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소라2, 영상 제작 민주화와 진실 왜곡 사이 줄타기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한 AI 비디오 생성기, TikTok 도전장 내밀다
저작권 침해와 딥페이크 우려 속 할리우드와 법정 대결 예고
AI 비디오 시장의 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등극
소라2로 생성한 영상들. (영상=오픈AI 홈페이지)
지난 2024년 2월, 오픈AI(OpenAI)가 처음 공개한 소라(Sora)는 AI 업계에 지진과 같은 충격을 안겼다. 당시 소라가 생성한 영상의 이미지. (이미지=오픈AI)

2024년 2월 처음 베일을 벗었던 오픈AI의 소라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영화급 영상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즉각 위협을 감지했지만 당시엔 소수 크리에이터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어 대중의 갈망만 증폭시켰다. 약 19개월이 흐른 후 공개된 소라2는 단순 도구를 넘어 완전한 소셜 플랫폼으로 재탄생했으며, 틱톡을 닮은 인터페이스와 자신의 디지털 분신을 만드는 카메오,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출시와 동시에 무료 앱 차트 정상에 오르며 폭발적 반응을 얻었으나,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스폰지밥, 피카츄, 심슨 같은 캐릭터들이 무단으로 생성되기 시작했고, 심지어 샘 알트만 CEO의 딥페이크 영상까지 넘쳐나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선이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CNN은 알트만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소라2를 "창작성을 위한 챗GPT 순간"으로 표현했다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좋든 나쁘든 턱이 빠질 만한 일"이라 평가했고,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혁명을 촉발했던 아이폰 등장에 비견될 만한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오픈AI 샘 알트먼 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소라2를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닌 "창작성을 위한 ChatGPT 순간(ChatGPT for creativity moment)"로 표현했다.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영상 캡처)

무한한 창작 자유와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 사이에서 소라2는 AI 시대의 새로운 딜레마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과연 이 기술이 창작 민주화의 혁신이 될지 아니면 정보 생태계를 파괴할 재앙의 씨앗인지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오픈AI 제품 총괄 로한 사하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처럼 급격히 변화하는 기술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최적의 방법은 소셜 경험을 통하는 것"이라 설명했으며, 실제로 소라2 앱은 틱톡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포유 피드, 알고리즘 기반 영상 추천, 팔로우 및 상호작용 기능 등 모든 요소가 틱톡을 연상시키며, 핵심 기능인 카메오는 사용자가 영상을 녹화해 자신의 디지털 아바타를 생성하면 이 아바타가 어떤 상황에든 삽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라2만의 독특한 차별화 요소다. 뉴욕타임스 기자들의 체험기에 따르면 피자를 낙하산 삼아 스카이다이빙하거나 치즈버거로 매트릭스 스타일 결투를 벌이는 등 상상 속 모든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며, 더욱 중요한 점은 친구들이 서로의 카메오를 활용해 협업 창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소라2는 이전 버전 대비 눈에 띄는 발전을 보여주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개선은 물리 법칙의 정확한 구현이다. 이전 AI 비디오 도구들이 농구공을 골대에 순간이동시키곤 했다면, 소라2는 공이 골대에서 자연스럽게 튕겨나오는 모습을 재현하며,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어깨에 앉은 고양이가 트리플 악셀 중에도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세밀한 동작까지 표현할 수 있다. 현재 소라2는 초대 기반으로만 접근 가능하고 iOS 앱만 출시된 상태지만, 오픈AI는 안드로이드 버전도 개발 중이라 밝혔으나 구체적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챗GPT 프로 구독자들은 더 고품질의 소라2 프로 모델에 접근할 수 있고 일반 사용자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량 제한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개발자를 위한 API 출시 계획인데, 오픈AI는 앞으로 몇 주 내에 API를 공개할 예정이라 발표했으며 이는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앱에 소라2의 비디오 생성 기능을 통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샘 알트만은 "개발자들이 이제 소라2의 놀라운 비디오 출력을 구동하는 동일한 모델에 자신들의 앱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sora.com을 통해 제공될 스토리보드 기능도 몇 주 내 출시 예정이며 이 기능은 창작자들이 영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장면별로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까지 소라2는 최대 10초 길이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으며, AI가 생성한 오디오와 완벽하게 동기화되어 배경음악, 효과음, 심지어 대화의 립싱크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소라2 출시 직후 가장 큰 논란은 저작권 침해 문제였으며, CNBC 보도에 따르면 앱에는 스폰지밥, 릭앤모티, 사우스파크, 디스피커블 미, 포켓몬 등 유명 캐릭터들을 활용한 영상들이 넘쳐났고, 심지어 샘 알트만이 포켓몬 캐릭터들과 함께 서 있으며 닌텐도가 우리를 고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스탠포드 로스쿨의 마크 렘리 교수는 "사람들이 이런 만화 캐릭터들로 만들어낼 영상들 대부분이 저작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오픈AI는 이런 행위를 허용함으로써 상당히 많은 저작권 소송에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했고, 실제로 할리우드 대형 에이전시 WME는 소라2 출시 다음 날 에이전트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고객들의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라2는 초대 기반(invite-only)으로만 접근 가능하며, iOS 앱만 출시된 상태다. 오픈AI는 소라 앱을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영상과 음성을 녹화하면, 이후 어떤 AI 영상에도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삽입할 수 있는 ‘카메오’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 소라 앱 소개 이미지)

디즈니와 유니버셜은 이미 AI 이미지 생성업체 미드저니를 상대로 자사 캐릭터의 무단 사용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디즈니는 최근 캐릭터닷AI에도 저작권 캐릭터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중단 통지서를 발송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소라2는 더욱 대규모의 법적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오픈AI는 뒤늦게 입장을 바꾸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당초 오픈AI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에게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허용하는 옵트아웃 방식을 제안했으나, 샘 알트만은 최근 블로그에서 저작권 보유자들에게 더 세분화된 통제권을 주는 옵트인 모델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즉 명시적 허가가 없으면 저작권 캐릭터 사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우려는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생성 가능성인데, 뉴욕타임스 기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라2로 만든 영상을 올렸을 때 6명의 친구들이 영상 속 인물이 정말 본인인지 물어봤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AI 생성 영상의 현실성이 이미 일반인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소셜프루프 시큐리티의 CEO 레이첼 토박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믿을 만한 딥페이크를 정말 쉽게 만들 수 있게 했다"고 경고했으며, 특히 소라2의 카메오 기능은 10초 녹화만으로 누구든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 수 있어 악용 가능성이 더욱 크다.

소라2로 생성한 영상. (영상=오픈AI)

NPR의 조프 브룸필은 실제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달 착륙이 조작되었다고 발표하는 가짜 연설 영상을 소라2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정치적 허위정보나 선거 조작 등에 악용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성을 시사한다. 현재 소라2는 성적 콘텐츠나 일부 저작권 콘텐츠에 대한 제한이 있지만 사용자들은 이미 다양한 우회 방법을 찾아내고 있으며, 오픈AI는 케이스별로 저작권 신고 양식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매일 생성하는 콘텐츠를 모두 모니터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라2의 등장으로 AI 비디오 생성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으며, 기존 선두주자였던 런웨이는 전문적인 편집 도구에 특화된 반면 소라2는 소셜 플랫폼으로서의 접근법을 택했고, 피카 랩스는 15초 내외의 짧은 클립에 강점을 보이지만 소라2는 보다 더 일관된 스토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물리 엔진 구현에서 소라2는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는데, 스카이워크닷에이아이의 비교 분석에 따르면 피겨 스케이터와 고양이를 함께 등장시킨 복잡한 시나리오에서 소라2는 자연스러운 물리적 상호작용을 보여준 반면 피카 2.0은 여전히 어색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소라2가 단순한 클립 생성을 넘어 영화나 광고 등 전문적인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소라2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메타도 대응에 나서 최근 전용 AI 앱에 미드저니의 AI 비디오 생성기를 활용한 바이브스라는 소셜 미디어 피드를 출시했고, 구글 역시 자체 비디오 생성 모델인 베오를 호스팅하고 있지만, 더 버지의 알렉스 히스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회사인 메타가 이를 이해하지 못한 반면 오픈AI가 이해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소라2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데, CNN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는 검증이 사라지고 비현실이 지배하며 모든 것이 뒤섞이고 어떤 것도 정보적이거나 감정적 무게를 갖지 않는 새로운 미디어 세계의 구성 요소들을 목격하고 있다.

테크 투자자 그렉 아이젠버그는 "5~10년 내에 사람들은 가장 좋아하는 쇼가 뭐냐고 묻지 않고 가장 좋아하는 생성기가 뭐냐고 물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는 수동적 콘텐츠 소비에서 능동적 콘텐츠 창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휴먼 벤처스의 공동창업자 조 마르케스는 "생성형 AI가 무한한 콘텐츠를 점점 더 낮은 비용으로 창작할 수 있게 하면서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다시 조정되어야 하고 우리가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시 뒤집힐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인간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하는 주의 경제의 미래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워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장기적으로 소라2와 같은 AI 비디오 생성 기술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도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개인 창작자들이 스튜디오 수준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영상 제작 생태계의 중간 단계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동시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새로운 검증 시스템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여전히 소라2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던 소라2의 소개 내용을 돌연 내려버리기도 했는데, 현재 오픈AI 소라 소개 페이지는 새롭게 선보인 소라 앱 내용만 노출돼 있으며, 이는 서비스 정체성을 AI 영상 생성 소셜 미디어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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