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는 아까운 '재고', 똑똑하게 해결하는 법

고급 호텔 A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는 요즘 걱정이 태산입니다. 예약이 차지 않아 놀고 있는 방이 많기 때문이죠. 물건이 아니라서 묵혀뒀다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럴 때마다 숙박권을 70% 폭탄 세일해 내놓자니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까 걱정인데요. 자꾸 이렇게 할인해 내놓으면, 소비자들 머리 속에 저렴한 이미지로 자리 잡을까 걱정되는 거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버리자니 아깝고 할인하자니 이미지 깎이는 골칫거리, 재고

재고 처리는 제조업체만의 고민일까요? 아닙니다. 서비스업체에서도 이건 큰 문제인데요. 이들이 파는 건 대부분 썩는 제품(Perishable Goods)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썩는 제품이란 호텔 숙박권이나 항공권처럼 특정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상품을 말하는데요. 항공사가 이륙 전까지 좌석을 다 팔지 못하면, 남은 좌석은 가치를 잃고 썩은 과일같이 버려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재고, 그냥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번 싸게만 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답답한데요.

창조적인 방법으로 재고 문제를 해결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온라인 여행업체 ‘프라이스라인닷컴’인데요. 창립자 제이 워커는 제 날짜에 팔리지 못해 버려지는 항공권과 숙박권들을 보며 이것들을 썩히지 않을, 새로운 방법을 고민했는데요. 이때 그의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역경매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경매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죠. 역경매는 반대로 ‘파는 사람’들이 경쟁을 합니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자기 것을 팔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이러다 보면 판매자 간에 출혈 경쟁이 일어나, 제품을 팔고도 손해만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요.

역경매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새로운 판매방식, Name-Your-Own-Price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역경매를 기반으로 하되, 단점은 보완해 새로운 판매방식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Name-Your-Own-Price” 기법인데요. 이는 미국 특허청에 등록되었을 정도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판매방식이죠. 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숙박업소와 항공사 등 판매자에게서 예약이 없거나 취소된 상품을 전달받습니다. 이 때 상품의 가격은 비밀에 부쳐지는데요. 판매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출혈 경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죠.상품이 준비되면 다음은 소비자들이 고를 차례인데요. 상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일반 여행사이트에서처럼 ‘판매가’가 붙은 일반 상품을 사거나, “Name-Your-Own-Price”를 선택하는 거죠. 

Name-Your-Own-Price로 비행기표를 사는 과정을 살펴볼까요?

1) 우선 소비자가 원하는 비행 날짜, 출발지, 도착지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표 값을 직접 제시하는데요. 자기 기준에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을 적어 내는 거죠.

2) 프라이스라인닷컴은 소비자들이 올린 가격과 항공사에서 받은 가격을 비교합니다. 그리고 가장 비슷한 가격을 적어낸 항공사에 연락을 하는데요. 그럼 항공사는 소비자가 제시한 가격에 상품을 팔지 말지 결정하는 거죠. 

3) 항공사가 상품을 팔겠다고 결정하면 거래 성공! 프라이스라인닷컴은 바로 소비자에게 거래가 성사되었음을 알립니다. 

4) 만약 항공사가 판매를 거절하면, 소비자는 가격을 새로 써서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Name-Your-Own-Price 판매 기법의 효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우선 판매자들은 재고를 처리하면서도 브랜드 가치는 유지할 수 있어 좋아했죠. 고객들이 안 팔리는 상품을 ‘떨이’로 샀다고 생각하지 않고, ‘경매’라는 시스템 덕분에 싸게 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소비자들도 굉장한 만족감을 나타냈는데요. 여러 사이트를 비교할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가격으로 상품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죠. 거기다 진짜 경매처럼 가격을 불러(Bidding) 표를 낙찰 받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져버리는 재고 상품들 때문에 고민이신가요? 프라이스라인닷컴처럼 역경매를 이용해서 똑똑하게 팔아보세요! 재고걱정은 덜고, 우리 회사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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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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