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트라이에브리싱 2025] ⑤ K-Startup 5인의 글로벌 무대 도전기

코리아 컨퍼런스, 다섯 스타트업이 실패와 좌절 속에서 길을 찾은 비결
모노플렉스, 콘텐츠테크놀로지스, 에이슬립, 마인드AI, 시프트바이오 각 대표 한 자리에
각 분야 글로벌 시장에서 부딪히며 깨달은 노하우 공유
‘트라이에브리싱 2025’에서 진행된 ‘코리아 컨퍼런스’는 ‘K-Startup의 글로벌 무대 도전기’를 주제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테크42)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새로운 시장의 규제와 문화, 투자자의 눈높이, 그리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동반한다.

얼마 전 진행된 ‘트라이에브리싱 2025’에서 진행된 ‘코리아 컨퍼런스’는 ‘K-Startup의 글로벌 무대 도전기’를 주제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노플렉스(알엔알)의 석민철 대표, 콘텐츠테크놀로지스의 이장원 대표,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 마인드AI의 이정환 대표, 시프트바이오의 남기훈 대표가 그들이다.

이날 행사에는 모노플렉스(알엔알)의 석민철 대표, 콘텐츠테크놀로지스의 이장원 대표,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 마인드AI의 이정환 대표, 시프트바이오의 남기훈 대표가 참여했다. (사진=테크42)

모노플렉스는 멀티플렉스 설치 및 운영 기술을 보유한 기업 알엔알이 영화 유통과 팬덤 중심의 콘텐츠 소비를 혁신하는 서비스명이다. 석민철 대표는 초기 멀티플렉스를 대상으로 할리우드 표준에 특화된 영상과 음향 하드웨어 공급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배급 및 콘텐츠 전송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OTT 중심의 시장 환경에서 멀티플렉스와 OTT 플랫폼의 장점만을 결합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소규모 장소에서 대형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후 모노플렉스는 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 IP 유통 실험을 시도하며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콘텐츠테크놀로지스는 음원과 음악 IP를 새로운 자산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융과 연결하는 독창적인 시도를 이어왔다. 이장원 대표는 케이팝(K-pop)이 글로벌 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는 지금, IP를 금융상품처럼 다뤄야 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실제로 글로벌 음원 유통사 및 투자사와 협력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IP 기반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며 지속적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 (사진=테크42)

에이슬립은 슬립테크 기업으로, 수면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동헌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수면 문제 해결을 ‘글로벌 공통의 문제’로 보고 접근했다. 에이슬립의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스마트폰만으로 수면 패턴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의료기관과 협력해 임상적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험, 건설,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각 분야 대·중견기업들과 협업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미국과 유럽에서 슬립테크 시장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

이어 마인드AI는 기존 블랙박스형 인공지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론 기반의 새로운 AI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처럼 사고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정환 대표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마인드AI는 설명 가능한 추론 AI를 내세워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실제로 북미와 유럽의 연구기관, 투자사와 협력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시프트바이오 남기훈 대표. (사진=테크42)

시프트바이오는 AI 기술을 활용해 약물 전달체를 디자인하고 이를 안전하게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첫 번째 신약 프로그램 연구 성과가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른바 ‘엔지니어링 줄기세포 유래 세포밖소포(엑소좀) 치료제’다. 이는 이중 작동 기전을 통해 강력한 염증 해소 효과를 나타내며, 특히 체내 대식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유도해 중증 염증 질환에서 탁월한 치료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들 다섯 기업은 모두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선정한 스타트업들이다. 코리아 컨퍼런스는 지난 2022년 투자자들 간 네트워킹 행사로 출범해 올해 4회째를 맞이한 혁신플랫폼이다. 앞서 2006년 결성된 이스라엘 컨퍼런스가 미국 유대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운 것을 벤치마킹해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로 결성됐다. 매년 엄정한 심사를 거쳐 다섯 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이날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2024년과 2023년 선정된 바 있다.

도전의 시작, “처음 해외 무대에 섰을 때 마주한 것은 ‘신뢰’의 문제”

이날 행사는 크게 ‘도전의 시작’ ‘성공과 실패’ ‘미래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각 대표들이 자신의 경험담과 그로부터 깨달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테크42)

이날 행사는 크게 ‘도전의 시작’ ‘성공과 실패’ ‘미래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각 대표들이 자신의 경험담과 그로부터 깨달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질문은 처음 해외 시장에 도전했을 때 가장 막막했던 순간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전날 귀국해 여독이 역력해 보이는 에이슬립의 이동헌 대표였다. 이 대표는 “누구나 잠을 측정하고 이해해서 더 나은 잠을 만들게 하겠다는 비전 하에 이끌어온 기업”이라는 회사소개와 함께 해외 진출 초기 당시 느낀 점들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시장에서는 관계나 신뢰 같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저희 경우는 코리아 컨퍼런스 통해서 해외 진출을 시작했던 게 시작이었어요. 물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 했지만 당시만 해도 해외 네트워크와 아무런 관계 형성도 되지 않은, 단지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제품을 써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상태였죠. 그로 인해 저는 큰 어려움을 겪었고 다시 관계를 쌓고 신뢰를 가져 나가는 노력을 통해서 고객사를 하나씩 모아 나가면서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프트바이오의 남기훈 대표의 경우는 당장 아침에 입국해 행사장으로 달려온 상황이었다.

시프트바이오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분야는 특히 각국의 규제 상황이나 시장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프트바이오는 모든 것을 홀로 하기보다 능력 있는 파트너를 찾는데 집중했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저희 분야는 결국 누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가 중요해요. 신약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는 비용은 3년 전 기준으로 약 3조원이 비용이 들어가고, 기간은 최소 10년 입니다. 저희는 그런 하이 리스크를 견디며 약을 개발하는 빅파마(Big Pharma, 거대 글로벌 제약사)에게 선택받는 것이 중요하죠. 저희 같은 작은 벤처가 끝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은 공동 개발할 수 있는 파트너, 탄탄한 재정을 갖고 함께 임상 개발을 할 수 있는 빅파마를 잡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남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다고 해도 거래를 결정할 수 있는 결정권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중간관리자부터 최종 리더십까지 설득할 수 있는 네트워킹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코리아 컨퍼런스의 도움을 실제 많이 받았다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성공과 실패의 교차로, “실패를 어떻게 해석하고 조직을 세우는가”

마인드AI 이정환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요소로 ‘인력’과 ‘펀딩’을 꼽으며 말을 이어갔다. (사진=테크42)

이야기는 자연스레 실패의 경험담으로 넘어갔다. 현재 저마다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들 다섯 스타트업 역시 한 번의 성공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아홉 번의 실패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 마인드AI 이정환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요소로 ‘인력’과 ‘펀딩’을 꼽으며 말을 이어갔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인력, 좋은 파트너, 혹은 좋은 코파운더나 CTO를 영입할 것인가가 중요하죠.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영입했는데 퍼포먼스를 보면 생각과 다르게 저조한 경우도 있죠.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 사람은 어떻게 내보내야 할지, 또 대체할 사람은 어떻게 찾을 것인지 등 인재 확보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고 실패가 엄청나게 있었던 것 같아요.”

스타트업으로서 투자 유치 역시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의 경우는 실리콘밸리에서 매일 3회의 투자자 미팅을 2주 동안 소화했다. 무수한 ‘No’와 마주하면서 신념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왜 이 사람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 이유를 ‘스토리텔링의 오류’라고 말했다.

“좋은 기술도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정 받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물론 그 바탕에는 당연히 좋은 기술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 하죠.  저희 기술은 분명 경쟁력이 있었지만 그에 맞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했어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코파운더와 CEO 뿐입니다. 이 고민을 처음부터 했고 이걸 왜 만들었고 남들보다 어떻게 훌륭한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뛰어나고 어떻게 보완하고 세일즈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했죠. 당시 저는 이런 준비가 전혀 안됐어요. 첫 창업도 아니었고 엑시트도 해봤지만, 모든 상황과 환경이 다르고 듣는 사람도 다른데, 하나의 피칭을 놓고 사람마다, 분위기에 따라 답변하고 대응하는 유동성 있는 준비가 많이 부족했죠.”

이장원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앞서 두 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첫 번째는 쓰디쓴 실패를, 두 번째는 7년 정도 키워오다 다시 콘텐츠테크놀로지스로 세 번째 창업을 시도했다. (사진=테크42)

함께 한 다섯 스타트업 대표 모두 연쇄창업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실패 경험에 모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콘텐츠테크놀로지스의 이장원 대표 역시 마찬가지 였다. 그는 앞서 두 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첫 번째는 쓰디쓴 실패를, 두 번째는 7년 정도 키워오다 다시 콘텐츠테크놀로지스로 세 번째 창업을 시도했다.

“이정환 대표님 말씀처럼 사업을 하면서 무수한 실패와 좌절을 마주하는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을 통해 스토리텔링 노하우나 팁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사업과 실패를 바라보는 마인드를 얻게 되는 부분도 있죠. 초기 자본 조달을 위해 무수한 VC를 만나고 거절당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어요. 특히 성사 직전 투자 유치가 좌초되는 순간에는 심적인 어려움을 너머 비즈니스 차원의 데미지도 있다보니 그런 순간순간들이 힘든 고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투자 미팅을 나갔을 때 ‘기대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기대하지 않으면 좌절도 안 할 테니까요. 그러면서 조금 초연하게 실패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굳은 살이 생긴 거죠.”

사회를 맡은 모노플렉스의 석민철 대표 또한 미국 모노플렉스 2호점을 오픈 할 당시의 암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사진=테크42)

사회를 맡은 모노플렉스의 석민철 대표 또한 미국 모노플렉스 2호점을 오픈 할 당시의 암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고급 호텔에 할리우드  개봉작을 오픈할 모든 준비를 끝냈지만, 호텔 1층이 물에 잠기는 불상사가 발생해 신을 원망할 정도였다고. 시급히 복구해 개봉작 상영 일정을 맞춰야 했지만, 호텔 입장에서 모노플렉스의 상황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상황을 수습하고 일정을 조절해 오픈을 해야 했다고.

시프트바이오의 남기훈 대표는 “아직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할 시기는 아닌 듯하다”며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느끼는 생각들을 창업 초기 자신의 심정을 예로 들며 털어놨다. 

“제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이 기술로 사업화하면 다들 놀랄거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저만의 착각이었던 거죠. 현재 저희 기술은 처음 시작했을 때와 180도 바뀐 상황입니다. 시장의 니즈에 맞춰 바꿔가는 과정에서 창업가에게 항상 동반되는 단어는 불확실성이죠. 처음에는 너무 행복할 것만 같았지만, 지난 4년을 돌아보면 매 과정과 순간이 내 자신을 낭떨어지에 미는 느낌이었어요. 다들 마찬가지시겠지만 워라밸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인건 맞지만, 요즘은 건강도 좀 챙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실패 관점에서 보면 연구 특성상 매일이 실패의 연속입니다(웃음).”

이렇듯 창업 이후 사업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없는 대표는 없다. 그럼에도 이날 함께 자리한 대표들이 공통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탔을 것 같은 대표’로 지목한 것은 다름 아닌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다. 이 대표는 “일단 살아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말로 의미심장한 말문을 열었다.

“저도 장미빛 미래를 보고 창업을 했지만, 다 망했죠. 그러다 다행히 풀고 싶은 문제를 발견하게 됐고, 그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며 좋은 펀딩이 이뤄졌고, 2022년 5월유동성 위기가 온다고 할 때에도 수백억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죠. 그때 저는 제 오만함의 끝을 봤습니다. 다들 시장이 어렵다는데 돈이 순식간에 모였고 납입도 금방됐으니까요.  제가 맞다는 확신이 드는 거죠. 결론적으로 지난해 1월에 50% 이상 구조조정을 했고요. 그리고 창업자들 간의 큰 갈등이 생겨 그게 언론에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끼리 다툼도 일어났고요.  사실이 아닌 얘기가 사실인 것처럼 시장에 돌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을 서퍼(Surfer)에 비유했다.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패들이 필요하고 좋은 파도가 자주 일어나는 바다도 찾아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퍼라는 것이다.

“서퍼가 서 있고 살아 있어야 해요. 파도가 오지 않더라도 기다리고 버티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저 역시 지난해 1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잃었고 투자자의 돈은 제 돈도 기업의 돈도 아닌, 빛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빛을 이용해 미래 가치를 높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죠. 그때부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제가 풀고 싶은 문제, 버티는 방법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반성하며 하나씩 문제를 풀어오고 있습니다. 또 제 스스로와 사람들에게 솔직해졌죠. 그 전에는 매번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일종의 아바타를 만들었던 거죠. 하지만 솔직해 지니 더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더군요.”

미래를 위한 조언, “네트워크·신뢰·스토리, 그리고 ‘버티는 마음’”

이정환 대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용기 있게 승부를 보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테크42)

어느덧 대화는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대표들은 저마다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무수히 많은 예비 창업자들, 이제막 창업에 나선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마인드AI 이정환 대표는 “남들이 안 하는 것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AI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IBM에서 왓슨(Watson)이 나올 당시였어요. 그때 AI와 지금의 AI는 하늘과 땅 차이였죠. 당시 AI를 접한 저는 인공지능이 전혀 똑똑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제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은 스스로 뭘 할 줄 알아야 하는데, 당시에는 계산기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죠. 그때 저는 지능(intelligence)이 추론하는 능력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걸 파고드는 사람이 당시에는 없었죠. 제 생각에 그런 생각을 막는 장벽은 딱 한 가지예요. 없는 것을 하려는 용기죠. 사실 그게 어렵거든요.”

콘텐츠테크놀로지스의 이장원 대표는 토스 이승건 창업자의 말을 언급했다.

“이승건 창업자가 토스를 창업하기 전 여덟 번째 사업을 실패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승건 창업자는 여덟 번 실패했을 때 자신과 토스를 만들었을 때 자신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했죠. 저도 비슷했더 것 같아요. 2021년에 콘텐츠테크놀로지스를 창업하고 이 회사를 중심으로 컴퍼니 빌딩을 한 회사들을 포함하면 통합 4500억원 정도의 투자 유치를 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전 두 번의 창업 때는 35억 정도였죠. 그때의 저와 이후 현재 회사를 창업해 일궈 나간 저는 다른 사람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결국 핵심은 지금 시대적인 타이밍을 살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판에서 게임을 해야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외에도 이정환 대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용기 있게 승부를 보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이동헌 대표는 “스타트업은 매일 매일이 전쟁”이라며 “난관 속에서 대표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가 흔들리면 직원들과 주위 사람들은 더 불안해 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계속해서 반성하고 듣고 성찰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무수한 실패 속에서도 오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최고의 속도를 내는 것이고 다시 내일을 꿈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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