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한국의 AI 사용자 비중은 40.6%를 기록하며 세계 12위까지 올라섰다. 1분기보다 3.5%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한국은 세 분기 연속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The AI Economy Institute)가 28일 공개한 ‘AI 확산 보고서: 2026년 2분기 트렌드와 인사이트(Global AI Diffusion: Q2 2026 Trends and Insight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 세계 생산연령인구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18.8%로 집계됐다. 1분기 17.8%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사는 집계·비식별화한 마이크로소프트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토대로 생성형 AI 제품을 이용한 전 세계 15~64세 인구의 비율을 측정했다. 운영체제와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 인터넷 보급률, 국가별 인구 규모 등의 차이도 지표 산출에 반영했다.
한국의 상승세는 글로벌 평균보다 두드러졌다. 6월 기준 사용자 비중은 40.6%로 3개월 만에 3.5%포인트 증가했고, 국가별 순위도 16위에서 12위로 네 계단 뛰었다. 최근 12개월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AI 사용자 비중은 약 15%포인트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73.3%로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고 싱가포르가 64.3%로 뒤를 이었다. 아일랜드와 프랑스는 각각 49.9%, 49.6%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30위에서 25위로 다섯 계단 상승했으며, 일본은 사용률이 22.5%에서 24.7%로 높아져 전 분기 대비 약 10%의 상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보급 속도 빨라졌지만…지역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
AI 사용자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과 별개로 국가·지역 간 접근성 격차는 커지는 모습이다.
2분기 생성형 AI 사용률은 선진국 중심의 ‘글로벌 노스(Global North)’가 28.8%,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16.2%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차이는 지난해 하반기 10.6%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2.1%포인트, 2분기에는 12.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단순히 이용자 비율만 다른 것도 아니다. AI를 사용하는 목적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확인됐다. 소비자용 코파일럿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자기주도 학습과 역량 개발 관련 대화 비중이 전 세계 대화 구성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29.2% 높았다. 학교 과제와 학업 지원 관련 비중 역시 같은 기준으로 32.3% 높았다.
반면 글로벌 노스에서는 쇼핑과 검색, 피드백 등 소비자 중심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학습뿐 아니라 이미지·텍스트·코드 생성과 편집도 주요 활용 영역으로 나타났다. AI 보급 초기 단계의 지역에서 교육과 학습이 기술 확산의 주요 접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 접근성을 좌우하는 조건으로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인터넷을 비롯한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AI 활용 역량, 언어 지원 등이 꼽혔다. 국가별 기반 환경의 차이가 AI 기술의 보급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픈 웨이트 모델 영향력 커져…성능 격차 좁히며 사용량 증가
이번 분석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오픈 웨이트 모델(open-weight model)’의 확산이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학습된 가중치를 공개해 개발자가 자체 환경에서 실행하거나 필요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모델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폐쇄형 모델과의 성능 차이도 줄어드는 추세다. 독립 벤치마크 연구에서는 새로운 폐쇄형 모델이 최고 성능을 경신한 이후 선도적인 오픈 웨이트 모델이 수개월 안에 이전 성능 수준에 근접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다만 이를 최신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과 성능이 동일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도 덧붙었다.
실제 이용량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가 100조개 이상의 토큰을 분석한 자료에서는 2025년 말 오픈 웨이트 모델이 분석 대상 토큰 사용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딥시크(DeepSeek), 키미(Kimi), 큐원(Qwen), GPT-OSS 등 주요 모델 등장 이후 늘어난 이용량도 지속되는 흐름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라우터의 공개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에서는 오픈 웨이트 모델이 전체 토큰 사용량의 75%를 차지했다. 다만 오픈라우터가 개발자 중심 플랫폼인 만큼 이 비율을 전체 AI 시장의 점유율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비용 낮추고 언어 장벽 완화…AI 접근성 확대 가능성
오픈 웨이트 모델은 AI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도 거론된다.
전력 공급이나 인터넷 연결, 디지털 역량 등 근본적인 인프라 문제를 모델 하나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갖춘 AI의 이용 비용을 낮추고 지역별 언어와 수요에 맞춰 모델을 조정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는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이나 정부, 대학, 비영리단체가 최첨단 AI 시스템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대신 기존 모델을 미세 조정해 특정 언어나 분야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AI 포 굿 랩(AI for Good Lab)의 ‘브링 유어 오운 랭귀지(Bring Your Own Language)’ 프레임워크는 데이터 정제와 기존 언어 모델 조정을 통해 치체와어와 마오리어의 성능을 여러 벤치마크에서 평균 약 12% 개선했다.
AI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행 가능한 AI 앱과 데모를 공유하는 허깅페이스 스페이스(Hugging Face Spaces)는 2023년 말 약 12만4000개에서 올해 8월 말 약 146만개로 증가했다. 2025년 11월 첫 AI 확산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만 약 83% 늘었다.
개인 연구와 실험부터 실제 서비스에 가까운 프로젝트까지 개발 활동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는 향후 새롭게 등장하는 AI 도구까지 측정 범위에 포함해 글로벌 AI 이용 현황을 보다 폭넓게 추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