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AI] '속도 조절' 논쟁 속 신서비스 경쟁...애플, 시리 AI 베타 시작

9월 둘째 주 AI 업계에서는 첨단 모델의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안전 논쟁과 신제품 출시 경쟁이 동시에 이어졌다. 앤트로픽의 속도조절 제안을 놓고 주요 기업들의 입장이 갈린 가운데, 딥시크는 새 모델을 공개했고 애플과 오픈AI는 각각 AI 비서와 음성·기업용 서비스를 확대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독립 AI 앱 종료를 예고하며 카카오톡 중심으로 서비스를 재편하고 나섰다.

"AI 개발 속도 조절하자"…안전 해법 놓고 업계도 이견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글에서 첨단 AI의 능력 향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차세대 AI 개발을 돕는 '재귀적 자기개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도 안전장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그는 모델 훈련을 전면 중단하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외부 평가팀의 상시 검증을 우선 도입하고 이어 민주주의 국가 안에서의 공조, 나아가 국제 공조로 단계를 넓혀가자고 제안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등은 속도 조절이라는 방향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감속론이 불필요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업계 전체가 함께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각 기업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맞섰다.

안전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둘러싸고도 논쟁이 번졌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마이크로소프트 AI CEO는 16일 앤트로픽이 클로드의 학습 지침, 이른바 '클로드 헌법'에 의식과 복지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학습 과정에서 유도된 모델의 자기서술을 의식이 있다는 독립적 증거로 받아들일 수는 없으며, 이런 접근이 오히려 AI 통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앤트로픽 "코딩 늘자 검증 부담도 급증"…CI 작업 6개월 새 25배

AI 코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개발 현장의 병목 지점도 함께 바뀌고 있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내부 사례에 따르면 개발자 1인당 출하하는 코드량은 기존 대비 8배로 늘었고, 그렇게 늘어난 코드의 약 80%는 클로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드 변경 사항을 자동으로 빌드하고 테스트하는 지속통합(CI) 작업량은 같은 기간 6개월 사이 25배로 불어났다.

이 수치는 코드 작성량이 늘어난 것과 함께 이를 검증하는 인프라의 부담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앤트로픽은 급증한 작업을 감당하기 위해 어떤 테스트를 돌릴지 선정하는 시스템의 구조 자체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회사 내부 사례에서 나온 수치인 만큼, 개발 업계 전체의 생산성 향상률로 곧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딥시크, 이미지도 읽는 'V4.1-플래시' 공개

중국 딥시크는 10일 새 AI 모델 'V4.1-플래시'를 공개했다. 5520억 개의 백본 매개변수를 갖춘 혼합전문가(MoE) 구조로 설계돼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처리하며, 최대 100만 토큰에 이르는 문맥까지 지원한다. 딥시크는 기존 모델 대비 성능과 처리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고 설명하면서 모델 가중치도 공개해, 개발자와 기업이 이를 자체 환경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개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 비용과 운영 방식을 스스로 설계하려는 기업의 선택지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애플, 시리 AI 영어 베타 시작…한국어는 다음 달

애플은 14일(현지시간) 새롭게 개편한 '시리 AI'의 영어 베타 제공을 시작했다. 메시지와 이메일, 사진 등에 담긴 개인 맥락을 이해하고 화면에 표시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여러 앱을 넘나들며 실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새 기능에는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이 적용됐으며, 처리는 기기 내부와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원 기기가 필요하고, 한국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등은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애플 시리AI (출처=애플 홈페이지)

오픈AI, 듣고 말하는 음성 모델 'GPT-Live-1' API 제공

오픈AI는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처리하는 음성 모델 'GPT-Live-1'을 API로 공개했다. 음성 인식과 합성을 별도로 연결해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모델이 듣기와 말하기를 함께 담당하도록 설계돼, 사용자가 답변 도중 끼어들거나 말을 고치는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다. 복잡한 추론이나 실제 작업 실행은 개발자가 연결한 별도 모델과 도구에 맡기는 구조이며, 음성 처리 부분의 요금은 분당 0.05달러로 책정됐다. 고객 상담이나 예약처럼 대화와 실무 처리가 함께 필요한 서비스가 이 모델의 주요 활용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데이터 묻고 대시보드까지…기업용 분석 에이전트 확대

오픈AI는 같은 날 챗GPT Work의 'Data agent'도 함께 발표했다. 기업 데이터에 연결해 질문을 분석하고 변화의 원인을 파악하며, 결과를 공유 가능한 대시보드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별도로 데이터 조회 명령을 작성하지 않고도 매출 감소나 비용 증가의 원인을 묻고 후속 분석까지 요청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적용 범위가 대화와 문서 작성을 넘어 기업 데이터 분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실제 도입에서는 연결 가능한 데이터의 범위와 접근 권한, 분석 결과의 정확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 독립 AI 앱 '카나나' 종료…카카오톡 중심으로 재편

카카오는 15일 독립형 AI 서비스 '카나나'의 모바일 앱과 PC 서비스를 오는 10월 15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카나나는 그동안 음성 대화와 이미지 생성, 차량 정비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시험해왔다.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이용자 피드백을 '카나나 인 카카오톡', '챗GPT 포 카카오', '플레이MCP' 등 카카오톡 중심 서비스에 반영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 접점이 큰 카카오톡을 축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며, 기존 이용자는 10월 14일까지 대화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31곳, 실리콘밸리서 협력·투자 상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K-Global@실리콘밸리 2026'을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AI 스타트업 31개사가 참여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현지 벤처투자사(VC)와 일대일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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