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lysts of Innovation]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 “미친 실행력으로 세상의 ‘Wow’를 만들어 낼 창업자들과 함께 합니다”

단독 대표 체제의 퓨처플레이, ‘투자 본질’에 집중… 사업 구조 효율화·글로벌 지원 강화
AUM 2770억원, 총 투자 스타트업 260개사…투자 영역 확장, 글로벌 진출 지원도 집중
VC는 창업가들의 카운터파트… 최고의 창업자들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투자사 지향

[편집자주]

국내·외 상황이 엄중하지만, 혁신을 향해 달리는 스타트업의 시계는 멈춤이 없다.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향해 승부수를 띄우는 스타트업들에게 AC(액셀러레이터)와 VC(벤처캐피탈)의 조언과 지원은 큰 힘이 된다. 즉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들은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2025년 연중 기획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활약하고 있는 혁신의 촉매자들(Catalysts of Innovation)을 만난다.

'10년내 인류의 삶을 바꿀 스타트업들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만든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2013년 창립 이후 딥테크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해온 퓨처플레이가 새 전환점을 맞았다. 창업자인 류중희 전 대표가 새로 설립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 스타트업 ‘리얼월드’ 대표로서 현장에 복귀하며 지난 4월부터 공동대표였던 권오형 대표 중심의 단독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2013년 창립 이후 딥테크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해온 퓨처플레이가 새 전환점을 맞았다. 창업자인 류중희 전 대표가 새로 설립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 스타트업 ‘리얼월드’ 대표로서 현장에 복귀하며 지난 4월부터 공동대표였던 권오형 대표 중심의 단독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숨 가쁘게 진행되는 격변의 시기 속에서 퓨처플레이가 향후 어떤 방향을 모색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지난 2022년 액셀러레이터(AC)에 이어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까지 취득하며 창업 생태계에서 역할을 확대해 온 퓨처플레이는 스타트업 발굴과 초기 투자를 넘어, 성장 전반을 지원하는 투자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 기준 퓨처플레이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27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2년간 약 1700억 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양적 확장과 동시에 퓨처플레이는 ‘투자 본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며 질적 성장을 병행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기준 퓨처플레이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27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2년간 약 1700억 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퓨처플레이는 이 같은 양적 확장과 동시에 ‘투자 본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며 질적 성장을 병행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퓨처플레이 공채 1기 출신으로 입사 10년 차를 맞은 권오형 대표가 있다. 그는 2015년 퓨처플레이에 합류한 뒤 투자 전략과 성과 체계를 설계하고, 2022년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는 단독 대표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다.

공동대표 취임과 AC·VC 듀얼 체제를 구축한 시기가 일치하는 것은 이미 당시부터 그의 주도 하에 퓨처플레이의 미래 청사진이 그려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단독 대표로 나선 권 대표의 일성은 “퓨처플레이는 기술과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1등이 될 수 있는 혁신 스타트업과 함께하고자 한다”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체제 개편을 계기로 퓨처플레이의 새로운 미래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퓨처플레이의 창업 DNA를 고스란히 이은 권오형 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다음 10년의 방향을 설정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테크42는 퓨처플레이 단독 대표로서 첫 해를 보내고 있는 권오형 대표를 만나 그의 지난 여정과 향후 퓨처플레이가 나아갈 방향성을 들어봤다.

딥테크에서 글로벌로, 퓨처플레이의 ‘페이즈3’가 시작됐다

“큰 틀에서 바뀐 건 없습니다. 다만 조금 더 선택과 집중을 하는 중이죠. 사실 단독 체제 전환 전부터 이미 방향성에 대한 합의는 끝난 상황이예요. 그간 퓨처플레이라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창업자들에게는 ‘딥테크 초기 투자사’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그 외에도 투자 포트폴리오는 다양해요. 정체성에 대한 키워드를 이야기 하자면 이제는 테크보다는 글로벌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죠.”

퓨처플레이 단독 대표로 나선 지 약 4개월. 권 대표는 이전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이라는 보다 분명한 키워드를 언급했다. 실제 퓨처플레이는 한국의 강점이 뚜렷한 콘텐츠, K-뷰티, K-방산 영역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다. 권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한국에서 시작하지만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창업자’를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다’는 방향성은 사실 퓨처플레이 설립 당시부터 유지된 것이기도 하다.  투자자로서 단순히 유망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컴퍼니 빌더로서 직접 창업자의 초기 설계에 참여하고,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시장 확장을 도모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그 사이 변화도 있었다. 권 대표는 이를 세 단계(Phase)로 설명했다.

권 대표는 이전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이라는 보다 분명한 키워드를 언급했다. 실제 퓨처플레이는 한국의 강점이 뚜렷한 콘텐츠, K-뷰티, K-방산 영역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다. 권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한국에서 시작하지만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창업자’를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테크42)

“설립 초기에도 투자를 하긴 했지만 관점 자체는 컴퍼니 빌더로서의 투자라는 정체성이 있었어요. 굉장히 뾰족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엽적인 투자 비율을 가지고 있었죠. 물론 그 덕분에 테크 전문이라는 저희의 브랜드가 생겼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후 펀드도 만들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내부 사업을 시도한 것이 저희 페이즈2였죠. 그런 실험들을 통해 배움을 얻었고요. 지금은 페이즈3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돈을 넣고 조금 성장하면 회수하는 개념보다는 좀 더 투자에 집중하되, 저희 고유의 정체성인 컴퍼니빌더로서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이죠. 저희가 선택한 스타트업에 단기간에 인적 네트워크와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어요. 투자를 열심히 하면서 저희가 원래 가지고 있던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더 강화하고 있는 거죠. 장기적으로는 이 방향이 회사가 더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권 대표 단독 체제의 퓨처플레이는 민첩함을 더욱 강조하는 듯했다. 글로벌 경제 체제와 기술 분야의 격변이 동시에 진행되는 최근의 상황을 봤을 때 빠른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행보는 꽤 시의적절하게 보인다.

권 대표는 재차 “기술과 시장 흐름을 읽는 안테나를 넓히고, 투자 이후에도 우리가 얼마나 조력자로서 옆에 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1채 1기에서 단독 대표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에 뿌리내린 시간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퓨처플레이 공채 1기로 입사해 단독 대표 자리에 오른 권오형 대표는 스스로의 여정을 ‘정체성 재정립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권 대표의 커리어는 딜로이트의 회계사로 시작됐다. 남부럽지 않은 직업이었지만, 그는 일을 하면 할 수록 자신과 맞지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회계사는 결국 과거의 데이터를 보는 사람들이예요.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해 현재가 맞는지 아닌지를 검증해주는, 이를 테면 과거를 보는 사람에 가깝죠. 그런 점이 제 개인적으로는 답답함으로 다가왔어요. 한편으로 제가 좀 ‘산만한 사람’이기도 했고요(웃음). 산만함은 사회성을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됐지만, 현편으로 하나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갈증을 유발하기도 했어요.”

이후 답답함에서 벗어나고자했던 그는 미국을 떠나 베트남행을 택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산업 성장을 목격하며 사업의 역동성에 매료됐다. 당시 막 태동했던 스타트업 붐도 그를 자극했다. 다시 실리콘밸리로 향했고, 짧게나마 창업을 경험하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기도 했다. 이후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우연한 기회에 참석한 한 서밋을 계기로 현지 금융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에 합류해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렇게 사업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러한 관심은 그를 다시 퓨처플레이로 이끌었다.

퓨처플레이의 변화 중심에는 공채 1기 출신으로 입사 10년 차를 맞은 권오형 대표가 있다. 그는 2015년 퓨처플레이에 합류한 뒤 투자 전략과 성과 체계를 설계하고, 2022년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는 단독 대표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사진=테크42)

입사 당시 그는 류중희 대표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3년 안에 나가서 창업하겠다”고 호기를 부렸다고 한다. 그런 그의 말에 류 대표는 오히려 반색을 하며 합류시켰다고. 그렇게 10년, 권 대표가 자신의 말과 달리 퓨처플레이에 뿌리를 내린 이유는 뭘까?

“3년이 지난 후에도 퓨처플레이에 머문 것은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어요. 항상 열심히 살았지만 뭔가를 제대로 마무리 못 해봤다는 느낌이 있었죠. 그래서 최소한 퓨처플레이에서, 이런 좋은 인프라와 사람과 브랜딩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한번 마무리를 해보자, 여기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속 된 말로 ‘쪽팔리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퓨처플레이에 합류한 후 권 대표는 투자자로서 뿐만 아니라 창업자의 조력자라는 정체성을 정립해왔다. 한때 그의 삶이었던 회계사가 과거를 보는 사람이라면 투자자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투자는 아직 살아보지 않은 세상에 등장할 기회를 포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권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지난 10년의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변화를 이야기했다.

“분명히 좋아진 점이 있죠. 창업자들의 풀도 많아졌고, 질이 훨씬 높아졌어요. 당시에 창업을 해서 훌륭하게 액시트를 하고 다시 시작하신 분들, 혹은 투자자가 되신 분들, 자본가로서 혹은 멘토로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한 마디로 생태계적으로 굉장히 풍부해진 거죠. 서울 혹은 수도권이라는 범주로 봤을 때 스타트업 생태계는 글로벌 5위 안에는 든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뉴욕이나 보스턴은 넘어섰고 실리콘밸리 외에는 어느 곳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 측면도 존재한다. 권 대표는 “생태계는 굉장히 건강해 졌지만, 한편으로 쉬웠던 창업이 이제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단순히 실행력만으로 가능한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희망적인 전망을 이야기했다.

“과거 O2O 서비스처럼 그저 열심히 실행을 잘 했을 때 되는 사업은 이제 힘들게 됐죠. 저렴한 클라우드 비용과 자본 접근성이 좋았던 2010년대와 달리 지금은 탁월한 기술력과 인재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 됐어요. 다만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인간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예요. 인간은 로봇이나 AI하고 살아본 적이 없어요. 100세 시대도 경험해 본 적이 없고요. 때문에 하나의 성공으로 과거의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기업이 등장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한 거죠.”

경험해보지 않은 시대의 스타트업 투자, 퓨처플레이의 전략은?

한때 그의 삶이었던 회계사가 과거를 보는 사람이라면 투자자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투자는 아직 살아보지 않은 세상에 등장할 기회를 포착하는 일이기 대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권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지난 10년의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변화를 이야기했다. (사진=테크42)

권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과 관련해 “냉정하게 보면 지난 몇 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혹한기’라고 할 수 없다”며 말을 이어갔다.

“다만 현재는 창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스타트업 숫자는 줄고 그로 인해 투자처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봐요. 제 관점에서 좋은 스타트업이 나오는 것보다 내수 자본이 더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자본 사이즈는 커지고 있는데 정작 투자할 곳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 입니다. 한국 회사들 중 글로벌 사업을 할 수 있는 곳에 투자를 하거나 정말 시작부터 글로벌인 회사에 투자를 하는 거죠. 그런 관점에서 저희는 기존에 좋은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전자 케이스에 조금 더 힘을 쏟고 있는 중입니다.”

권 대표의 말처럼 창업의 진입장벽이 높아진 만큼, 투자는 더 정교하고 장기적 안목이 필요로 하고 있다. 권 대표가 ‘글로벌’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와 맞닿아 있다.

“국내 창업자들, 특히 엔지니어 창업자들 중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그런 분들이 창업을 하셨을 때 어떻게 하면 이 내수 시장에 머물지 않는 글로벌 사업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돕는데 조금 더 시간을 많이 쏟고 있습니다. 좀 과장을 하자면(웃음), 그렇게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야 스타트업들 중에서 넥스트 삼성이나 넥스트 LG, 넥스트 현대차 같은 회사들의 시초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퓨처플레이는 단순히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글로벌 스케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는 전략을 통해 투자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네트워크는 다시 다음 세대 창업자에게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AC·VC 사이, 퓨처플레이의 선택과 집중은

퓨처플레이는 2022년부터 AC 중심의 정체성에서 VC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초기 포트폴리오사를 대상으로 후속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프리A, A, 심지어 C, D 라운드까지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후속 투자 비중도 늘고 있다. 실제 포트폴리오사들 중 AI 영상진단 기업 ‘뷰노’, 혈액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 글로벌 라이다(LiDAR) 센서 기업 ‘SOSLAB’, 위성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 등이 상장을 했고, 뇌질환 진단·치료 AI 기업 ‘뉴로핏’, 국방 AI 드론 기업 ‘니어스랩’, 3D 라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서울로보틱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이노’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비상장 영역에서 스타트업의 모든 생애주기를 커버하는 투자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말을 이어갔다.

“현재 대략 초기 포폴사들 중 30~40% 정도로 후속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요. 투자 금액도 늘고 있고요. 하지만 저희가 후속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스타트업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펀드 재원이나 상황이 안돼 못 하는 경우도 있고, 잘하는 회사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성장 방식과는 다른 경우가 있기도 하고요.”

딥테크 중심으로 브랜딩 돼 온 퓨처플레이가 최근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K-뷰티, 제조 등까지 투자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 역시 변화 중 하나다. 이러한 투자는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권 대표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라는 지표가 적용된다. 이러한 행보는 과거 퓨처플레이가 경험한 ‘배움’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창립 초기 집착적으로 딥테크 초기 투자를 한다는 것은 저희를 브랜딩한 측면에서 좋았어요. 하지만 거시적 관점을 간과하는 우를 범했죠. 가령 2010년대 플랫폼 커머스가 대세였던 시대였어요. 쿠팡이나 배민 같은 유니콘이 쏟아져 나왔지만, 저희는 단 하나도 투자하지 못했죠. 그 중간에 바이오와 신약 테마가 뜨기도 했고, 다시 AI로 테크 시대가 온 거고요. 10년 동안 열심히 해서 브랜드는 가졌지만, 거시적인 방향성을 무시하고 간 방식이 맞냐는 논의가 있었어요. 잘 하는 것을 강화해서 잘 하면서도 다른 분야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면 진짜 큰 흐름이 왔을 때 놓칠 수 있다는 경험이 투자 영역 확장으로 투영되고 있는 거죠.”

권 대표가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투자 영역이 있지만, 현재는 AI가 모든 기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드리는 테크의 시대라 할 수 있다. 권 대표 역시 “기술과 투자 히스토리가 꽤 많은 퓨처플레이 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웨이브”라고 진단했다.

“사실 아직은 누가 살아남을지도 모르겠어요. 한국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면 재능과 인프라가 있지만, 한편으로 샘 알트먼 같은 사람이 있냐고 봤을 때는 어려울 수도 있는 문제죠.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나 인프라 영역이 약하죠. 다만 한국이 가진 자산과 도메인에서 굉장히 잘 할 수 있는 역할은 있다고 봅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나 제조 기반 자동화 같은 분야에서는 확실히 강점이 있어요. 이 영역에서 AGI(범용인공지능)가 쓰일 수 있는, 도메인 특화 서비스는 충분히 한국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무대로 향하는 스타트업들, 투자사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퓨처플레이 투자 포트폴리오사의 해외 진출 사례. (이미지=퓨처플레이)

권 대표는 “2025년 현재 퓨처플레이라는 회사가 가진 영역에서 ‘글로벌’은 가장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 이후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냉정하게 보자면, 창업자에게 과거의 VC나 AC는 그저 그런 프로덕트 정도로 보였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창업자한테 좋은 투자자는 무엇인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내부에서는 각 분야 담당자들의 관심이 ‘포트폴리오사들을 해외 고객과 어떻게 매칭시킬 것인지’로 귀결되고 있어요.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 보다는 회사마다 가는 방향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권 대표는 서울로보틱스의 사례를 언급했다. 서울로보틱스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퓨처플레이의 대표 포트폴리오사로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3D 라이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퓨처플레이는 서울로보틱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BMW 등의 글로벌 기업 고객과 매칭을 주선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미국 빅테크와 일본 대기업에 포트폴리오사를 매칭시키는 사례들을 만들어 왔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타율’이 좋지 않았어요(웃음). 하지만 케이스를 쌓아가며 필요한 조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갔죠. 일단은 기술이 굉장히 좋아야 합니다. 최소한 한국이나 해외에서 어느 정도 글로벌 레퍼런스가 있어야 하고요. 그렇게 준비가 된 회사가 나갔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포트폴리오사들이 그 준비가 됐는지를 함께 논의하고, 준비가 된 상황이라면 힘 닿는데까지 사업을 만들어주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글로벌 확장에 나서고 있는 퓨처플레이. (이미지=퓨처플레이)

그렇다면 포트폴리오사를 글로벌 대기업과 매칭시키는 퓨처플레이의 비결은 무엇일까? 권 대표는 “노하우는 없다”면서도 “특정 영역의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연결 시키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정도”라며 말을 이어갔다.

“일단 저희가 직접 매칭 할 수 있는 회사인지, 직접 해서 안되거나 어려운 종류의 회사인지를 파악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어요. 전자의 경우는 저희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상당 부분 진행하죠. 하지마 후자의 경우는 이 회사가 출자한 펀드를 통해 연결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해요. 또 일본의 경우는 ‘상사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상사들이 각 산업마다 촘촘하게 존재하거든요. 그럴 때는 매칭이 필요한 산업에서 가장 최고의 상사를 찾는 고민을 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출장도 많이 갑니다(웃음).”

인터뷰 말미, 권 대표는 “퓨처플레이의 지향점은 최고의 창업자들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사 역시 창업자들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카운터파트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자를 돕는 가장 쉬운 것이 돈을 투자하는 것이지만, 퓨처플레이는 그 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고민하는 투자사, 정 안되면 최소한 심적인 위로라도 될 수 있는 투자사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은 그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고요. 한편으로 그만큼 창업자에게 요구하는 기대치도 있습니다. 저희는 보통 회사를 만드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어요. 이 세상에 한 번 태어났으니 굉장히 특별하고, 세상의 와우(Wow)를 만들어 내겠다는 창업자들, 그 목표를 미친듯한 실행력으로 증명하고 실현한 분들에게만 관심이 있습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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