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계약 규모보다 ‘남겨둘 권리’ 살펴야…한국 바이오벤처, 글로벌 라이선싱의 새 조건

디엘지·윌슨 손시니, 한국 바이오벤처 글로벌 진출 전략 세미나 개최
이언 B. 에드벌슨 변호사 “바이오텍 딜에서 계약 체결은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
조원희 대표변호사 “조 단위 딜보다 실제 받을 수 있는 돈의 구조를 봐야”
테크42는 이언 B. 에드벌슨 윌슨 손시니 변호사의 ‘글로벌 Licensing Deal에서 한국 바이오벤처가 주의해야 할 법적 이슈들’ 발표와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의 ‘최근 한국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딜의 동향과 주요 쟁점’ 발표에 주목했다. (사진=테크42)

법무법인 디엘지가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글로벌 로펌 윌슨 손시니(Wilson Sonsini)와 함께 한국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1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한국 바이오벤처의 해외 기술이전과 라이선싱 계약, 투자 유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글로벌 라이선싱 딜(Licensing Deal·기술이전 계약)에서 한국 바이오벤처가 유의해야 할 법적 이슈를 비롯해 최근 한국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딜의 동향과 주요 쟁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 전략, IP 실사(IP Due Diligence) 대응, 미국 소송 리스크 등이 실무 중심으로 다뤄졌다.

이날 현장을 찾은 테크42는 그 중에서도 이언 B. 에드벌슨 윌슨 손시니 변호사의 ‘글로벌 Licensing Deal에서 한국 바이오벤처가 주의해야 할 법적 이슈들’ 발표와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의 ‘최근 한국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딜의 동향과 주요 쟁점’ 발표에 주목했다.

두 발표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한국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기술이전은 더 이상 이례적인 성공 사례가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 현상이 됐지만, 조 단위 계약 규모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이제 협상 테이블에서 중요한 질문은 ‘얼마짜리 딜인가’가 아니라 ‘그 딜 이후 기업이 무엇을 계속 보유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계약 구조가 글로벌 진출의 성패 가른다

에드벌슨 변호사는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과학적 우수성을 꼽았다. 다만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에서는 과학적 역량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글로벌 사업개발 역량과 계약 구조 설계 능력이 함께 갖춰져야 기술이 기업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테크42)

에드벌슨 변호사는 발표 첫 머리에 “한국 바이오텍이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에서 확실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제 글로벌 무대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사이의 대형 협업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제가 분명히 보고 있는 변화는 더 정교한 딜이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파마는 거의 미국과 유럽 기업을 중심으로 딜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품질 딜을 찾기 위해 한국을 일상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드벌슨 변호사는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과학적 우수성을 꼽았다. 다만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에서는 과학적 역량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글로벌 사업개발 역량과 계약 구조 설계 능력이 함께 갖춰져야 기술이 기업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텍의 라이선싱 딜은 일반적인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단발성 사업 제휴와 달리, 계약 체결 이후 임상 개발, 데이터 공유, 파트너 관리, 후속 투자 유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 가능성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은 헤드라인(전체 계약 규모)이다. 조 단위 계약, 수십억 달러 규모의 딜이라는 숫자는 보도자료의 핵심 문구가 되고 단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에드벌슨 변호사는 이 숫자가 실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업투(up to)’ 금액은 장기간에 걸쳐 모든 임상·허가·상업화 마일스톤(Milestone)이 달성된다는 전제 아래 산정된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에드벌슨 변호사는 기업가치를 실제로 움직이는 요소로 선급금(Upfront),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마일스톤, 로열티(Royalty), 보유 권리(Retained Rights)를 제시했다.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은 헤드라인(전체 계약 규모)이다. 조 단위 계약, 수십억 달러 규모의 딜이라는 숫자는 보도자료의 핵심 문구가 되고 단기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에드벌슨 변호사는 이 숫자가 실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사진=테크42)

“진짜 질문은 그 헤드라인을 어떻게 회사의 미래 모멘텀과 가치로 바꿀 것인가입니다. 분명히 봐야 할 것은 얼마를 선급금으로 받는지, 현실적인 마일스톤은 무엇인지, 로열티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권리를 회사가 계속 보유하느냐입니다.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시장에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글로벌 파마와 함께 개발하는 제품에서 회사가 계속 상업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에드벌슨 변호사는 라이선싱 딜이 만들 수 있는 가치를 제품 가치, 플랫폼 가치, 금융 가치, 전략적 가치로 나눠 설명했다. 특정 후보물질을 글로벌 개발 단계로 진전시키는 제품 가치도 중요하지만, 플랫폼 기업이라면 후속 파이프라인을 계속 만들 수 있는 권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딜은 후속 투자, IPO, 인수합병 가능성을 높이고, 다음 파트너십을 더 쉽게 만드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플랫폼은 팔지 말고 적용 분야를 팔아라…권리 범위가 미래 가치를 결정한다

에드벌슨 변호사는 투자자와 인수 후보가 라이선스 계약을 볼 때 세 가지를 따진다고 설명했다. 먼저 회사가 독점권, 적용 분야, 지역, 플랫폼 권리 중 무엇을 이미 넘겼는지, 둘째로 계약 이후에도 추가로 라이선스하거나 개발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회사가 다음 투자 라운드나 기업공개,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장 경로를 여전히 갖고 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이날 에드벌슨 변호사가 가장 강조한 메시지 중 하나는 플랫폼 기업의 권리 보존이다. 플랫폼 기업의 핵심 자산은 특정 분자나 단일 후보물질이 아니라 다음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엔진에 가깝다. 따라서 플랫폼 전체를 포괄적으로 넘기는 방식보다 특정 적용 분야, 특정 타깃, 특정 제품 단위로 라이선스 범위를 설계하는 것이 장기 기업가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한국의 많은 기업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회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플랫폼 개발을 생각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거래를 통해 내부 파이프라인 개발을 지원하고, 어떤 회사는 미래의 로열티와 경제적 수익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두 경우 모두 핵심은 플랫폼의 가치를 회사 안에 유지하는 것입니다. 플랫폼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권리를 남겨두거나, 그 플랫폼에서 나오는 경제적 흐름에 계속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플랫폼 딜의 목표는 장기 기업가치를 만들고, 그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이익에 계속 접근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에드벌슨 변호사는 플랫폼 딜에서 중요한 질문은 ‘오늘 얼마를 받을 것인가’만이 아니라 ‘내일의 얼마만큼을 오늘 팔 것인가’라고 했다. 넓은 라이선스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권리 범위가 의도한 수준으로 제한돼 있는지, 경제적 대가가 충분한지, 후속 제품과 개선 기술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넓은 권리를 주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경제적 대가를 받는지, 권리 부여의 범위가 의도한 그대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보는 문제 중 하나는 회사가 의도하지 않았던 권리까지 넘겨버리는 경우입니다. 나중에 그것을 다시 해결해야 하거나,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과학자들이 이끄는 회사들은 종종 파마가 과학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파마가 사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는 능력과 사업 목표를 달성할 기회입니다. 과학은 딜이 성사되는 중요한 축이지만 유일한 축은 아닙니다. 파트너가 필요로 하는 실행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이 더 효율적으로 하거나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부분을 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포지셔닝을 할 때 ‘왜 이 과학이 흥미로운가’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잠재 파트너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답해야 합니다.”

계약 이후의 실행력도 핵심이다. 글로벌 파마는 빠른 응답, 정리된 데이터, 예측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한다. 에드벌슨 변호사는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침묵하는 것은 신뢰를 훼손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빅딜은 늘었지만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다…라이선스 아웃의 달라진 위상

조원희 대표변호사는 최근 한국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딜의 흐름을 국내 시장 관점에서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주요 기술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역대급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기술이전의 시장 효과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짚었다. (사진=테크42)

이날 조원희 대표변호사는 최근 한국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딜의 흐름을 국내 시장 관점에서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주요 기술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역대급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에는 플랫폼 기술 중심의 라이선스 아웃이 많았고, 2026년 상반기에는 후기 임상 물질과 신약 후보물질 중심의 기술이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2025년과 올해 상반기까지의 라이선싱 딜을 쭉 살펴보고, 우리나라 기업의 라이선스를 보면서 어떤 트렌드를 볼 수 있을지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굵게 표시한 것은 전체 계약 규모가 1조 원을 넘어가는 딜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큰 딜을 하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알테오젠, ABL바이오, 리가켐바이오가 매월 한두 건씩 꾸준히 큰 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6월 1일에 공교롭게도 한미약품과 오스코텍이 같은 날 1조 원이 넘는 기술이전 계약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조 변호사는 기술이전의 시장 효과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짚었다. 예전에는 조 단위 기술수출이 나오면 해당 기업뿐 아니라 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별 기업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응하는 데 그치고, 산업 전체로 확산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반도체 중심의 자금 쏠림, 금리와 자금조달 부담, 임상 비용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기술수출은 역대급입니다. 그런데 기술이전이 가져다주는 주가 상승 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 단위 계약이 체결되면 바이오 업계 전반적으로 주가가 올라가거나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조 단위 계약을 해도 개별 기업 주가가 하루 이틀 오르다가 마는 정도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술이전이 회사 성장에 있어서 대단한 이벤트라기보다는 기술특례상장이나 투자를 받을 때 필요한 하나의 기본 조건 정도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조 변호사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소수 기업이 대형 딜을 만들어내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투자 유치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성과가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조 변호사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소수 기업이 대형 딜을 만들어내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투자 유치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비상장 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IPO가 사실상 주요 투자금 회수 경로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라이선스 아웃 실적이 상장 가능성을 좌우하는 레버리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가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습니다. 라이선싱 딜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소수 기업들이 빅딜을 만들어내는데, 그렇지 못한 기업은 사실 투자도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IPO가 유일한 투자금 회수 통로인 상황에서 비상장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술특례상장을 하더라도 라이선스 아웃이 거의 필수 조건이 되다시피 하면서, 라이선스 아웃이 IPO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도 한국 바이오벤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조 변호사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점점 더 후기 임상 또는 상업화에 가까운 자산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약효가 압도적이거나, 투여 경로를 바꾸거나, 투여 빈도를 줄이는 등 환자 편의성을 개선하는 자산이 더 높은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다.

받을 수 있는 돈인가, 남겨둘 권리인가…협상 테이블의 진짜 쟁점

조 변호사는 중국 변수를 한국 바이오벤처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기조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 제한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기업에는 대안 파트너로 부상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조 변호사는 중국 변수를 한국 바이오벤처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기조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 제한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기업에는 대안 파트너로 부상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 기업의 빠른 임상 속도와 가격 경쟁력, 대규모 기술이전 실적은 한국 기업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우리나라 바이오 업계 입장에서 보면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습니다.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한국 바이오기업이 고려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중국 기업의 딜이 지금 엄청나게 많고 기술이전 규모도 큽니다. 임상도 엄청나게 빠릅니다. 글로벌 상업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회사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중국 바이오업체가 오히려 더 우선순위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조 변호사는 한국 바이오벤처의 대응 전략으로 파트너 선택지 확대를 제시했다. 빅파마(Big Pharma)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미국·유럽의 중견 제약사, 바이오텍, 전문 투자펀드, 뉴코(NewCo) 모델 등을 활용해 더 이른 단계에서 파트너십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미드파마나 바이오텍도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는 흔히 뉴코 모델이라고 하죠. 글로벌 파마에 직접 가지 않고 뉴코를 거쳐 라이선싱 딜을 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글로벌 파마, 빅파마만 찾을 것이 아니라 미국·유럽의 중견 바이오텍이나 전문 펀드를 파트너로 해서 더 초기에 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단일 파이프라인 기업도 확장 가능한 스토리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단일 후보물질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또는 포트폴리오로 확장될 수 있는 논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술 잠재력만으로 딜이 이뤄지던 시기와 달리, 지금은 실행 가능성과 속도, 데이터 확보 시점, 파트너 탐색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조 변호사 역시 계약 실무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항목으로 선급금을 꼽았다. 조 변호사는 “조 단위 계약이라도 선급금이 작으면 실제 기업에 들어오는 현금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사진=테크42)

다음으로 조 변호사 역시 계약 실무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항목으로 선급금을 꼽았다. 조 변호사는 “조 단위 계약이라도 선급금이 작으면 실제 기업에 들어오는 현금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가장 중요한 게 결국 선급금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선급금 규모를 공시자료 기준으로 보면 전체 거래 규모의 대략 0.5%에서 5% 정도입니다. 제가 작년에 상장기업의 선급금을 통계로 봤을 때는 2%에서 3% 정도가 중간값이었습니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어 조 변호사는 “선급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투입한 연구개발(R&D) 비용, 벤치마크 딜, 경쟁 제품 대비 기술 차별성, 시장 규모, 향후 마일스톤과 로열티 조정 가능성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더 많은 선급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 금액이 합리적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협상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조 변호사는 “마일스톤 구조도 단순히 총액을 키우는 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세 가지 축을 언급했다.

“마일스톤은 크게 보면 국가, 적응증, 임상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경우의 수를 만듭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호주 같은 국가별로도 정할 수 있고, 적응증별로도 정할 수 있고, 임상 단계별로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일스톤 구조는 아주 복잡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이것이 결국 사업개발을 하는 분들의 가장 큰 노하우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응증을 늘려 계약 규모가 부풀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계약만 보면 엄청나게 큰 딜 같지만, 실제로 그 많은 적응증에 대해 모두 임상을 진행할 것이냐고 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결국 마일스톤 구조가 정말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돈의 구조인지 잘 봐야 합니다.”

한편 이날 조 변호사 발표 이후 세미나는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바이오벤처가 마주할 수 있는 특허·분쟁·판례 리스크로 논의를 확장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 윌슨 손시니의 신민영 변호사는 ‘한국 바이오벤처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 전략 및 IP 실사(IP Due Diligence) 대비’를 주제로 후속 발표를 이어갔다. 이어 아리엘 정(J. Ariel Jeong) 윌슨 손시니 변호사는 ‘한국 바이오벤처가 반드시 알아야 할 미국 소송의 핵심 이슈들’을 다뤘고, 서지원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최근 한국의 제약·바이오 분야의 주요 판결’을 주제로 국내 판례 흐름을 소개했다. 세미나는 이후 질의응답과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며, 라이선싱 계약뿐 아니라 특허 포트폴리오, IP 실사, 미국 소송 대응, 국내 규제·판례 환경까지 글로벌 진출 전반의 법적 리스크를 함께 점검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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