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산업 리포트] ④세계적 드론 강국 급부상 3대 비결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2월말 러시아의 침공 이래 3년 7개월 간 전쟁을 치르면서 세계적인 드론 배치와 혁신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흔히 드론 불리는 무인항공기(UAV)는 우크라이나에서 어느 새 군사적 용도를 넘어 상업, 민간, 인도주의 영역의 거의 모든 측면에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 전쟁에서 드론은 가장 먼저 전선 정찰과 정밀 타격에서부터 시작했지만 물류 및 장거리 공격, 전자전 대응 조치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전장의 필수 자산이 됐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 민간 분야에서도 드론을 농업 및 인프라 모니터링에서 재난 구호 및 의료 물품 전달에 이르기까지 비군사적 용도에도 자연스레 활용시키며 쓰임새를 확대해 나갔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만 해도 연간 수천대의 미미한 드론 기술 및 생산국이었지만 이제는 연간 수백만대를 생산하며, AI 기술과 결합해 GPS 교란을 피하는 사용되는 호환형 모듈과 SW 기술까지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미국, 중국, 이스라엘, 투르키예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드론 강국(이란과 맞먹는)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전의 핵심 군사자산으로 급부상한 드론에 대한 북한의 공격력 강화에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선 우크라이나의 드론 높아진 기술 및 제조 위상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 19일 미국 글로벌 호크를 본뜬 최신 공격 드론 샛별(금성)-4를 선보였다. 특히 이는 앞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기술지원을 받아 러시아판 샤헤드(이란 자폭드론)인 게란 드론을 북한에서 양산키로 했다는 소식에 이은 것이어서 더욱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비밀리에 용산 대통령실을 정찰하고 간 것은 물론 지난달 31일 정보통신부의 국회 답변 자료에서 드러났듯이 우리나라 유무인 항공기와 선박이 북한의 GPS 교란에 심각하게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미국 보잉에서 도입한 우리의 해군 정찰무인헬기 S-100이 3대나 추락하는 사건까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얼마전 캐나다아태재단도 지적한 낮은 드론 부품 국산화율에 따른 높은 대중국 핵심 부품 의존도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드론 제조 업체들이 내포하고 있는 전략적 위험성은 주요한 극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로선 미미한 드론 변방국가에서 세계 최강 드론 국가 반열에 오른 우크라이나 드론산업 발전 정책과 GPS 교란까지 피하는 최첨단 AI 드론 기술 진화 과정, 활용 상황 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최근 우크라이나 쿨레바 부총리가 최근 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한국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윈-윈 사업 모델로 드론 분야를 거론했을 정도여서 우크라 드론 산업과 기술에 대한 관심과 협력 기대감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기술, 생산, 활용의 강점과 그 비결들을 알고 한국화한다면 국방부가 올해부터 ‘50만 드론전사 양성’ 계획을 공식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실현할 구체적 대안 마련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모든 장병이 입대 후 드론 조종 자격을 취득하고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군 복무와 드론 교육을 결합한다는 안규백 국방장관의 이 구상은 실전 경험을 갖춘 우크라이나와의 협력 가능성에 무게감을 싣기에 충분하다.

때마침 최근 폴란드 위성통신회사 TS2는 우크라이나 드론 산업 전반을 짚었다.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 사용에 대한 총괄적 보고서다. 이를 키이우인디펜던트, 유나이티드24미디어, 디펜스미러닷컴, 포브스, cuas허브, 캐나다 아태재단 분석 기고문과 최근 국내 상황을 바탕으로 알아본다. 현대전의 매뉴얼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우크라이나 드론 전쟁의 진화와 미래, 전쟁 중 우크라이나의 민간 분야 드론 활용, 우크라이나의 주요 드론 제조업체 및 우크라를 지원한 외산 드론, 전쟁을 계기로 단숨에 세계적 드론기술 생산 국가로 급부상한 비결, 그리고 내친 김에 세계 드론경제의 중심이 되려는 우크라이나 민관의 움직임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①전쟁 매뉴얼 바꾼 미래 드론전 제시

②전쟁중 민간 분야 전천후 드론 활용

③우크라 10대 드론 업체와 외산 드론들

세계적 드론 강국 급부상 3대 비결

⑤글로벌 드론 허브의 꿈···수출과 협력


우크라이나 드론산업이 세계 5대 강국으로 급부상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전쟁 수요로 인한 생산량 급증이다. 하지만 여기에 3가지 커다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요인이 결합되지 않았다면 이뤄지 어려웠을 성과라고 해야 할 것이다. 즉, 전장의 현장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정책적 지원(규제장벽 간소화, 자금 지원), 부품 국산화를 통한 자급률 높이기에 풍부한 우크라이나 고급 엔지니어들의 열정이라는 3가지 요인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침내 우크라이나가 전세계 드론전의 미래까지 제시하는 커다란 드라마를 써내기에 이른다.

그 결과 지상,항공, 해상에서의 무인운반체로서의 드론은 이제 우크라이나 경제 발전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지정돼 전후 우크라이나 산업을 이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러시아 침공을 계기로 그 이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분야가 이제는 국가 안보와 수출 잠재력에서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우크라이나는 드론 과잉 생산 따른 탈출구 모색하면서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각 시설의 보안에 주력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 최대 드론 생산기지로···완전히 새로운 방위 기술 분야 탄생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세계 최대 드론 생산국이 됐다.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방위 기술 분야가 탄생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가 연간 최대 400만 대의 드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드론군의 핵심인 슈라이크 FPV드론이 대량 생산돼 출하되기 직전의 모습이다. (사진=우크라이나 디지털 혁신부)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전쟁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 산업은 초기 단계에서 세계 5위권의 강자로 급성장했다.

그 이전까지 우크라이나에는 드론 생산업체가 소수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소규모 기업이나 국방 연구 기관이었으며 생산량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침공은 변화를 위한 급박한 촉매제가 됐다. 3년여 만에 우크라이나는 생산 능력 급상승, 기술 발전, 그리고 무인 시스템에 대한 상당한 투자 경험을 하게 된다.

한때 상업용 드론을 재활용해 ‘작업장 개조’를 하던 수준에서 다양한 무인 항공기의 체계적인 대량 생산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이러한 변화를 가늠하는 한 가지 척도는 바로 생산량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수량 기준 세계 최대의 전술 및 장거리 드론 생산국이 됐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장과 작업장들은 2024년에 총 200만 대 이상의 드론을 생산했는데 이는 2022년 국내 드론 생산량이 수천 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증가이다. 단순한 1인칭시점(FPV) 드론의 월 생산량도 제조 공정 개선으로 지난해 초 약 2만 대에서 올해에는 월 20만 대로 증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가 연간 최대 400만 대의 드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부분의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회원국들의 드론 산업 규모와 맞먹거나 이를 능가하는 규모다. 이러한 생산량 급증은 자국내 산업 기반이 빠르게 확대된 덕분이다. 올해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또는 드론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최소한 500곳에 달했는데, 이는 전쟁 전에는 단 7개 기업에 불과했던 수치와 크게 비교된다.

러시아 침공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방위 기술 산업 분야가 탄생한 것이다.

드론 국산화···부품 50% 이상 사용업체와 장기계약

우크라이나가 드론 강국이 된 결정적 요인은 국산화다. 드론에 국산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장기 계약을 하는 식이다. 비리(Vyriy)와 같은 회사는 2024년까지 70%의 국산화율을 달성했고, 프레임, 전자 장치, 엔진, 열화상 카메라까지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드론을 대량으로 공급했다. (사진=비리)

우크라이나가 드론 강국이 된 결정적 요인은 국산화라 할 수 있다. 제품을 국산화하고 해외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해 초기 취약점(예: 중국산 취미 부품 의존도)을 해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산화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예를 들어 드론에 우크라이나산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장기 계약을 하는 식이다.

이는 빠른 기술 진전으로 이어졌다. 비리(Vyriy)와 같은 회사는 2024년까지 70%의 국산화율을 달성했고, 프레임, 전자 장치, 엔진, 열화상 카메라까지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드론을 대량으로 공급했다.

이러한 진전은 공급망 위험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엔지니어들이 전장의 특정 요구에 맞춰 드론을 맞춤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 링크를 특정 틈새 주파수에 맞춰 재밍에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는 캐나다아태재단이 지적한 것처럼 중국의 드론 부품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면서 가격이나 납기 및 전략적 물량 수급 조절에 있어 전적으로 중국업계 손아귀에 휘둘리고 있는 우리나라가 거울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정부, 규제 장벽 간소화 및 자본 투입

우크라이나 정부의 드론 산업 강화 추진책에는 규제 장벽을 간소화하고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포함됐다. 브레이브1 구상은 이의 일환이다. (사진=https://brave1.gov.ua/en/)

우크라이나는 브레이브1 구상(Brave1 Initiative)을 통해 2023년과 2024년 초 드론 스타트업들에 800만 달러(약 111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 2월까지 브레이브1은 47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약 13억 흐리우냐(약 437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연구개발(R&D) 및 생산을 촉진했다.

이러한 정책은 우크라이나의 기술에 정통한 인력들의 열정과 결합돼 수개월만에 새로운 드론 모델과 업그레이드가 설계, 테스트된 후 현장에 투입되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는 기존의 군사 조달 주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업계 발전의 또 다른 측면···드론 효율성의 질적 향상과 그 배경

업계 발전의 또 다른 측면은 드론 효율성의 질적 향상이다. 전장의 피드백을 반영한 드론 설계 기술은 반복적 설계 변경과 업그레이드를 이끌었다.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FPV 드론을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드론 아미(Army of Drone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에게 ‘슈라이크’(사진)같은 1인칭시점(FPV) 드론들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전장에서의 활용 경험 피드백을 통해 드론 업그레이드로 선순환 경로를 거치게 된다. (사진=미하일로 페도로프 디지털혁신부장관)

업계 발전의 또 다른 측면은 드론 효율성의 질적 향상이다.

러시아 침략군을 막아내는 우크라이나 전장 최전선에서의 피드백은 반복적인 설계 변경을 이끌었다.

전쟁 초기에는 많은 드론의 성공률이 낮았다. 2022년만 해도 적에게 당하지 않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드론은 30%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전선에서의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2024년까지 고급 우크라이나 드론의 성공률은 평균 약 70%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상된 엔지니어링(더욱 안정적인 전자 장치, 향상된 방해 전파 방지 대책)과 조종사를 위한 전술/훈련 개선 덕분이었다. 동시에 드론의 확산은 비록 개별적으로 많은 드론이 실패하거나 격추되더라도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만큼 충분한 수의 드론이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은 단순히 대량의 드론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방어선을 압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휘관은 “양은 그 자체로 질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선을 저렴한 FPV로 가득 채움으로써 러시아의 향상된 전자전으로 인한 드론당 생존성 저하를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질적 향상과 양적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접근법은 우크라이나 드론 전략의 핵심이다.

전장에서의 다양한 활용 경험과 그 피드백을 반영한 드론 설계 기술은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와 드론 기술을 배우고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잘 말해 준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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