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NH투자증권과 손잡고 기술기업의 투자 연계 확대에 나섰다. 산기협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NH투자증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유망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6년 KOITA-NH투자증권 IR DEMODAY’를 개최했다.
이날 데모데이는 ‘기술+자본, 가치의 한계를 넘다(Beyond Tech, Above Value)’를 주제로 진행됐다. 총 150개 신청기업 가운데 경쟁을 거쳐 선정된 8개 기업이 무대에 올랐고, NH투자증권을 비롯한 VC(벤처캐피털)와 AC(액셀러레이터)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기술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했다.
참여기업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소에너지, 배터리, 로봇, 의료·센서 등 미래 산업 분야에 걸쳐 있었다. 발표 기업들의 공통분모는 ‘검증 가능한 딥테크’였다. 에너지·소재 기업은 배터리 수명과 수소 회수 문제를, 센서·의료 기업은 안전과 조기 위험 탐지를, AI·로봇 기업은 제조·서비스 현장의 자동화 병목을 겨냥했다.
에이코트, 파우더 ALD로 배터리·수소·반도체 소재 시장 공략

에이코트는 파우더 ALD(Atomic Layer Deposition, 원자층 증착)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촉매와 이차전지 양극재 등 나노 소재를 개발하는 에너지 소부장 전문기업이다. 심준형 에이코트 대표는 ‘원자 단위의 혁신으로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업’으로 자사를 설명했다.
심 대표는 에이코트의 핵심 기술을 ‘입자 하나하나에 원자층 수준의 초박막을 균일하게 입히는 파우더 ALD’로 정의했다. ALD는 반도체 공정에서 널리 쓰이는 원자층 증착 기술이다. 에이코트는 이를 반도체 웨이퍼가 아니라 배터리 양극재, 수소 촉매, CNT(Carbon Nanotube, 탄소나노튜브), 나노파이버 기반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펠리클 소재 등 분말 소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ALD는 지금까지 개발된 코팅 기술 가운데 가장 얇은 막을 만들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저희가 조절할 수 있는 최소 막 두께는 원자층 하나 수준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을 반도체가 아니라 파우더 소재에 적용한다는 점입니다. 전극 소재가 뭉친 상태가 아니라 하나하나 분리된 상태에서 균일하게 코팅돼야 배터리 수명 개선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에이코트는 한 번에 10kg의 파우더를 처리할 수 있는 자체 장비를 개발했으며, 장비 한 대 기준 연간 1~10톤 단위 처리도 가능하다. 또 촉매 소재를 전기화학 분리막 셀 형태로 가공하는 파일럿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 고객사와 PoC(Proof of Concept, 개념검증) 및 구매가 진행되고 있다.
심 대표는 “파우더 ALD는 배터리, 수소, 반도체 소재처럼 업황이 서로 다른 시장에 적용될 수 있다”며 기술 적용 분야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에어메터, 실시간 바이오에어로졸 탐지로 감염 통제 인프라 제시

에어메터는 실시간 바이오에어로졸(Bio-aerosol, 생물성 에어로졸) 탐지 기술을 통해 병원 내 2차 감염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지능형 감염 통제 솔루션 기업이다. 마병인 에어메터 부사장은 ‘보건 안보’를 에어메터의 사업 키워드로 제시했다.
핵심 기술은 레이저 기반 생물형광(Biofluorescence) 검출이다. 장비가 공간의 공기를 흡입한 뒤 단파장 레이저를 조사하면 먼지는 산란 반응을 보이고, 살아 있는 미생물성 입자는 생물형광 신호를 낸다. 에어메터는 이 차이를 활용해 먼지와 생물성 입자의 신호를 구분하고, 공간 내 부유 미생물 농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계수한다.

“저희 장비는 공간의 공기를 빨아들여 레이저 초점에 먼지와 미생물이 얼마나 지나가는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합니다.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에서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부유 미생물 농도가 순간적으로 피크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희는 이를 단순 측정에 그치지 않고 센싱, AI 분석, 현장 대응으로 연결하려고 합니다. 환자가 발생한 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 미생물 농도가 높아지는 단계에서 먼저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에어메터는 이 시스템을 AISS(Air Intelligence Surveillance System, 공기 지능 감시 시스템)로 명명했다. 공기 중 미생물 농도 단계에 따라 의료진 행동 수칙과 임상 대응 기준을 제안하고, 월간 리포트와 스마트앱을 통해 공간별 위험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마 부사장은 “자동차용 바이오센서, 병원, 다중이용시설, 국방, 바이오 생산시설, 반도체 클린룸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윈, 버려지는 전해 부생수소 회수해 에너지화

유니윈은 전기화학 기반 전해 장치 제작·공급과 함께, 전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회수해 에너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수소에너지 기업이다. 신기하 유니윈 이사는 자사를 ‘전해 장치와 부생수소 에너지화 기술을 결합한 기업’으로 소개했다.
유니윈은 해수담수화 플랜트, 발전 플랜트, 석유화학·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선박평형수, 먹는 물 소독 등 산업용 수처리 영역에 전해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이 시스템은 바닷물 속 생물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현장에서 NaOCl(Sodium Hypochlorite,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생성·공급하는 장치다.

“모든 전해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수소가스를 부산물로 생성합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전해 시스템의 수소는 대부분 대기 중으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저희 기술은 추가 공정 없이 발생 수소를 회수해 에너지화하는 방식입니다. 전해 시스템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저희는 그린수소로 설명하고 있으며, 수소경제 확대와 맞물려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신 이사는 이 기술을 한국중부발전 현장에서 검증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해수담수화 관련 기관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니윈은 한국중부발전의 보령·신보령·신서천 전해 설비에 기술을 적용할 경우 2027년부터 연간 500톤 규모의 부생수소 확보와 5GWh(Gigawatt-hour, 기가와트시) 규모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등 해수담수화 설비가 많은 중동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너센서, MEMS 기반 방산 압력센서·수소센서 국산화

이너센서는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미세전자기계시스템) 설계 기술 기반의 방산 전투기 압력센서와 수소 안전 관리용 가스센서를 개발하는 반도체 센서 전문기업이다. 강문식 이너센서 대표는 “AI가 뇌라면 센서는 데이터를 입력하는 신경계와 같다”며 센서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너센서는 2015년 창업 이후 LG전자 협력사로 출발했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현대차 넥쏘 2세대용 수소 가스센서를 55만 개 공급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다만 강 대표는 현대차가 이후 센서 구동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해외 제품이 채택됐고, 이너센서는 차세대 국산화 제품으로 다시 공급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센서 산업은 아직 국산화가 매우 취약한 분야입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센서 부품의 상당 부분은 유럽, 미국,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방산용 피토 튜브에 들어가는 핵심 압력센서를 국내에서 국산화한 기업입니다. KF-21, FA-50, T-50 등 국산 항공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부품 국산화 수요도 본격적으로 생기고 있습니다.”
이너센서가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방산용 피토 튜브(Pitot Tube) 압력센서와 수소 누설 감지 센서다. 강 대표는 해외 제품이 독점하던 영역에서 영하 70도 환경 평가를 통과하는 압력센서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소센서 분야에서는 낮은 농도의 수소 누설을 빠르게 감지하는 모듈형 센서를 개발하고, 현대차, 미코파워, 포스코 등과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헥스에이아이랩스, 계측 부담 낮추는 반도체 공정 AI 제시

헥스에이아이랩스는 반도체 장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박막 특성과 공정 이상 여부를 예측하는 도메인 지식 기반 AI 알고리즘 개발 기업이다. 김진우 헥스에이아이랩스 대표는 자사를 ‘대한민국 K반도체의 소버린 AI(Sovereign AI, 자주형 인공지능)를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대표 제품은 반도체 공정 AI 알고리즘 ‘콜럼버스 1.0’이다. 콜럼버스는 ALD 공정 파라미터, 성장 메커니즘, 프리커서(Precursor, 전구체) 케미스트리 등 반도체 공정 도메인 지식을 학습해 박막 두께와 전기적 특성을 예측한다. 웨이퍼 전면의 다수 포인트를 예측하고, 이상 감지 지수를 통해 정상·비정상 공정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저희 알고리즘은 단순히 데이터를 넣고 결과를 뽑는 방식이 아닙니다. ALD 성장 메커니즘, 키네틱스, 표면 커버리지 같은 반도체 공정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나 장비가 달라도 공정의 물리적 의미를 반영해 높은 예측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계측 부담을 줄이고, 싱글 클릭으로 웨이퍼 특성 예측 결과를 확인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김 대표는 특정 박막 예측 과제에서 99% 이상의 예측 정확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Q&A에서는 기존 계측 장비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계측률을 낮추고 APC(Advanced Process Control, 첨단 공정 제어)를 AI로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헥스에이아이랩스는 알고리즘 라이선스,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구독, 데이터 분석 서비스, PoC 비용 등을 사업 모델로 제시했다.
쿳션, 로봇 앱 허브 ‘피오노이드’로 피지컬 AI 플랫폼 도전

쿳션은 다양한 로봇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로봇 간 호환성과 확장성을 위한 AI 로봇 앱 허브 ‘피오노이드(Pionoid)’를 구축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물리 인공지능) 로봇 솔루션 기업이다. 이민석 쿳션 대표는 현재 로봇 시장의 한계를 ‘하드웨어보다 운용 플랫폼의 부재’에서 찾았다.
이 대표는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가 달리기, 권투, 조리 등 특정 기능을 시연하더라도 하나의 로봇이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러한 기능을 ‘로봇 앱’으로 보고, 이를 개발·설치·교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봇을 도입해 사람을 줄이려고 했는데, 로봇을 작동시키기 위해 다시 사람이 필요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찾은 답은 플랫폼이었습니다. 주문부터 조리, 결제까지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피오노이드는 로봇 앱을 쉽게 개발하고, 필요에 따라 다운로드하거나 교체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입니다.”

쿳션은 피오노이드를 내부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바리스타 로봇, 조리 로봇, 용접 로봇, 팔레타이징(Palletizing, 적재 자동화) 로봇 등을 개발해 왔다. 특히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와 바리스타 로봇을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플랫폼의 범용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쿳션은 AI 오더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현실 공간의 디지털 복제) 기능을 결합해 주문부터 로봇 제어까지 사람의 개입을 줄이는 매장 자동화 모델을 제시했다.
필드아이, 자기장 영상으로 배터리 내부 결함 진단

필드아이는 자기장 기반 영상 분석으로 배터리 내부 결함을 진단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개발·사업화하는 신생 검사·진단 기업이다. 오가준 필드아이 대표는 자사를 ‘배터리 진단 분석 장비, 인라인(In-line, 공정 내 연속 검사) 자동화 검사 시스템, 진단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설명했다.
필드아이의 핵심 기술은 MFI(Magnetic Field Imaging, 자기장 영상화) 기반 배터리 진단이다.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가 흐를 때 형성되는 자기장 분포를 실시간으로 영상화해 미세 단락, 덴드라이트(Dendrite, 수지상 결정), 이물질 등 국부 결함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은 미세 단락과 내부 결함에서 시작됩니다. 기존 검사는 전기적 특성 분석에는 유용하지만, 내부의 국부 결함이나 전류 집중 위치를 직접 가시화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는 배터리 주변 자기장 분포를 영상화하는 MFI 기반 고속 자동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파괴·비접촉 방식으로 사용 후 배터리 선별과 제조 공정 검사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필드아이는 사용 후 배터리 선별 시장과 제조 공정 인라인 검사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 사용 후 배터리는 OCV(Open Circuit Voltage, 개방회로전압), 내부저항, 용량 등 기본 테스트를 거친 뒤 MFI 기반 검사를 통해 자기장 분포와 국부 결함을 추가 분석한다. 제조 공정에서는 에이징 공정 등 기존 검사 단계에 MFI 기술을 접목해 초기 불량 선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하비카디오, PWR 기반 비침습 심혈관 위험 평가 기기 개발

하비카디오는 PWR(Pulse Wave Transit Time Ratio, 맥파전달시간비) 기반 비침습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기기와 심혈관계 AI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서진식 하비카디오 대표는 ‘비침습 방식의 AI 심혈관 위험 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 대표는 대동맥 건강을 설명하며 사업의 필요성을 짚었다. 건강한 대동맥은 심장이 수축할 때 압력을 완화하고 이완기에는 혈류 흐름을 유지한다. 그러나 노화나 질환으로 대동맥 탄성이 떨어지면 대동맥 경직도가 높아지고, 이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1차 의료 현장에서 대동맥 경직도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혈관 건강도 정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심혈관 질환을 더 잘 예측하려면 대동맥 경직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PWV 방식은 거리를 사람이 직접 재야 하기 때문에 검사자 숙련도와 편차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희 PWR 방식은 거리를 측정하지 않고 네 개의 맥파 센서를 이용해 시간의 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누가 검사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설계됐습니다.”
하비카디오의 제품명은 아이플렉스다. 서 대표는 아이플렉스가 의료기기 전자제품 시험검사 절차에 들어가 있으며, 올해 말까지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비카디오는 신체 순환계 모델링과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향후 아이플렉스에서 수집되는 임상 맥파 데이터와 결합해 종합 AI 분석 기기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