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뒤흔든 ‘AI 종말 보고서’

[AI요약]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 경제에 미칠 AI 기술의 영향에 대한, 완전히 추측에 불과한 경고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미국이 또 다른 AI 공포의 물결에 휩싸였다. 사람들이 불안정한 플랫폼 경제 일자리로 대거 이동하면서 이는 결국 해당 분야의 임금을 억제시키고 해고는 소비 지출을 감소시키며 기업들은 수요 감소에 직면해 인력 대신 AI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 시트리니는 이를 ‘자연적인 제동 장치가 없는 악순환’이라고 경고한다.

시트리니의 ‘AI 종말 보고서’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이미지=시트리니)

한 리서치 기업이 ‘시나리오’라고 공개한 AI 보고서가 생각보다 리얼하다.

미국 증시를 뒤흔든 ‘AI 종말 보고서’에 대해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혁적인 메가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가 서브스택(Substack)에 올린 보고서는 ‘예측이 아닌 시나리오’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자율 AI 시스템, 즉 AI 에이전트가 일자리, 시장, 주택담보대출 등 미국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가까운 미래를 묘사해 투자자들을 불안에 빠뜨렸다.

시트리니의 시나리오는 현재 시점에서 시작하여 2028년 6월에 끝나는데, 이 기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은 10%를 넘어서며, 실리콘 밸리 점거 시위대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사무실 앞에 진을 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AI 에이전트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건들이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파산시키고, 그 여파가 민간 신용 및 주택담보대출 시장까지 미쳐 통제 불가능한 하락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예측도 이어졌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는 충분해 보인다. 실제로 S&P 지수는 이번주 월요일에 1% 이상 하락했고, 지수 내 소프트웨어 부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에 관세 부과를 발표했을 당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동의 일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관세 부과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시트리니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우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도어대시는 모두 4%에서 6% 사이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시트리니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전개된다.

  1. AI 에이전트가 경제 내 모든 ‘마찰’을 제거

이 시나리오는 AI 에이전트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상황에서 시작되며 이는 이미 현실화됐다. 시트리니는 최근 몇달 동안 뛰어난 성능으로 사용자들을 놀라게 한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와 오픈AI의 코덱스를 예로 들었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에 타격을 주는데, 기업들이 데이터베이스 관리나 워크플로 구성과 같은 사내 업무를 더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고객과 장기 계약에 의존하는 오라클과 같은 기업들을 가격 경쟁으로 몰아넣는다.

AI 에이전트는 다른 분야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킨다. 이 시나리오는 모든 소비자가 개인 에이전트를 통해 거래하고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한다고 가정한다. 이는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을 완전히 배제한다. 이는 휴가 예약이나 부동산 구매와 같은 과정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여행사나 부동산 중개업자 역할을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앱의 사업도 사라지는데, AI 에이전트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대신 거래 수수료가 저렴한 암호화폐로 모든 거래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시트리니는 이러한 상황이 모든 것을 최적화할 시간과 능력을 갖춘 AI 에이전트의 논리적인 종착점이라고 관측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었던 습관적인 앱 충성도는 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버,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의 주가가 이번주에 모두 하락했다.

  1. 대규모 사무직 실업

기존의 발전 담론은 최신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존 일자리를 없앤다고 보고있지만, AI는 그렇지 않다.

시트리니는 AI가 이제 인간이 재배치될 만한 바로 그 업무들을 스스로 해내는 일반 지능이 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프로그래머들이 단순히 ‘AI 관리’로 이동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AI가 이미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사무직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플랫폼 경제 일자리로 대거 이동한다. 이는 결국 해당 분야의 임금을 억제시키고 해고는 소비 지출을 감소시키며 기업들은 수요 감소에 직면해 인력 대신 AI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된다.

시트리니는 이를 ‘자연적인 제동 장치가 없는 악순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미국 전체 소비 지출의 50%를 차지하는 10%의 사무직 노동자들의 지갑이 갑자기 닫히게 되면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 광범위한 경제로의 파급 효과

이 시나리오는 일자리 감소와 소프트웨어 기업의 몰락이 두 가지 방식으로 광범위한 시장에 파급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바로 민간 대출 부도와 주택담보대출 위기다.

미국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은행이 아닌 대출 기관인 민간 대출 회사들이 여러 소프트웨어 기업의 구조조정에 참여해 왔으며, 해당 기업의 미래 예상 연간 매출을 기반으로 대출을 제공했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의 대차대조표상 자본에는 생명보험과 ‘미국 가계의 저축’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규제 당국이 소프트웨어 부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 2027년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수 있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닥쳐온다. 사무직 근로자들은 더이상 사무직 일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트리니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더이상 믿을 수 없는 미래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시트리니는 AI 투자로 인한 ‘인간 지능의 희소성과 가치의 하락’을 우려했다. (사진=피겨AI)
  1. 악순환

이 모든 것이 악순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1차 악순환은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면서 수요와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기업들이 AI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더 많은 인력을 감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2차 악순환은 민간 신용 경색과 주택담보대출 우려로 인해 시장이 경색되고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며 더 많은 해고와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발생한다. 각각의 악순환이 서로를 강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금융 정책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물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 즉 일자리 감소, 임금 및 소비 위축은 중앙은행이 해결할 수 있는 긴축 금융 환경 때문이 아니라, AI 투자로 인한 ‘인간 지능의 희소성과 가치의 하락’이기 때문이다.

시트리니는 결과적으로 2027년 말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한 대폭락이 발생해 S&P 지수의 57%가 증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 실리콘 밸리 점령과 ‘유령 GDP’

시트리니는 이러한 대폭락으로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시트리니는 “우리 사회는 이러한 위기를 위해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 아니다”라며 “연방 정부의 세입 기반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노동 시간에 대한 세금으로, 사람들이 일하고 기업이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며 정부는 그중 일부를 가져가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AI 모델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빅테크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 기업이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는 표면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시트리니는 이를 ‘유령 GDP’라고 칭했다. 즉 ‘국민 회계에는 나타나지만 실물 경제를 통해 순환되지 않는 생산량’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트리니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경고로 마무리된다.

보고서는 “역사상 가장 생산적인 경제 자산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어떤 기존 시스템도 적합하지 않다”며 “희소한 투입 요소가 풍족해지는 세상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제때 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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