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금융업에 미칠 파장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를 만들고, 디지털 뉴딜을 구현하기 위해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의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데이터 3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한 취지다. 이 개정 시행령은 개정 데이터 3법 시행일인 오는 8월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 시행령에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의 결합 절차 및 결합 시 준수사항 , 본인사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비금융 전문신용평가업 등 신규 신용정보업자의 진입요건, 행위규칙, 정보활용·관리 상시평가제, 프로파일링 대응권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금융권 정보보호체계 내실화 방안을 규율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정부가 '정보보호 상시평가'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2월 모든 업권에 상시평가제를 도입해 데이터 해킹이나 유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보안원은 금융 분야의 데이터 활용 지원과 정보 보호를 위한 상시평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발표할 '디지털금융 종합혁신 방안'에 같은 보안 지침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보원은 데이터의 안전한 송·수신을 위한 정보전송 규격과 절차, 표준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규격도 마련키로 했다. 정보 주체가 개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인증 절차와 보도 대책도 별도로 수립한다. △개인신용정보 규격 표준화 △검증 및 오류 관리 △표준 API 방식 관리 △신용정보 등의 인증 기준을 만든다.

 

금융 플랫폼간 무한경쟁 벌어진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이용 내역 등 금융 데이터의 주인을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으로 정의하는 개념이다. 개인 의사에 따라 데이터 열람권을 제삼자에게 넘겨줄 수 있다. 각 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혜택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월 13일부터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 사전 신청서 접수를 하고 있다. 사전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8월 중 라이선스 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끼리는 개인 동의가 있으면 재무 정보 등을 의무적으로 공유하게 된다.

금융사와 테크핀 회사들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뒤 금융 상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플랫폼 서비스와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 소비자가 최저가 대출을 추천받는 ‘역경매 서비스’가 당장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투자 자문 서비스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자산 정보와 주식 매매 패턴 등을 감안해 포트폴리오의 보완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금융사에 분산된 개인 정보에 대해 당사자가 공유를 허락하면 각 금융사 등이 데이터를 종합해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을 돕는 형태다.

정부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에 비금융 업무도 허용할 방침이다. 기존 금융 서비스가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비금융 서비스도 탄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개인”이라며 “의도와 달리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던 자신의 데이터에 대해 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의 마이데이터 선점 경쟁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사전 신청을 마친 시중은행들은 테크핀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마이데이터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미래고객 접점 확보 △고객 중심 데이터 플랫폼 기반 상품・서비스 차별화 △개방형 생태계 기반 사업 확장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지난 1월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하나원큐'를 통해 은행, 보험, 연금 등의 통합 금융자산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하나 더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일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TFT(태스크포스팀)'를 출범했다. TFT는 우리은행의 마이데이터 사업 전략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하고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인프라 구축, 이해 상충 방지, 내부통제 등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에 있어 모든 업무를 총괄해 수행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핀테크를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과의 업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 플랫폼뿐만 아니라 이종의 데이터와 결합된 초개인화 분석・AI(인공지능) 플랫폼  등 다양한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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