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00만 개, 이미 도난 대기 중"… 구글이 폭로한 암호화폐 '시한폭탄'

  • 전체 비트코인 25%, 이더리움 65% 양자 컴퓨터 공격에 무방비 노출
  • 700조 원 규모 디지털 자산 위기, 2029년 'Q-Day' 카운트다운 시작
당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언제든 증발할 수 있다면 믿겠는가. 2026년 3월 구글이 공개한 충격적인 백서는 암호화폐 업계에 패닉을 일으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윌로우(Willow)가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향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사진=구글)

당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언제든 증발할 수 있다면 믿겠는가. 2026년 3월 구글이 공개한 충격적인 백서는 암호화폐 업계에 패닉을 일으켰다. 기존 예상보다 20배 적은 자원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현재 시가 기준 700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이미 양자 컴퓨터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으며, 2029년이면 실질적 위협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 1,200 큐비트면 비트코인 암호 깨진다

구글 양자 AI 연구팀이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1,200개 논리 큐비트와 9,000만 개의 토폴리 게이트만 있으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사용하는 타원곡선암호(ECDLP-256)를 깰 수 있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물리적 큐비트 요구량을 약 20배 줄인 수치다. 구글은 표준 가정에 따라 50만 개 미만의 물리적 큐비트를 가진 초전도 양자 컴퓨터로 수분 내에 이 회로를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글이 2024년 12월 공개한 105개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윌로우(Willow)'는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가 1000경 년에 걸쳐 풀어야 할 알고리즘을 단 5분 이내에 처리했다. 더 놀라운 건 큐비트 수가 증가할수록 오류율이 오히려 감소하는 양자 오류 수정 제어를 입증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규모 양자 컴퓨터 상용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은 자체 시스템의 양자후암호 전환 마감을 2029년으로 설정했다.

■ 비트코인 700만 개, 사토시 코인 포함 해킹 대기 중

구글과 델로이트가 비트코인 블록체인 전체를 분석한 결과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약 25%에 해당하는 670만~698만 BTC가 양자 컴퓨터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가로 환산하면 440억~550억 달러, 한화로 약 580조~720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약 100만 BTC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것으로 추정되며, 2009년 이후 단 한 번도 이동하지 않았다.

구글·델로이트 분석 결과, 최대 698만 BTC(사토시 보유분 포함)가 양자컴퓨터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생성형 AI)

비트코인 주소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초기 비트코인에서 사용되던 P2PK(Pay to Public Key) 주소는 공개키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양자 컴퓨터로 즉시 개인키를 도출할 수 있다. 현재 약 170만 BTC가 이 주소에 보관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사토시 나카모토를 포함한 초기 채굴자들이 한 번도 이동시키지 않은 코인이다.

두 번째 유형인 P2PKH(Pay to Public Key Hash) 주소는 공개키를 해시 처리해 보호한다. 하지만 이 주소에서 단 한 번이라도 코인을 전송하면 공개키가 노출되며, 그 순간부터 양자 공격에 취약해진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주소 재사용을 피하라고 권고하지만, 현재 약 250만 BTC가 재사용된 P2PKH 주소에 보관되어 있다.

크립토퀀트 설립자 기영주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충분히 발전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 약 698만 비트코인이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10분의 창, 블록체인 생존의 마지노선

더 심각한 문제는 트랜잭션 과정 자체다. P2PKH 주소가 아직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면 안전하다. 하지만 코인을 전송하는 순간 공개키가 노출되고, 트랜잭션이 블록에 포함될 때까지 약 10분간 양자 컴퓨터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공격자는 이 시간 안에 개인키를 도출해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코인을 탈취할 수 있다.

델로이트 연구팀이 인용한 과학적 추정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가 RSA 키를 깨는 데 약 8시간, 비트코인 서명을 해킹하는 데 약 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0분보다 훨씬 길다. 하지만 양자 컴퓨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 시간이 10분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무너진다.

■ 이더리움, 비트코인보다 더 위험하지만 선제 대응 나섰다

델로이트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전체 이더(Ether)의 65% 이상이 양자 공격에 취약하며, 이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25%보다 2.6배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더리움 재단은 2026년 1월 토마스 코라트거(Thomas Coratger) 주도의 전담 양자후보안 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더리움이 준비 중인 핵심 솔루션은 EIP-8141이다. 이 제안은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를 도입해 개별 계정이 자체 서명 검증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는 프로토콜 전체가 마이그레이션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양자 안전 서명으로 전환할 수 있다. EIP-8141은 2026년 하반기로 예정된 헤고타(Hegotá) 하드포크에 포함될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해시 기반 서명(leanXMSS)과 최소 양자 가상 머신(leanVM)을 결합해 양자 안전 서명을 250배 압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10개 이상의 클라이언트 팀이 매주 양자후 개발넷에서 상호 운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9년경까지 핵심 양자후 인프라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양자 저항 블록체인 경쟁 가속화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양자 저항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2018년 출시된 퀀텀 레지스턴트 레저(QRL)는 NIST가 권장하는 해시 기반 서명 방식(XMSS)을 처음부터 구현한 양자후 블록체인이다. IOTA는 전통적인 블록체인 구조를 사용하지 않는 탱글(Tangle) 아키텍처로 양자 저항성을 확보했다.

맥킨지앤드컴퍼니가 발표한 2026 양자기술 모니터에 따르면 3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이미 양자 기술 기업들과 협력 중이며, 양자 기술 스타트업 투자액은 2025년 126억 달러로 전년 대비 6.3배 급증했다. 2035년까지 양자 컴퓨팅이 창출할 경제적 가치는 최대 2.7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동시에 암호화폐를 포함한 3조 달러 이상의 디지털 자산이 향후 4~7년 내 도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암호를 깰 수 있는 시점, 일명 'Q-Day'가 2029년 이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블록체인 업계는 생존을 건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비트코인처럼 프로토콜 전환이 어려운 블록체인은 근본적 보안 위기에 직면할 수 있고, 이더리움처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프로젝트는 새로운 표준을 선점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양자 시대의 블록체인 생존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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