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주 엔진부터 AI 보안까지…블루포인트가 주목한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도전

코스모비·엔포러스, 소형 위성 전기추력기와 고온수전해 기술로 우주·에너지 시장 공략
리피유·페어리테크,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온디바이스 AI 광고로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
오아시스시큐리티·에임인텔리전스, 사이버 공격 징후 탐지부터 AI 에이전트 행동 통제까지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제13회 블루포인트 데모데이'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최근 3년 이내 투자한 12개 스타트업이 4개 세션에 걸쳐 기술과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행사의 주제는 '기술낙관주의'였다. (이미지=AI로 생성)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궤도를 바꾸거나 정밀하게 위치를 조정하려면 추진 장치가 필요하다. 수소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면 생산 비용부터 낮춰야 한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을 새로운 산업 원료로 되돌리고, 인공지능(AI)이 사람 대신 앱을 사용하는 시대에 맞춰 광고와 보안 기술을 바꾸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로 다른 산업의 문제를 새로운 기술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들이 한 무대에 모였다.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제13회 블루포인트 데모데이' 현장.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전문 투자기관과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최근 3년 이내 투자한 12개 스타트업이 4개 세션에 걸쳐 기술과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행사의 주제는 '기술낙관주의'였다.

앞서 키노트에 나선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기술 발전이 가져올 위험을 직시하면서도 그 문제를 다시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블루포인트가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로서 처음 개최한 데모데이이기도 했다.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에서 출발한 기술을 시장에서 작동하는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코스모비, 엔포러스, 리피유가 우주·에너지·자원순환 분야의 기술을 소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페어리테크, 오아시스시큐리티, 에임인텔리전스가 AI 확산으로 달라지는 광고와 사이버 보안 시장을 겨냥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 상당수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발표에는 핵심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산업 현장의 검증 결과, 고객 확보, 제품 상용화와 시장 진출 과정에서 마주한 과제도 담겼다.

코스모비, 누리호로 홀추력기 핵심 기술 검증…소형 군집위성 시장 겨냥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동하 코스모비 대표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누리호 4차 발사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코스모비가 개발에 참여한 홀추력기를 탑재한 큐브위성 'K-HERO'가 우주로 향하는 장면이었다. (사진=테크42)

코스모비는 202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실 창업기업으로 출발한 우주 전기추진 전문 스타트업이다. 약 20년에 걸쳐 축적된 KAIST의 전기추력기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소형 위성이 우주에서 궤도를 유지하거나 변경할 때 사용하는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한다. 핵심 제품은 저전력 홀추력기 '허니비(Honeybee)'로, 소형 군집위성의 운용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동하 코스모비 대표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누리호 4차 발사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코스모비가 개발에 참여한 홀추력기를 탑재한 큐브위성 'K-HERO'가 우주로 향하는 장면이었다. 이어 지난 7일 성공적으로 발사된 누리호 5차 영상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전기추력기에 필요한 전자 방출 부품인 할로우음극의 검증 장치가 탑재됐다.

"저희는 우주에서 이동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코스모비입니다. 보셨다시피 창업 3년 만에 벌써 우주를 두 번이나 경험한 팀입니다. 저는 우주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앞둔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성장의 근간에는 수천 대 혹은 수만 대의 위성으로 이루어진 군집위성이 있습니다."

소형 위성은 태양광 패널 크기와 전력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낮은 전력으로 필요한 추력을 내는 기술이 중요하다. 코스모비가 개발 중인 허니비는 이런 소형 위성의 특성에 맞춘 제품이다. 코스모비는 완성형 추진 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전기추력기는 전기에너지로 추진제를 가속해 추력을 얻는 장치다. 화학 추진 장치에 비해 적은 추진제로 장기간 작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형 위성은 태양광 패널 크기와 전력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낮은 전력으로 필요한 추력을 내는 기술이 중요하다. 코스모비가 개발 중인 허니비는 이런 소형 위성의 특성에 맞춘 제품이다. 코스모비는 완성형 추진 시스템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저희는 허니비의 핵심 기술을 우주에서 검증하기 위해 누리호 4차 발사에는 홀추력기를, 이번 발사에는 전자 공급 장치를 보냈습니다. 내년 6차 발사에서는 전력변환장치를 검증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기술을 한데 합친 허니비를 내년 10월에 우주에서 검증하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우주 검증 서비스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고,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통해 우주로 갈 예정입니다."

박 대표는 창업 이후 약 78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4명의 대학원생으로 시작한 팀이 16명 규모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위성 제작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완성형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엔포러스, 고온수전해로 수소 생산비 절감 도전…제철소 실증 진행

엔포러스(Enforus)는 포스코홀딩스의 고온수전해 원천 기술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창업 기획·사업화 역량을 결합해 2025년 11월 설립된 수소에너지 스타트업이다. (사진=테크42)

엔포러스(Enforus)는 포스코홀딩스의 고온수전해 원천 기술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창업 기획·사업화 역량을 결합해 2025년 11월 설립된 수소에너지 스타트업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관련 기술을 연구해 온 안진수 대표와 핵심 연구진이 참여했다. 고체산화물 기반 고온수전해(SOEC) 스택과 모듈을 개발하며, 수소 생산 기술을 탄소 전환과 연료전지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무대에 오른 안진수 대표는 청정수소 시장이 성장하려면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경제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특히 고온수전해는 높은 온도의 수증기를 활용해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기에너지의 일부를 열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물이 상당히 안정적인 물질이다 보니까 수소 1kg을 제조하는 데 약 55kWh라는 전력을 투입하는데요. 이걸 통해 만드는 수소가 고작 1kg이라는 게 문제고요. 여기에 대한 솔루션으로 저희 엔포러스가 만드는 고온수전해 스택을 제안드립니다. 55kWh보다 한 30% 저감된 에너지로 동일한 수소를 만들 수 있고, 에너지 분야에서 30% 저감이라는 건 게임 체인저라고 부를 수도 있을 정도로 큰 차이입니다."

엔포러스가 제시한 약 30% 절감 효과는 수소 생산에 투입하는 전력 사용량을 비교한 수치다. 고온수전해는 외부에서 공급하는 열을 활용해 전력 소비를 낮출 수 있다. 다만 전기와 열을 합산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이 같은 비율로 감소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생산비 절감 효과도 열 공급 조건과 설비 운전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이날 엔포러스는 스택의 전류밀도를 높여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안 대표는 유럽 경쟁사 제품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했을 때 전류밀도가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테크42)

이날 엔포러스는 스택의 전류밀도를 높여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안 대표는 유럽 경쟁사 제품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했을 때 전류밀도가 두 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은 산업 현장 실증 단계에 들어섰다. 엔포러스는 포항 제철소에서 제철 공정에 활용되는 고온의 수증기를 수소 생산에 연결하는 실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올해 엔포러스가 달성한 기술적 이정표 가운데 가장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 이 실증”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포항 제철소에서 수증기를 수소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20kW 스택 모듈을 저희가 직접 제작해 공급했습니다. 당초 500시간 운전하기로 했는데, 1000시간까지 확대 운전한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100kW급 중대형 시스템 실증도 계획돼 있습니다."

회사는 고온수전해 스택 공급을 시작으로 시스템과 수소 공급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온수전해와 역방향의 반응을 이용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함께 전기분해해 합성가스를 만드는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원료와 분산형 발전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리피유, 버려진 폴리우레탄을 다시 원료로…재활용의 경제성에 도전

리피유(RPU)는 2023년 설립된 화학적 재활용 기술 전문기업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이전받은 저온 해중합 기술을 기반으로 폐폴리우레탄을 고순도 재생 폴리올로 전환한다. (사진=테크42)

리피유(RPU)는 2023년 설립된 화학적 재활용 기술 전문기업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이전받은 저온 해중합 기술을 기반으로 폐폴리우레탄을 고순도 재생 폴리올로 전환한다. 재생 폴리올 브랜드 'REPU-POL'을 비롯해 폐섬유 재활용 기술과 재생 소재를 활용한 신발 부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한국화학연구원 내 연구시설을 운영한다.

이날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병철 리피유 대표는 참석자들이 앉아 있는 의자와 신고 있는 신발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시트와 침대 매트리스, 신발, 냉장고와 선박의 단열재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그러나 열을 가해 녹인 뒤 다시 성형할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달리, 가교 구조를 가진 폴리우레탄은 재활용이 까다롭다.

리피유는 폐폴리우레탄을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분해해 재생 원료로 되돌리는 저온 해중합 기술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발표에서는 150℃ 이하, 3시간 이내의 반응 조건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신재 대신 30%를 재생 폴리올로 바꿔 넣어도 물성이 같다”며 “고객사는 설비 그대로 원료만 바꾸면 된다”고 강조했다.

리피유가 제시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기존 폴리올의 일부를 재생 원료로 대체해도 해당 제품에 요구되는 물성을 유지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내세웠다. 박 대표는 기존 연질 폴리올 가격이 kg당 3000원 중반대인 데 비해 리피유의 재생 폴리올은 kg당 약 1500원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사진=테크42)

리피유가 제시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기존 폴리올의 일부를 재생 원료로 대체해도 해당 제품에 요구되는 물성을 유지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내세웠다. 박 대표는 기존 연질 폴리올 가격이 kg당 3000원 중반대인 데 비해 리피유의 재생 폴리올은 kg당 약 1500원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저희 리피유는 원료 수급 때부터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고 가져옵니다. 폐기물이 들어올 때 돈을 벌고, 재생 원료가 나갈 때도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사업이 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원료 수거부터 연구, 재생 폴리올 생산까지의 과정을 모두 갖췄습니다."

사업화 사례도 공개했다. 리피유는 자동차와 신발, 산업용 소재 분야의 기업들과 폐폴리우레탄 재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는 냉장고에서 회수한 폴리우레탄을 다시 냉장고 생산에 적용하기 위한 양산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생 폴리올을 신발 인솔과 인조잔디 충전재 등 최종 제품으로 확대해 공공 조달시장과 민간 소재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페어리테크, 앱을 열지 않는 AI 시대…모바일 알림을 광고 지면으로

페어리테크(Fairytech)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모바일 광고·마케팅 기술 기업이다. 스마트폰 내부에서 이용자의 사용 맥락과 행동 의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광고와 혜택을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사진=테크42)

페어리테크(Fairytech)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모바일 광고·마케팅 기술 기업이다. 스마트폰 내부에서 이용자의 사용 맥락과 행동 의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광고와 혜택을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핵심 솔루션은 기존 모바일 앱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제공된다. 금융·카드사 앱 등 모바일 서비스의 광고 수익 확대를 지원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다.

발표에 나선 장인선 페어리테크 대표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앱 내 광고 수익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앱 내 광고는 이용자가 직접 앱에 접속해 광고 지면을 보는 방식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그러나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쇼핑과 금융서비스 등을 수행하면 이용자가 앱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장 대표가 주목한 새로운 접점은 스마트폰 알림 영역이다.

"앱은 이제 사용자들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사용자들과 접점을 만들어야 되고,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접점 중 하나가 알림이라는 측면입니다. 그런데 다들 핸드폰에서 알림을 많이 받아보시면 너무 많다고 느끼실 수 있죠. 그러다 보니까 이걸 광고로 이용하려면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맞는 광고 콘텐츠를 추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페어리테크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스마트폰 내부에서 이용자의 행동과 의도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상황을 인식하면 관련 광고나 카드 혜택을 적절한 시점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페어리테크는 기기 내부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해 개인정보의 외부 전송을 최소화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페어리테크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스마트폰 내부에서 이용자의 행동과 의도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상황을 인식하면 관련 광고나 카드 혜택을 적절한 시점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진=테크42)

장 대표는 국내 카드사 4곳에 서비스를 적용했으며, 약 440만 명의 이용자가 관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캠페인에서는 기존 광고 대비 2~10배의 효율을 확인했다고도 소개했다.

"효율이 많이 증가한다는 것은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적은 돈을 써도 똑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효율이 4배만 증가해도 비용은 75% 절감됩니다.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주에게 광고비를 받고 그 수익을 매체사와 나누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광고주도 만족하고 매체사도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매출도 7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페어리테크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보한 고객 기반을 다른 모바일 서비스로 넓히고 있다. 장 대표는 말레이시아 고객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며, 2027년부터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아시스시큐리티,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해커를 추적한다

오아시스시큐리티(Oasis Security)는 사이버 공격자의 인프라와 다크웹 활동을 분석하는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전문기업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출신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됐으며, 공격자가 사용하는 명령제어(C2) 서버와 관련 인프라를 추적하는 'AGATHA', 다크웹과 랜섬웨어 조직의 활동을 분석하는 'ARTHUR'를 주력 서비스로 제공한다. (사진=테크42)

오아시스시큐리티(Oasis Security)는 사이버 공격자의 인프라와 다크웹 활동을 분석하는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전문기업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출신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됐으며, 공격자가 사용하는 명령제어(C2) 서버와 관련 인프라를 추적하는 'AGATHA', 다크웹과 랜섬웨어 조직의 활동을 분석하는 'ARTHUR'를 주력 서비스로 제공한다. 공격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준비 단계의 위험을 식별하는 선제적 보안을 지향한다.

발표에 나선 김근용 오아시스시큐리티 대표는 사이버 보안을 미사일 방어에 비유했다. 방화벽과 침입탐지시스템 등 전통적인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둬 왔다. 그러나 공격자가 여러 경로로 동시에 침투를 시도하면 이를 막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매번 들어오는 공격을 막을 게 아니라 미사일이 발사되는 발사대를 미리 찾아서 타격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사이버상에서는 해커가 공격을 준비하는 서버를 미리 찾아낼 수 없을까 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해커가 공격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서버를 식별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더욱 적극적인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핵심은 공격이 들어오면 막는 수동적인 방법이 아니라 공격의 징후를 먼저 찾아내고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오아시스시큐리티의 ‘AGATHA’는 공격자가 운영하는 C2 서버와 관련 인프라를 추적한다. 이미 공격이 발생한 이후에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 준비 단계에서 사용될 수 있는 인프라와 활동 흔적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ARTHUR’는 다크웹과 랜섬웨어 관련 활동을 분석해 기업과 기관이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도록 지원한다.

오아시스시큐리티의 ‘AGATHA’는 공격자가 운영하는 C2 서버와 관련 인프라를 추적한다. 이미 공격이 발생한 이후에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격 준비 단계에서 사용될 수 있는 인프라와 활동 흔적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사진=테크42)

김 대표는 자신과 공동창업자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10여 년간 글로벌 해커를 추적하고 분석한 경험이 기술 개발의 기반이 됐다고 소개했다. 발표에서는 국내 대형 교회 2곳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해 정황과 국내 금융권을 겨냥한 공격자 인프라를 추적한 사례도 제시했다.

"저희 기술은 이미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보기관과 군처럼 정보보안에 가장 민감한 고객들이 저희 제품을 검증했고, 매년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해외 정보기관도 저희 고객이 되어 줬습니다. 오늘 같은 데모데이에서는 고객사 로고를 많이 넣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가장 까다로운 고객들이 저희 기술을 증명해 줬고, 이제 민간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AI가 공격자의 정찰과 공격 자동화를 지원하는 환경이 확산하면서 사이버 위협을 더 이른 단계에서 발견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오아시스시큐리티는 공공기관 중심의 사업을 민간과 해외 시장으로 넓히고, 공격자 인프라를 추적·분석하는 보안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에임인텔리전스,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통제한다…레드티밍과 실시간 방어 결합

에임인텔리전스(AIM Intelligence)는 2024년 설립된 기업용 AI 보안 전문기업이다. AI 모델과 서비스의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색하는 레드티밍 솔루션 '스팅어(Stinger)'와 실시간 가드레일 플랫폼 '스타포트(Starfort)'를 개발한다. (사진=테크42)

에임인텔리전스(AIM Intelligence)는 2024년 설립된 기업용 AI 보안 전문기업이다. AI 모델과 서비스의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색하는 레드티밍 솔루션 '스팅어(Stinger)'와 실시간 가드레일 플랫폼 '스타포트(Starfort)'를 개발한다. 언어모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입력을 처리하는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 사업이다.

이날 유상윤 에임인텔리전스 대표는 AI 보안의 중심이 모델의 답변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앱을 실행하고 결제하거나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허용되지 않은 도구를 사용하거나 외부 콘텐츠에 숨겨진 악의적인 명령을 실행하면 기업 시스템과 데이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 대표는 "가장 큰 변화는 AI가 화면 밖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AI는 더 이상 단순히 답변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실행을 합니다. 앱을 열고 결제를 하고 전화를 걸고 코드를 사용자 대신 돌립니다. 이런 모델들이 에이전트를 넘어서 로봇과 자동차 같은 현실 세계에도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에임인텔리전스는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스팅어가 AI 시스템에 다양한 공격을 시도해 취약점을 찾아내면, 스타포트에 대응 정책을 적용하고 다시 공격해 방어 체계가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에임인텔리전스는 모델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이를 통제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영역으로 보안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테크42)

유 대표는 그동안 160개 이상의 AI 모델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했고 20곳 이상의 기업 고객에게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금융·제조업 등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이 확대되면서 실행 단계의 위험을 통제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AI 보안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에이전트입니다.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서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인데요. 에이전트가 어떤 도구를 실행하기 전에 차단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MCP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에이전트에 들어가는 입력에 숨은 명령이 있을 경우에도 이런 부분을 차단해야 합니다. 기업 안에서 어떤 에이전트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임인텔리전스는 모델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이를 통제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영역으로 보안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는 이어 세션3의 메가플랜, 마케마케(SOOO), 킨도프, 세션4의 리프라이즈, 아스트랄큐(MatPlay), 디든로보틱스의 발표로 이어졌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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