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출시도 전에 품귀에 빠졌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사전예약 직후 물량이 동시에 바닥났다.
아이폰 듀오는 오는 23일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동시에 출시된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원부터 2TB 509만원까지다(미국 시작가 1999달러).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에도 예약 주문이 한꺼번에 몰렸다.
국내 사전예약은 지난 16일 오후 9시에 시작됐다. 30여 분 만에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의 배송 예정일은 2027년 1월 23일로 밀렸고, 18일 기준으로는 1월 22일로 표시됐다. 스타 화이트와 나이트 스카이 두 색상, 모든 용량이 마찬가지였다.
애플은 블룸버그에 낸 성명에서 사전예약 수요가 폭발적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출시 당일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재고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16일(현지시간) 오전 8시(동부 기준) 예약이 열렸다. 수분 만에 배송일이 11월, 12월로 밀렸고, 30분여 뒤에는 1월 25일까지 늦춰졌다. 출시 당일 매장 픽업 물량도 곧바로 동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매장 현장 판매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남은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불투명하다.
애플 전문 블로거 존 그루버는 많은 수요에 적은 공급이 겹친 결과로 진단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주문한 서부 지역 구매자조차 12월이나 1월 배송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출시일 배송 물량이 예약 시작 1분 만에 끝났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이탈리아에서는 애플 공식몰은 물론 아마존에서도 대부분 모델이 품절됐다. 중국 징둥닷컴에서는 예약 전인 10월 10일에 이미 구매 사전 등록자가 20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반응은 엇갈렸다. 레딧 등에는 애플의 '준비하기(Get Ready)' 기능으로 용량과 색상, 결제 수단을 미리 저장해 뒀는데도 소용없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사전예약을 위한 사전예약이 또 필요하냐는 비꼼도 나왔다. 미국 IT 매체 씨넷 기자조차 정각에 접속하고도 주문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대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애플이 배송 일정을 보수적으로 잡는 만큼 실제 수령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글이다. 일본 엑스(X. 옛 트위터)에서는 출시일 물량을 잡았다는 짧은 글이 '좋아요' 1000건을 넘기기도 했다.
이번 품귀를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의 엄격한 품질 기준 탓에 초기 생산량이 하루 수백 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화면을 접는 경첩 부품인 힌지 공급 제약과 낮은 조립 수율도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증권시보은 애플이 공급망 주문을 30% 늘렸지만 올해 전체 물량은 여전히 1000만대를 밑돈다고 전했다. 애플은 예약과 생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 배송 대기 기간만으로 실제 주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망도 엇갈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판매량을 약 600만대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기존 예상치인 1400만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IDC는 애플의 진입으로 올해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22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통신 3사 사전예약은 23일 오전 7시 50분까지 이어진다. 통신사 물량은 애플 공식몰과 별도로 배정된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갤럭시 Z 폴드8 출시 당시의 번호이동 68만 건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가격 부담은 해외도 다르지 않다. 일본의 한 통신요금 비교 매체는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고가 폴더블폰 수요가 세계적 열기만큼 클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첫 예약 열기는 '접는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제 성패는 애플이 밀려든 주문을 얼마나 빨리 제품으로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