을 티빙 대표의 경우 지난해 독립 출범 1주년을 맞아 진행한 행사 자리에서 "업체 간 통합은 서로 가지고 있는 지향점이나 방향이 달라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웨이브, 왓챠 등 다른 업체들도 야심차게 OTT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마당에 입장이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방통위의 제안 대로 새 정부가 OTT 통합을 추진할 경우 이미 벌려 놓은 각 업체의 사업을 조정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자칫 자체 경쟁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관련 세부 내용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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