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없이 성장!'...데이터로 성장하는 D2C

150조원에 달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 네이버, 이마트몰 등 대형 플랫폼들이 '땅 따먹기'를 하는 와중에, 플랫폼 바깥에서는 제품 제조 기업들이 D2C 비즈니스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D2C(Direct-to-Consumer)는 제조사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백화점과 같은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가 거대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비즈니스에서 제조하는 생산자가 유통을 통한 판매자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D2C 모델은 판매 가격 경쟁이 치열한 패션 의류 브랜드에서 시작됐다. 제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 가격 경쟁력과 실질적 매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D2C 성공 사례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가 있다. 지난 2019년 나이키는 아마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자사몰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세웠고, 2020년 나이키 총 매출 중 소비자 직접 판매 비중은 약 33%, 2021년 6월 기준으로 글로벌 전체 매출의 약 50%를 자사 사이트를 통해 올리고 있다.

게다가 대형 플랫폼의 일방적인 할인 정책이나 프로모션에 끌려 다니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의 브랜드 가치도 유지할 수 있다.

미국 시장 D2C 시장

물론 이전에도 D2C와 유사하게 제조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자사몰은 운영됐다. 그러나 '데이터'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만들어냈다.

최초의 고객 데이터, 1966년 나이키의 첫번째 직원 제프 존슨(Jeff Johnson)이 기록했던 고객 카드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제프 존슨의 고객 카드에는 나이키 신발 구매 고객들의 발사이즈는 물론 특징, 부상 여부 등이 기록되어 있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의 벽이 낮아지면서 자사몰에 방문하거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들의 취향이나 특성을 분석해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통해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해야만 알 수 있었던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타깃 설정까지도 자사몰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D2C의 시작은 '데이터', 구독 경제까지 이어져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상의 기준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성장한 구독경제에도 영향을 받았다. 제조사는 D2C 전략으로 보다 빠르게 소비자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공급해 ‘구독 서비스’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전략으로 면도기 스타트업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은 시장 1위 질레트를 몰아내기도 했다. 달러쉐이브클럽은 자사몰을 통해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면도기 종류를 선택하며 면도날을 배송해줬다. 가격은 질레트보다 60%나 저렴했다.

국내에서도 성공 사례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2019년 오픈한 CJ 의 D2C 사이트 ‘CJ 더마켓’은 오픈 1년 만에 연 매출 7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동원은 온라인몰 D2C 사이트 ‘동원몰’을 오픈해 약 20%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데이터 알아야만 진짜 내 고객 알 수 있다"

D2C 시장이 커지자, 자사몰을 통한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직접 판매 현황 분석’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D2C 비중을 늘려 고객 접점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분석 솔루션에도 주목된다. '카페24'는 자사몰 약 180만 개의 호스팅을 제공하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을 마친 '플래티어'도 중·대형 제조 기업을 타깃으로 한 D2C 플랫폼 '엑스투비(X2BEE)'를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봉교 플래티어 그루비 사업부 이사는 "자사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실제 고객을 알 수 있다"며 "고객 데이터 추적으로 통한 개인화 마케팅 전략이 D2C 시장에서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트럼프 약속에 '삼전닉스' 비명, 또 다시 꺼내 든 반도체 관세

지난 10월 1일 오클라호마주 듀런트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가지 약속을 다시 꺼냈다. 공화당이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지키면 미국 성인 시민 전원에게 5,000달러(약 670만 원)를 주겠다는 것이다.

AI 위험 경고 커지는데 경쟁은 더 빨라진다…손정의·딥시크·미국 ‘SIF’가 보여준 역설

AI 모델이 강력해질수록 안전장치와 통제에 대한 요구는 커진다. 동시에 경쟁자가 빠르게 추격할수록 어느 국가도 개발 속도를 쉽게 늦추기 어렵다. 손정의의 경고와 딥시크의 추격, 미국의 SIF 출범은 지금 글로벌 AI 산업이 맞닥뜨린 이 역설을 동시에 보여준다.

약봉지 5개 넘긴 날, 당신의 몸에서 일어난 일

2022년 국회 자료를 보면 두 달 이상 10가지 넘는 약을 먹는 사람이 113만 명이다. 그 중 65세 이상이 90만 명이다. OECD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75세 이상 고령자 중 70.2퍼센트가 3개월 이상 5개 넘는 의약품을 만성적으로 복용한다.

[K-AX는 지금] AI를 ‘배우는’ 단계에서 업무에 ‘심는’ 단계로…김도경 넥스트젠에이아이 대표가 말하는 AX

기업들의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이 빨라지면서 생성형 AI 교육이나 사내 챗봇 도입,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PoC)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교육을 받은 직원이 실제 업무에서 AI를 계속 사용하는지, 실험 단계에서 만든 시스템이 기존 업무와 연결되는지,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조직이 스스로 AI를 운영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넥스트젠에이아이는 바로 이 간극을 사업 기회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