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답’을 대신하는 마케팅 시대…클릭은 줄고 ‘대화’가 돈이 된다

  • 쿠키 붕괴·생성형 검색 확산, 마케팅 권력 이동 본격화
  • 네이버·카카오·쿠팡까지 대응 가속…향후 1~2년이 분기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보 탐색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광고와 마케팅의 작동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검색 결과를 비교해 클릭하던 구조는 약화되고, AI가 제시하는 요약·추천·응답이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노출’과 ‘트래픽’ 중심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셈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보 탐색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광고와 마케팅의 작동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26년 기업의 마케터들은 AI 기반의 신규 광고 시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사진='DMI 2026 콘퍼런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광고 시장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광고 시장 규모는 약 18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디지털 광고 비중은 이미 70% 중후반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쿠키 기반 타기팅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기존 디지털 광고의 효율성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고, 기업들은 새로운 고객 접점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검색 환경의 변화는 특히 체감도가 높다. 이용자들은 더 이상 키워드를 조합해 정보를 찾기보다, AI에게 질문하고 즉각적인 해답을 얻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검색엔진 최적화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AI가 참고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콘텐츠와 데이터 자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국내 주요 플랫폼과 유통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 콘텐츠 전반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이용자 체류와 응답 경험을 강화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서비스 전반에 AI 추천과 대화형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과 신세계그룹 역시 멤버십과 자체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며 외부 광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AI 쇼핑 가이드 동비 전과 후의 매출, 판매량 분석. (사진=국민대학교 플랫폼 SME 연구센터)

콘텐츠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가격 중심 메시지보다 시각적 몰입과 맥락을 함께 제공하는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용자가 참여하고 반응하는 구조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와 생산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브랜드와 이용자가 함께 만드는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고객의 쇼핑 여정에 기업이 함께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직접 보유한 미디어와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외부 플랫폼 알고리즘 변화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사 앱·웹·멤버십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단기 광고 효율보다 장기적인 신뢰와 반복 이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소비자 행동 변화 역시 뚜렷하다.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이용자들은 복잡한 비교보다 즉각적인 만족과 직관적인 경험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구매 이후가 아닌 이용 과정 전반에서 작은 보상과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와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늘리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향후 1~2년은 국내 마케팅 전략의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는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의 승부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얼마나 신뢰 있는 대화와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클릭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광고 시장이 ‘대화’와 ‘관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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