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15개 스타트업이 증명한 혁신과 도전의 무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가능성은 편안한 곳을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
AI 영상·에이전트 보안부터 건설 안전·지반침하 예측까지…창업가들이 제시한 해법
제15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4개 부문 15팀…벌스워크·엑스센트리·커넥트·더블제로 대상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아산나눔재단의 '2026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어록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에서 가져온 '무한(Infinite)'을 주제로, 각기 다른 시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로 해법을 찾으려는 창업가들의 경연이 이어졌다. (이미지=AI로 생성)

인공지능(AI)이 영상 제작과 온라인 상거래의 방식을 바꾸고, 건설 현장의 작은 틈과 외국인의 국내 생활 불편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각기 다른 시장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로 해법을 찾으려는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6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15개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주최 측 집계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800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어록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에서 가져온 '무한(Infinite)'이었다.

엄윤미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함께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무한히 발견할 수 있다"며 창업가와 투자자,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대회가 15년간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먼저 성장한 창업가가 다음 세대의 도전을 지원하는 '페이잇포워드(pay-it-forward)' 정신을 언급하며 창업생태계의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진행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기조연설과 글로벌·기후테크·뉴커머·비기너 4개 부문 스타트업의 발표는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여줬다.

가능성은 포기에서도 열린다…장병규 의장이 돌아본 창업과 글로벌 도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무한으로의 확장'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걸어온 창업의 과정을 되짚었다. (사진=테크42)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무한으로의 확장'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걸어온 창업의 과정을 되짚었다. 네오위즈 공동 창업과 블루홀을 거쳐 크래프톤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을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선택과 포기, 오랜 노력과 팀의 몰입이 쌓인 과정으로 설명했다.

장 의장이 처음 꺼낸 이야기는 뜻밖에도 창업이 아닌 대학 시절의 진로 선택이었다. 수학과 진학을 희망했지만, 뛰어난 동료들과의 실력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는 현실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장 의장은 이때의 경험을 통해 “다른 길을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돌이켰다.

“제가 2학년 때 수학과를 너무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대학에서 공부한 과목 중에 그 과목만큼 열심히 공부한 게 없는데, 옆에 있는 친구는 설렁설렁 공부하고도 시험을 치면 95점, 100점이 나오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80점에서 90점밖에 안 나오는 거죠. 그래서 2학년 여름방학쯤 눈물을 머금고 수학과 가는 걸 포기했는데, 그때 최선을 다하고 포기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방향을 바꾼 분야가 프로그래밍이었다. 뒤늦게 시작한 만큼 부족한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동아리에 들어갔고, 대학 2학년 때부터 개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선배들과 함께 개발하다가 독립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이후에는 후배들과 팀을 이뤄 개발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장 의장은 “대학 시절 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 아르바이트를 통해 하루 작업으로 1000만원을 받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1990년대 후반의 일이었다. 가능성이란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축적과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사진=테크42)

그러면서 장 의장은 “대학 시절 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 아르바이트를 통해 하루 작업으로 1000만원을 받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1990년대 후반의 일이었다. 가능성이란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축적과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네오위즈 공동 창업으로 이어졌다. 장 의장은 당시 구성원들의 강도 높은 몰입을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경험으로 꼽았다.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한 사람이 8명이었는데 굉장히 이례적이죠. 그중 5명이 개발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이분들과 한 1년 반에서 2년 정도 주 100시간 정도 일했습니다. 그게 제 인생이고 행복이었고 큰 경험이었어요. 치열하게 뭔가를 만드는 게 너무 즐겁기도 했죠.”

장 의장은 이 경험을 언급하며 획일적인 근로시간 제도가 개인의 자발적인 몰입과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일 자체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의 다양성과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약 10년간 몸담았던 네오위즈를 떠난 결정 역시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았다. 오랜 동료들과 함께하며 익숙해진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능성이 다시 확장됐다는 것이다.

10년간 몸담았던 네오위즈를 떠난 결정 역시 장 의장에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 장 의장은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에서 게임 '테라'를 서비스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사진=테크42)

다음 도전의 방향은 글로벌 시장이었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에서 게임 '테라'를 서비스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일반적인 국내 게임사들은 국내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해외 퍼블리셔의 도움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블루홀은 국내 서비스를 외부 퍼블리셔에 맡기는 대신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반대의 선택을 했다.

장 의장은 “그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했지만, 서구권 게임 시장의 이용자 특성과 문화, 사업 구조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서구 시장에서는 게임 장르의 원형과 창작자의 계보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틀로얄 장르의 초기 개발자로 알려진 브렌던 그린과의 협업을 추진한 배경에도 이러한 경험이 있었다. 장 의장은 “서구권 이용자들이 게임의 독창성과 정통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이해했기 때문에 그린과의 협업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선 사업에서 겪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훗날 '배틀그라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판단의 기반이 됐다는 취지다.

장 의장은 “편안한 곳을 벗어나야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며 마지막 조언을 건넸다. (사진=테크42)

강연 말미에는 크래프톤이 준비 중인 AI 신사업도 언급했다. 기존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경쟁력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사업 영역에 진입하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장 의장은 “편안한 곳을 벗어나야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며 마지막 조언을 건넸다.

“딱 하나만 기억해 주실 건 뭐냐 하면, 가능성은 일단 편안한 곳을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거예요. 모든 사람이 다 컴포트 존(Comfort Zone)이 있는 것 같아요. 크래프톤도 게임 이외의 AI 신사업을 하기 위해 가열차게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저희 입장에서는 컴포트 존이 아니거든요. 결국 그 편안한 곳을 벗어나야만 가능성이 열리는 것 같아요.”

AI 영상부터 에이전트 보안까지…비기너 4팀이 제시한 시장의 변화

첫 발표에 나선 홍다오 타로랩스 대표는 일본 농산물 유통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소개했다. (사진=테크42)

이어진 스타트업 피칭에서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창업가들의 비기너 부문이 먼저 진행됐다. 참가팀은 타로랩스, 에이올로, 루타일, 더블제로 등 4곳이었다. 이들은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부터 AI 시대의 새로운 수요까지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한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첫 발표에 나선 홍다오 타로랩스 대표는 일본 농산물 유통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소개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일본의 일부 농산물 직매장에서는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정하고 상품을 납품한다. 이 과정에서 집하장이 농산물을 모아 포장하고 판매처별 상품 정보를 관리하지만, 여전히 팩스로 받은 바코드 정보를 사람이 입력하는 업무가 남아 있다. 더구나 상품 정보 입력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판매 차질과 거래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타로랩스는 이처럼 분산된 상품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라벨 관리와 출하 업무를 간소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홍 대표는 기존에 개발하던 AI 제품이 시장에서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 못하자 실제 고객이 있는 일본 농산물 집하장을 찾았고, 그곳에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가능성을 발견한 과정에 과감한 ‘피보팅’이 있었던 셈이다.

타로랩스의 장기 목표는 집하장 업무 자동화에서 출발해 농산물 유통사의 정산과 마트의 발주 업무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날 타로랩스는 비기너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진=테크42)

“처음에는 제가 정말 좋은 제품 하나 만들어야지 생각했어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다 알아서 우리 거 써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생각을 바꿨어요. 먼저 팔고 나중에 사용하는 사람들 가까이에서 제품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사업 방향을 전환한 뒤 일본 현지 집하장과 유료 개념검증(PoC)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시제품을 제작해 전달했으며, 고객사의 실제 도입을 목표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와 지역 유통기업 등 현지 협력사도 확보했다.

타로랩스의 장기 목표는 집하장 업무 자동화에서 출발해 농산물 유통사의 정산과 마트의 발주 업무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날 타로랩스는 비기너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강지혁 에이올로 대표는 사람 중심의 검색과 광고 환경이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 주목했다. (사진=테크42)

다음으로 무대에 선 강지혁 에이올로 대표는 사람 중심의 검색과 광고 환경이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 주목했다. 기업들이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AI가 정보를 탐색하고 답변을 구성하는 과정에 맞춰 웹사이트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에이올로는 자사몰에 AI의 접근과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영역을 구성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페이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를 ‘광고 추천 시스템의 학습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설명했다. AI의 접근, 인용, 실제 방문 및 전환 과정을 분석한 뒤 개선 전략을 자동으로 실행하고 다시 성과를 측정하는 구조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이러한 접근이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나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솔루션과 다름을 강조했다. 단순히 사이트의 노출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반응을 측정하고 실제 개선 작업까지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러한 접근이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나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솔루션과 다름을 강조했다. 단순히 사이트의 노출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반응을 측정하고 실제 개선 작업까지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제가 발표에서 GEO라는 말을 안 했습니다. 저희는 다르기 때문이에요. 지금 GEO 시장은 예전 SEO의 연장선에서 애널리틱스까지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어요. 저희는 클릭 한 번으로 사이트를 연동하고 고객과의 인터랙션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에이올로는 이미 20곳 이상의 유료 고객사를 확보했다. 강 대표는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에 솔루션을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축적된 이용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 구조가 고객사의 운영 효율과 전환 성과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음을 강조하며 “광고 노출 자체보다 AI의 추천과 인용이 실제 유입과 매출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에이올로는 비기너 부문 우수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어진 이학성 루타일 대표의 발표는 기업의 AI 도입이 늘어날수록 AI 에이전트의 권한을 통제하고 실행 과정을 관리하는 새로운 보안 체계를 사업화한 내용이었다.

루타일은 기업 내부에서 어떤 AI가 사용되고 있으며, 해당 AI가 어떤 데이터와 시스템에 접근해 무슨 작업을 수행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테크42)

루타일은 기업 내부에서 어떤 AI가 사용되고 있으며, 해당 AI가 어떤 데이터와 시스템에 접근해 무슨 작업을 수행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관리자가 중앙 대시보드에서 사용 현황을 확인하고, 사전에 정의된 정책을 벗어나는 행동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실행 기록과 보고서를 통해 사후 대응 및 정책 개선도 지원한다.

이 대표는 특히 특정 AI 공급업체에 종속되지 않는 보안 체계를 지향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기업마다 보호해야 할 정보와 업무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보안팀과의 협의를 통해 정책을 맞춤 설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은 AI를 사용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AI를 더 안전하게 사용해서 더욱더 생산성 있게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래에는 자율 로보틱스 같은 부분에도 AI가 많이 들어가게 될 거고요. 그 이후에도 데이터를 쌓고 더 많은 경험을 해 나가면서 제품을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루타일은 국내 기업들과 제품 시연과 개념검증 및 도입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법인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루타일은 비기너 부문 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한편 비기너 부문 대상을 받은 박이철 더블제로 대표는 기존 생성형 AI 영상 제작 도구의 한계를 전문 제작 현장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기너 부문 대상을 받은 박이철 더블제로 대표는 기존 생성형 AI 영상 제작 도구의 한계를 전문 제작 현장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테크42)

현재의 AI 영상 생성 기술은 짧은 영상을 빠르게 만드는 데 강점을 보이지만,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요구하는 세밀한 수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특정 인물의 위치만 변경하려고 해도 배경 구조나 다른 객체가 함께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블제로의 AI 영상 제작 플랫폼 '쇼티(Shoty)'는 생성 전에 원하는 장면의 구조를 설계하고, 생성 이후에는 객체와 레이어를 구분해 세부 요소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영상의 일부를 수정하기 위해 전체 장면을 반복적으로 생성해야 하는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회사 솔루션을 활용하면 기존 작업 방식 대비 영상 제작 비용을 약 77%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제작사 및 방송사와의 계약 추진 사례를 소개하며 전문 영상 제작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블제로는 AI 기반 영상 제작 조직을 구축하려는 제작사와 방송사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초기에는 세밀한 수정과 특수효과 작업이 필요한 후반 제작인 포스트 프로덕션 분야를 공략하고, 이후 AI 기반 영상 제작 전 과정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테크42)

“기존 툴들은 광고나 빠르게 뽑는 콘텐츠 시장을 공략했어요. 저희는 세부적인 카메라 제어나 인물 일관성, 부분 수정 같은 기능으로 창작자가 의도한 장면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기존 글로벌 플랫폼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현장에 적용하려고 하지만, 저희는 실제 현장에 들어갑니다. 현장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풀어주고 있기 때문에 저희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블제로는 AI 기반 영상 제작 조직을 구축하려는 제작사와 방송사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초기에는 세밀한 수정과 특수효과 작업이 필요한 후반 제작인 포스트 프로덕션 분야를 공략하고, 이후 AI 기반 영상 제작 전 과정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건설 현장 안전부터 외국인 생활·지반침하까지…뉴커머 3팀의 도전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신광성 세이프코어 대표는 약 10년에 걸친 건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로갭 안전발판'을 소개했다. (사진=테크42)

뉴커머 부문에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다양한 배경의 각국 창업가들이 참여했다. 세이프코어, 커넥트, 몬죠 등 3개 팀은 건설 현장의 안전, 외국인의 국내 생활 불편, 도시 지반침하 위험처럼 실생활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제시했다.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신광성 세이프코어 대표는 약 10년에 걸친 건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로갭 안전발판'을 소개했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계는 건물 외벽이나 내부의 고소 작업을 위해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이다. 그러나 이 비계에 기존 발판을 설치하면 구조적으로 틈새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메우기 위한 부자재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세이프코어는 이러한 틈새를 없애는 방향으로 설계한 안전발판을 개발했다. 기존 비계와의 호환성을 높여 추가 시공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틈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 및 낙하물 위험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는 "어렸을 때 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 왔는데, 정주영 회장님 이름으로 불리는 이런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격스럽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와 성과로 입증하는 기업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신 대표는 “이미 관련 시공사들과 구매 및 임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 공장과 일반 건설 현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임대 및 시공 사업까지 연결하는 수익 구조까지 제시했다.

“저희가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올 한 해 아산 상회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즐거움도 있었고 고뇌의 시간도 있었지만 많은 지원과 도움이 있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 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 왔는데, 정주영 회장님 이름으로 불리는 이런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와 성과로 입증하는 기업인이 되겠습니다.”

이날 세이프코어는 뉴커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어 뉴커머 부문 대상을 차지한 라비 샹카르 판딧 커넥트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경험하는 정보 접근과 서비스 이용의 어려움을 사업 기회로 삼아 주목을 받았다. 커넥트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과 비자, 취업,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여권 인증 시스템을 활용해 외국인 이용자가 국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뉴커머 부문 대상을 차지한 라비 샹카르 판딧 커넥트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경험하는 정보 접근과 서비스 이용의 어려움을 사업 기회로 삼아 주목을 받았다. 커넥트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과 비자, 취업,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테크42)

판딧 대표는 “96개국 이용자가 플랫폼을 방문했으며 실제 이용자 수는 약 3만~3만5000명 정도로 확보됐다”고 소개했다. 현재 커넥트는 정보 검색을 실제 거래와 연결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판딧 대표는 국내 기업과 협력해 이동 서비스를 연결하는 기능을 시험하고 있으며, KT와도 중국 및 일본 방문객을 대상으로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서비스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법률, 비자 등 다른 분야로도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국어를 할 수 없는 제가 과연 한국에서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2년 전에 창업했는데, 정말 제가 해본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거절당하는 것보다 제가 정말 좋다고 믿는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는 게 더 힘들었어요. 인도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지만, 한국에 남아서 계속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판딧 대표는 국내 기업과 협력해 이동 서비스를 연결하는 기능을 시험하고 있으며, KT와도 중국 및 일본 방문객을 대상으로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서비스 관련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법률, 비자 등 다른 분야로도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사진=테크42)

판딧 대표는 창업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겪은 언어와 네트워크의 장벽을 직접 언급하며, 외국인 창업가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판딧 대표는 지난해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우승했으며, 한국에서 팁스(TIPS) 지원을 받은 첫 인도인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어 발표에 나선 무킷 압둘 몬죠 대표는 도시 지반침하와 싱크홀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플랫폼을 소개했다. 몬죠는 지하에 센서를 설치해 지반 움직임과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 상태 감시를 넘어 위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경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무킷 압둘 몬죠 대표는 도시 지반침하와 싱크홀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플랫폼을 소개했다. 몬죠는 지하에 센서를 설치해 지반 움직임과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테크42)

무킷 압둘 대표는 도시 지반침하 위험을 최대 28분 먼저 감지하고 알리는 것을 핵심 기술로 내세웠다. 현재 몬죠는 센서 공급과 플랫폼 구독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무킷 대표는 “해외 정부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체 센서뿐 아니라 다른 업체의 센서 데이터까지 통합해 분석할 수 있는 구조를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시장에는 센서가 많이 있다는 걸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플랫폼은 다른 회사의 센서까지 통합할 수 있고, 그 데이터에 AI를 적용합니다. 기존 센서가 임계치를 넘어선 현재 상태를 감지한다면, 저희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합니다.”

이날 몬죠는 뉴커머 부문 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진출과 기후위기 대응…15개 스타트업의 '무한'을 향한 도전

2026 정창경 부문별 대상팀 (왼쪽부터) 박이철 더블제로 대표, 라비 샹카르 판딧 커넥트 대표, 엄윤미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고근우 엑스센트리 대표, 윤영근 벌스워크 대표. (사진=아산나눔재단)

올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글로벌과 기후테크 부문에 참여한 8개 스타트업은 각각 해외 시장 진출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과제를 사업 기회로 연결했다. 앞선 비기너와 뉴커머 부문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초기 창업가들의 도전을 보여줬다면, 이들 기업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산업 기술을 중심으로 각자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글로벌 부문에는 벌스워크, 스킨서울랩, 웨슬리, 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4개 기업이 참여했다. 게임과 뷰티, 회계 소프트웨어, 로봇 등 산업은 다르지만 해외 시장에서 사업 모델을 검증하고 확장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글로벌 부문 대상을 받은 벌스워크는 게임과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크리에이터를 연결해 글로벌 게임 지식재산권(IP)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이다. 로블록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윤영근 벌스워크 대표는 수상 소감을 통해 함께해 온 팀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대회에 참가할 후배 창업가들에게 힘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우수상을 받은 스킨서울랩은 해외 소비자에게 K-뷰티 제품 정보와 구매 경로를 제공하고, 국내 브랜드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우수상을 받은 웨슬리는 미국 중소 회계법인의 반복적인 기장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같은 우수상 수상팀인 윔은 AI의 판단과 로봇의 실제 움직임을 연결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인기상도 함께 받았다.

기후테크 부문에는 뉴톤, 리피드, 에어로봇프론티어스, 엑스센트리 등 4개 기업이 참여했다. 탄소감축과 자원순환, 산불 감시, 원자력 계측 등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분야의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15개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주최 측 집계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800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아산나눔재단)

기후테크 부문 대상은 엑스센트리가 차지했다. 엑스센트리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계측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리피드는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인증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폐식용유를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원료의 이력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또한 뉴톤은 탄소감축 잠재량을 진단하고 AI 기반의 디지털 측정·보고·검증(MRV) 솔루션을 활용해 탄소크레딧 생성 과정을 지원한다. 에어로봇프론티어스는 AI 무인기로 산림을 상시 순찰하고, 산불 발생 초기 위험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기후테크 부문 우수상을 받았으며, 뉴톤은 인기상도 수상했다.

한편 이날 심사에는 굿워터캐피털, 스톰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 벤처투자 업계 전문가 8명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비즈니스 모델과 팀 역량, 기업가정신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4개 부문에서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인기상 수상팀을 선정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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