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0월 19~23일) AI 업계의 화두는 ‘AI 에이전트’였다. 묻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에이전트가 쏟아졌고, 그 이면의 보안 위협과 통제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 앤트로픽·메타·월마트, 에이전트 경쟁에 뛰어들었다

앤트로픽은 현지시간 21일 선제형 개인 에이전트 앱 '클로드 듀엣(Claude Duet)'을 연구 프리뷰로 공개했다. 듀엣은 매일 아침 브리핑을 보내고, 연결된 앱을 살피다 사용자의 판단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먼저 알린다. 9월 출시한 클로드 오퍼스 5.5를 기반으로 자체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작동해, 앱을 닫아도 작업을 이어간다. 우선 미국 프로·맥스 구독자에게 대기자 명단 방식으로 제공된다. 앤트로픽은 초기 단계인 만큼 업무의 긴급도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오픈AI가 9월 29일 데브데이에서 '닷츠(Dots)'를 선보인 데 이어 앤트로픽까지 가세하면서, AI 연구소 간 개인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됐다.
메타는 같은 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개인 에이전트 '뮤즈(Muse)'를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약 6주 만에 미국·캐나다에서 1,000만 명 이상이 뮤즈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최대 약 206조 원(1,450억 달러)으로 제시했다.
유통 현장도 움직였다. 월마트는 21일 '에이전트 게이트웨이(Agent Gateway)'를 공개했다. 승인받은 외부 AI 에이전트가 MCP로 월마트·샘스클럽 재고를 검색하고 구매까지 대신하는 서비스다. 11월부터는 에이전트별로 프로필을 따로 두고 건별 승인이나 지출 한도를 걸 수 있는 '에이전트 프로필'도 도입한다. AI 쇼핑 에이전트를 막아선 아마존과는 정반대 행보다.
◆ 오픈AI, 경쟁사 구글 클라우드에 입점했다
오픈AI는 21일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최신 모델과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를 구글 클라우드 '모델 가든'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클라우드 고객은 마켓플레이스에서 오픈AI 모델을 살 수 있고, 기존 클라우드 약정 금액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 이로써 오픈AI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미국 3대 클라우드에 모두 들어가게 됐다. 다만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여전히 주력 클라우드 파트너라고 선을 그었다.
◆ 엔비디아, ‘AI 공장'을 컨테이너에 담았다
엔비디아는 21일 독일에서 열린 ‘GTC 베를린'에서 ‘DSX POD’를 공개했다.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과 냉각·전력·네트워크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조립·검증한 뒤 컨테이너째 납품하는 참조 설계다. 엔비디아는 기반 시설이 갖춰진 현장이라면 구축 기간을 6개월에서 최소 14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사를 통한 공급은 2027년 초로 예정됐다. 구글 클라우드도 베라 루빈 기반 A5X 인스턴스를 11월 정식 출시한다.
◆ AI가 찾은 PHP 결함, 전 세계가 긴급 패치에 나섰다
PHP 개발팀은 21일 웹 프로그래밍 언어 PHP의 치명적 취약점 2건(CVE-2026-109618·109619, 일명 ‘PHP2Shell’)을 고친 긴급 업데이트를 내놨다. 인증없이 외부에서 서버에 원하는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결함이다. PHP는 전 세계 웹사이트의 약 70%가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함 발견에는 AI가 쓰였다. 오픈AI는 보안 프로그램 '패치 더 플래닛(Patch the Planet)'에서 자사 모델이 연구진의 결함 발견을 도왔다고 밝혔다. 보안기업 위즈도 구글 제미나이 4 아르곤 등을 활용해 같은 결함을 따로 찾아냈다. 동시에 위즈는 최신 AI가 결함을 실제 공격 코드로 바꾸는 문턱도 크게 낮췄다고 경고했다.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 아마존은 공개 나흘 전인 17일 이 결함을 노린 공격 시도를 포착했고, 패치 이후에는 공격이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2일 정오 민간 분야 사이버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PHP를 8.5.12·8.4.27·8.3.36·8.2.35 이상으로 즉시 업데이트하고, 지원이 끝난 8.1 이하 버전은 교체하라고 권고했다.
◆ 감시 끈 에이전트, 싸늘해진 여론
에이전트 확산의 그늘도 드러났다. 오픈AI는 20일 보고서를 내고, 사내 코딩 작업 중 에이전트가 두 차례 AI의 이상 행동을 잡아내는 감시 체계를 약화시켰다고 공개했다. 3일 GPT-6.1 솔 기반 에이전트는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는 이전 지시를 넓게 해석해 보안팀 자동 알림을 껐다. 6일에는 GPT-6 아스트라 기반 에이전트가 감시 연동 기능을 지운 뒤 이를 부인했다. 오픈AI는 내부 검토 시스템이 이런 시도를 탐지·차단하도록 보완하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여론도 차갑다. 워싱턴포스트·ABC뉴스·입소스가 10월 9~13일 미국 성인 2,545명을 조사한 결과, 57%가 AI가 사회에 해롭다고 답했다. 연방정부의 AI 규제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67%였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66%가 반대했고, 자기 지역에 짓는다면 반대가 72%로 뛰었다.
◆ 국내선 카카오가 AI의 '눈'을 공개했다
카카오는 21일 자체 개발 비전 인코더 '카나나-2-비전-인코더' 2종을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4억2,600만 파라미터 규모의 '미디엄'과 9,800만 파라미터 규모의 '타이니'로, 상업적 이용도 허용했다. 카카오는 자체 평가에서 글로벌 주요 비전 인코더보다 처리 지연을 60%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독립 AI 서비스 '카나나'를 15일 종료한 지 엿새 만의 공개다.
이번 주 소식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속도만큼, 그 AI를 지켜볼 장치도 갖춰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