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대화형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빅테크 경쟁 구도 재편 예고

[AI요약] 인공지능 챗봇 시장을 선도하는 오픈AI가 온라인 커머스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며 기존 시장 지배자들과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복수의 해외 매체들은 오픈AI가 결제 기술 전문기업 스트라이프와 손잡고 챗GPT에 직접 결제 기능을 통합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것이 디지털 상거래 생태계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스트라이프가 전 세계적으로 주간 활성 사용자 7억 명을 보유한 챗봇인 챗GPT의 새로운 기능인 ‘즉시 결제’를 발표했다. (이미지=스트라이프)

이번에 공개된 기능은 챗GPT 이용자들이 대화창을 벗어나지 않고도 실제 구매 행위까지 완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매주 7억 명이 사용하는 챗GPT의 거대한 사용자층을 고려할 때 그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공개되는 이 서비스는 유료 회원뿐 아니라 무료 사용자까지 포괄하며, 엣시와 쇼피파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상품을 우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글로시에, 스킴스, 스팽스, 부오리를 포함해 100만 개가 넘는 브랜드와 상품이 초기 라인업에 포함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온라인 쇼핑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 행동 패턴과 상품 탐색 방식, 그리고 최종 결제에 이르는 전체 여정이 하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 안에서 완성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오픈AI가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권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챗GPT의 쇼핑 지원 기능은 '식물 애호가 친구에게 어울리는 선물 추천' 같은 질문에 상품 리스트와 이미지, 사용자 후기, 가격 정보를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마음에 드는 상품 옆 구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주문 정보 입력과 배송지 확인, 애플페이나 구글페이 같은 간편결제 수단 선택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핵심 변화다.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쇼핑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큰 진전이며, 이런 방식은 이미 퍼플렉시티가 시도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코파일럿을 통해 판매자 대상 채팅형 상점 구축 도구를 제공하는 등 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이 구글 검색이나 아마존 같은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던 기존 쇼핑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큐레이션하고 비교 분석까지 제공하는 대화형 환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새로운 형태의 중개자가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는데, 지금까지 검색 결과와 상품 노출 순위를 좌우하며 소매업자들의 관문 역할을 해온 구글과 아마존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대신 AI 챗봇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어떤 상품을 추천하고 어떤 수수료 체계를 적용할지 결정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구글과 아마존은 자사 상품이나 제휴 파트너에게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하거나,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위해 판매자에게 높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구조가 AI 쇼핑 시대에도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오픈AI는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상품 추천이 광고나 스폰서십과 무관하게 순수하게 사용자 질문과의 연관성만을 기준으로 정렬된다고 강조하며, 이는 기존 플랫폼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제 기능과 함께 오픈AI는 스트라이프와 공동 개발한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이라는 기술 표준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다른 판매자와 개발자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단순히 자사 플랫폼만의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범용 표준을 만들어 시장 전체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챗GPT에 신용카드 정보나 개인 결제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에 대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오픈AI는 실제 주문 처리와 결제, 배송은 기존 판매자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며 챗GPT는 단지 정보를 안전하게 중계하는 역할만 수행한다고 설명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오픈AI가 새로운 에이전트 기반 쇼핑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미지=오픈AI)

오픈소스 프로토콜 공개는 판매자들이 별도의 복잡한 개발 없이도 챗GPT와 연동해 AI 기반 가상 상점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이는 AI 챗봇이 단순한 정보 제공 도구를 넘어 실질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구글과의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글 역시 최근 AI 에이전트 기반 쇼핑을 지원하는 'AP2'라는 독자적 오픈 프로토콜을 발표하며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오픈AI 측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검색 결과가 유기적이고 광고 없이 사용자 관련성에만 기반해 순위가 매겨진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거래 성사 시 판매자로부터 소액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채택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스트라이프의 기술 및 사업 부문을 책임지는 윌 게이브릭 사장은 성명에서 자사가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경제 인프라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AI 기반의 새로운 상거래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결국 이번 오픈AI의 행보는 단순히 챗봇에 결제 기능을 추가한 것을 넘어, 검색과 추천, 비교, 결제로 이어지는 쇼핑의 전체 흐름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읽히며, 이는 구글과 아마존이 오랫동안 장악해온 온라인 상거래 권력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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