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이 의미하는 것

[AI요약]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막대한 데이터 센터와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상 최고 수준의 채권 발행을 단행하면서 시장의 과열 현상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0년 만기 채권이 발행됐다는 사실 자체로 AI 시장에 거품이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는 지적이다.

알파벳이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100년 만기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했다. (사진=구글)

알파벳이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100년 만기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하면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의 100년 만기 파운드화 채권(sterling bond) 발행의 이유와 전망에 대해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이 12일 보도했다.

알파벳의 첫 파운드화 채권 발행인 이번 100년 만기 채권은 총 200억달러(약 28조7180억원) 규모의 다양한 통화, 여러 만기 채권 발행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발행은 달러, 유로, 파운드 등 다양한 통화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스위스 프랑으로 발행된 첫 채권도 포함됐다.

이로써 알파벳은 옥스퍼드 대학교, 웰컴 트러스트, EDF 에너지, 멕시코 정부 등과 함께 파운드화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소수의 기업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기업의 100년 만기 채권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채권은 기업보다는 정부 기관에서 더 흔히 발행되고 있다. 수요가 주로 장기 부채를 충당하려는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발생되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10억파운드(약 1조9662억원) 규모의 채권은 100년 만기 채권이 주문량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수요를 기록했으며 이자율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120bp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에 따르면 2월 첫째주 기준 올해 자본지출(CAPEX)은 1850억달러(약 265조40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토지·건물·설비 등 고정자산을 구매·유지·개량하는데 드는 자본적 지출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채권 발행이 신용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장기적인 데이터 센터 수요가 불확실하며 급격한 기술 변화로 인해 해당 분야에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를 둘러싼 시장 거품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00년 만기 채권이 발행됐다는 사실 자체가 거품이 팽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증거라는 지적이다.

오라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들도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빅테크들의 총 채권 발행액이 향후 5년간 약 3조달러(약 430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알파벳의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이 자금 조달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알파벳이 막대한 데이터 센터와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상 최고 수준의 채권 발행을 단행했다. (사진=구글)

알파벳이 AI 투자 확대를 위해 장기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흥미로운 전략으로, 보험 및 연금 수요를 공략하고 달러화 시장의 과포화를 피하기위해 자금 조달원을 다각화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신용 등급이 높은 알파벳과 같은 기업이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도모할 가능성도 크다. 알파벳이 파운드화 채권을 발행한다는 사실은 영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조달을 다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될수 있다.

또한 이번 채권 발행이 알파벳이 향후 100년 이상 지속적으로 혁신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에 기반한 투자라는 분석도 크다. 한 기업이 향후 100년 동안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정부조차도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빌 블레인 윈드시프트캐피털 CEO는 “이번 알파벳의 채권 발행은 AI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공공 및 민간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례 없는 규모의 부채 조달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파벳은 비교적 높은 이자율의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했다”며 “해당 채권은 영국 보험사와 연기금이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했던 수요”라고 분석했다.

사이먼 프라이어 프리미어미톤 채권 펀드 매니저는 “100년 만기 국채 발행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며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엄청난 부채 행렬은 과거 목격했던 수많은 상황, 특히 특정 테마에 매료돼 그 테마를 극단적으로 따르면서 정작 무엇을 사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시장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부채와 국가부채는 극명하게 다르다”며 “정부는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국가 부채는 일반적으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낮지만, 기업은 목표 미달이나 기술 변화와 같은 주식 시장과 유사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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