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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상황이 엄중하지만, 혁신을 향해 달리는 스타트업의 시계는 멈춤이 없다.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향해 승부수를 띄우는 스타트업들에게 AC(액셀러레이터)와 VC(벤처캐피탈)의 조언과 지원은 큰 힘이 된다. 즉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들은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2025년 연중 기획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활약하고 있는 혁신의 촉매자들(Catalysts of Innovation)을 만난다.

더벤처스는 2014년 동영상 자막 서비스 ‘비키(Viki)’ 창업자인 호창성·문지원 대표가 설립했다. 당시 비키는 한국인이 미국에서 창업해 투자를 받고 엑시트까지 성공한, 당시로서는 드문 사례로 꼽히며 주목 받았다. 그런 그들의 경험이 녹아든 더벤처스는 ‘창업자가 창업자를 돕는다(Founders backing founders)’는 철학을 바탕으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해 왔다.
그런 더벤처스의 방향성이 확장된 것은 지난 2020년 무렵이다. 이는 당시 더벤처스에 합류해 이듬해 대표로 취임한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가 주도했다. 김 대표는 2013년 선보인 중고거래 컨시어지 스타트업 셀잇 창업자 출신으로, 이후 퀵켓과 합병을 통해 탄생한 번개장터 CPO를 역임한 바 있다. 어느덧 10년 남짓한 업력을 쌓아가고 있는 더벤처스의 연혁을 자세히 보면 그의 합류 이후 이어지는 적잖은 변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0년 액셀러레이터(AC) 라이선스 획득과 이듬해인 2021년 12월 벤처캐피털(VC) 자격 취득이다. 그때까지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했던 더벤처스는 이후 AC-VC 듀얼 라이선스를 보유한 투자사로 창업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오랜 기간 이어온 글로벌 전략과 더불어 ‘AI Driven VC’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 투자 전문가 조여준 CIO, 기술 기반 심사 체계를 이끌 황성현 테크 리드를 잇달아 영입하며 맨파워를 강화하기도 했다.
테크42와 만난 김철우 대표는 그러한 더벤처스의 변화를 "글로벌로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다.
더벤처스의 2025년 키워드는 ‘글로벌’ ‘AI Driven VC’

김철우 대표는 “글로벌은 굉장히 오랫동안 집중해 온 목표”라며 운을 뗐다. 이제까지 대략 12개국 25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더벤처스의 이력은 그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올해 더벤처스의 핵심 목표를 ‘글로벌(Global)’과 ‘AI Driven VC’로 잡은 것도 그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한국을 본거지로 하다 보니 당연히 한국 투자가 많긴 하지만,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인도까지 굉장히 넓은 지역에 투자를 해 왔어요. 한국 VC 기준으로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해 왔다고 볼 수 있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 투자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는데 첫 째는 글로벌에 좋은 스타트업이 있으면 저희가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고, 두 번째로는 요즘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 열망이 굉장히 강하다는 거예요. 이런 상황이라면 VC가 좀 더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를 실행할 핵심 인물로 합류한 이가 조여준 CIO다. 김 대표는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더벤처스는 초기 스타트업에 좀 더 집중된 투자 관점과 경험이 있다면, 조여준 파트너는 두나무, 그랩(동남아) 등 그로스, 후기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갖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투자업(이하 VC로 통칭)은 중개업”이라는 말로 ‘AI Driven VC’를 설명했다.

“VC는 스타트업과 자본을 연결해주는 중개자예요. 평생 중고거래 비즈니스만 팠던 제 관점으로 봤을 때 투자업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방식은 과거에 오프라인이 중심이었다면 번개장터나 당근이 나오며 온라인에서 더 편하게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개선된 거잖아요. 저는 VC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 대표가 주목한 것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양 사이드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이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자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할 만한 유망 스타트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은 상당부분 중개자로 나선 VC에 의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김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데이터가 쌓여갔고, 기술을 활용해 더 효율적인 중개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CRM을 비롯해 심사역, 파트너들에게 부과되는 업무량을 줄이는 솔루션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해왔어요. AI도 그런 맥락에서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한다고 생각했죠. 이를 통해 심사역들은 리서치 시간을 줄이는 대신, 창업자들을 좀 더 옆에서 많이 도와드릴 수 있게 되니까요. 지금도 황성현 테크 리드가 열심히 내부에서 활용할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AI 도입 이후 심사역 등에 부과되는 업무량은 20~3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도 더 좋은 버전의 AI 기능을 개발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심사역 한 사람 몫을 톡톡히 해 내는 ‘AI 심사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더벤처스는 동남아 시장을 핵심 성장 거점으로 설정하고, 투자 활동을 강화했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빈 그룹과 협력해 현지 AI 기업 플룸AI에 투자하는 등 AI 기반 고객 경험 혁신(CXM) 분야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박스 스튜디오, 3CAT 등 현지 팀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시장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제조, 테크 기반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도 포트폴리오사를 20곳 이상 확보하며, 건강음료, 뷰티, 메가 IP 기반 유통 브랜드 등 B2C 컨슈머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 역외 펀드 조성도 추진 중이며, 한국적 특성을 가진 브랜드들의 현지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UC 버클리, 일리노이대 등 해외 대학은 물론, 국내 주요 대학과도 연계해 대학생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초기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창업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실질적인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VC로서 집중하고 있는 성장 단계에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언급했다.
“구체적인 회사 명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50억에서 100억원 단위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요. 시리즈 B~C 정도가 되겠죠. 사실 이런 글로벌 투자는 VC 라이선스를 따기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어요. 원래 더벤처스는 본계정으로 투자를 하다가 팁스(TIPS)를 운영하기 위해 AC라이선스를 확보했고, AC로는 초기 투자 의무 비율 등으로 글로벌 투자에 제약이 따르다 보니 VC 라이선스까지 획득한 거였죠. 즉 저희에게 VC 라이선스는 글로벌 투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 이를 위해 규모 있는 펀드를 결성하겠다는 목적이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매월 스타트업 투자 심사, 늘어난 업무량은 AI 심사역 고도화로 해결

더벤처스는 2022년 말부터 ‘월간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 피드백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김 대표는 “가장 좋은 답은 ‘투자 확정’이고, 두 번째로 좋은 답은 ‘빠른 거절’”이라며 “심사 일정의 예측 가능성과 결정의 신속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정해진 날에 투자 심사를 진행하는 구조는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적용되는 강한 원칙이다. 김 대표는 “홈페이지에 공지된 일정은 누구도 바꿀 수 없다”며 “오히려 이런 방식이 효율성을 높이고, 시즌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스타트업을 비교해 검토할 수 있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매월 투자 심사가 진행되면 업무량이 가중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살펴보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스케줄을 잡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봤어요. 모이는 스케줄을 잡고 의결하고 IR 미팅 잡는 과정에서 스케줄이 밀리다 보니 늘어졌던 거죠. 그래서 아예 홈페이지에 스케줄을 공지하는 방식으로 하니 가능해지더군요. 특히 창업자분들이 정말 좋아하세요.”
이러한 시도는 다시 AI 심사역 개발과 맞닿아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내부적으로 충실한 리서치를 토대로 심사역이 참고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창업가로서 얻은 기회와 성공, 그에 얽힌 에피소드
과거로 돌아가 김철우 대표의 창업 스토리를 살펴보면 그 여정은 부산에서 시작됐다. 2011년 당시 부산대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던 그는 정보도 네트워크도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가며 혼자 창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부산은 테크나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이해도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던 김 대표는 “셀잇 창업에 영감과 자극을 준 두 분이 있다”며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와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 임지훈 대표를 언급했다.
“부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못 잡고 있을 당시 페이스북 메신저로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님께 연락을 했어요. 그랬더니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모으면 부산에 오시겠다는 거예요. 얼굴도 본적 없는, 그야말로 코찔찔이 예비 창업자의 요청에 권 대표님은 흔쾌히 사비를 들여 부산에 오셔서 강의를 해 주셨죠. 그리고 제 아이템 피칭을 듣고 피드백도 주셨고요. 그때는 뭘 몰라 권 대표님 피드백을 받고 반박하며 투닥거리기도 했어요(웃음). 끝난 후에는 밥도 사 주셨죠.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지금 생각하면 더 고맙게 느껴져요. 이게 바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라는 걸 깨달았죠. 그렇게 인연이 돼 사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아이템은 어떻게 정해야하는지를 많이 배웠어요.”

권도균 대표가 부산으로 와 도움을 준 사람이라면 임지훈 대표는 그를 서울로 오게 만든 사람이다. 권 대표와 만남을 통해 창업의 꿈을 키워가던 그는 카이스트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위켄드(Startup Weekend) 프로그램에 참여해 심사위원인 임지훈 대표를 만났다. 그리고 “스타트업을 할 거면 서울로 와서 하라”는 임 대표의 한마디에 상경을 결심했다고. 김 대표는 “그 다음주에 바로 짐 싸서 서울 친구 집 원룸으로 쳐들어가 본격적인 창업을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그렇게 시작된 창업 아이템은 ‘중고 거래’였다.
“당시 제게 중고 거래는 엄청 큰 시장이었어요. 문제의 본질은 명확한데 당시에는 플랫폼들이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 것에만 신경을 썼죠. 지금도 여전하지만 중고 거래 문제의 본질은 구매자 입장에서 사기 우려, 파는 사람 입장에서 번거로운 절차예요. 저는 이 문제를 중고차 거래처럼 중개자가 개입해야 풀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중고차처럼 검수와 위탁이 결합된 모델을 만들었어요. 그게 셀잇의 시작이었죠.”
이후 셀잇은 더벤처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2015년 케이벤처그룹(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됐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다시 중고 거래 퀵켓과 합병되는 과정을 거치며 번개장터가 출범했고 김 대표는 번개장터의 CPO로 합류했다. 김 대표는 그 과정을 “C2C 구조 안에 검수와 위탁 프로세스를 녹여내려 했다”며 “초기 스타트업이 대기업 조직에 스며드는 법, 스타트업 간 M&A 경험을 모두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어렵게 경험한 창업과 엑시트의 전 과정, 아낌없이 공유하기 위한 선택
아무 것도 없던 상황에서 셀잇을 창업하고 합병과 엑시트까지 거치는 과정에서 김 대표는 자연스레 투자사의 생리와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러한 경험은 그를 더벤처스로 이끌었다.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 한 번쯤은 재창업을 고려할 법도 했다. 그의 웃음과 함께 솔직한 답이 돌아왔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어요(웃음). 창업을 출산에 비유하잖아요. 통계적으로 자녀들의 나이차가 두 살 터울이 제일 많다고 하는데, 엄마가 출산의 고통을 잊는데 1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해요. 제게도 창업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할 무렵에는 다시 창업하고 싶지 않죠. 창업가들끼리는 우스갯 소리로 재창업하는 사람들은 진짜 대단하기도 하지만 두 부류가 있다고 해요. 하나는 너무 똑똑한 사람, 하나는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이라고요(웃음). 저는 당시 기억이 생생했던 것도 있지만, 제 경험을 가지고 더벤처스에서 후배 창업자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생태계 관점에서 보면 훨씬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가 더벤처스 합류를 결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언급한 단어는 ‘보은’이었다. 그는 “셀잇을 통해 성과를 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부산에서 올라온 창업자에게 투자해 준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의 믿음 덕분”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아주 긴 기간은 아니지만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진짜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합병도 당해보고 대기업에 인수되기도 하고 다시 우리끼리 합병도 해보고 저희가 스타트업을 인수해 보기도 했죠. 그런 경험을 진짜 어려울 때 도와준 선배 창업자, VC에서 공유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김 대표는 미국 AC인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사례를 언급했다. 폴 그레이엄이 와이 컴비네이터를 만들고 첫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한 스타트업 창업자가 샘 알트먼(오픈 AI 창업자)이었고 그가 다시 와이 컴비네이터의 대표를 맡은 것, 그리고 그러한 방식이 전통처럼 대물림되는 것을 더벤처스에도 적용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렇게 더벤처스 대표로 취임한 이후 그는 더벤처스를 ‘시스템화된 좋은 회사’로 만들고자 했다. 그는 여전히 적잖은 VC가 몇몇 파트너 등 인력에 의존해 운영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하우스 자체의 역량과 경험이 축적되는 구조’를 강조했다.
“세계적인 VC를 보면 정말 이름 있고 뛰어난 사람들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하우스 그 자체로 인정 받고 있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훨씬 더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느 VC는 하지 않는 도전적인 시도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또 VC의 고객은 멀티 사이드예요. 창업자 친화적인 지원 방식을 고려하는 것과 함께 펀드에 출자한 주주들에게도 더욱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죠. 그런 맥락에서 주주 분들에게 데이터를 잘 정리하고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하는 내부적인 프로덕트들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양쪽을 잘 연결하기 위한 거죠.”
김 대표에 따르면 더 벤처스는 매년 3000건의 서류를 보고, 300건을 대면 검토하며 50~60건 이상의 투자한다. 그가 집중하는 것은 이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AI를 적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 더벤처스만의 데이터는 계속 쌓이는 중이다.
스타트업 성공은 창업가가 꾸는 꿈의 크기에 비례한다
지난 2022년 중반부터 시작된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그러한 상황이 무색하게 공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이 오히려 최고의 투자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오히려 열심히 투자해야 될 시기라고 생각해요. 시장이 어려울 때 투자한 팀들이 나중에 가장 빛나요. 저는 이상하게 이런 어려운 시기만 찾아 다니는 것 같은데, 제가 창업하던 2013년 무렵이 딱 지금과 같았거든요. 투자 받기 정말 어렵고 AC, VC도 없고 스타트업을 한다는 사람도 많지 않았으니 정말 어려웠죠. 그런데 또 VC에 왔더니 투자 시장이 어렵다고 하네요(웃음). 오히려 유동성이 폭발하고 기업가치도 높아지는 시기에는 회수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향후 시장이 좋아질지 여부는 단언 할 수 없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굉장히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시 기준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장’과 창업자의 ‘꿈의 크기’다. 김 대표는 “창업자의 꿈의 크기보다 회사가 커진 경우는 못 봤다”며 한국 창업자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저희에게 투자를 받으러 오는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높은 확률로 그대로 안될 가능성이 커요. 아마 하나도 안 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만약 그 창업자가 말하는 대로 그런 세상이 온다고 하면 이 회사는 얼마나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희에게는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예요. 얼마나 큰 꿈이 있는 창업자인지, 그리고 그 꿈을 이어가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좌절을 이겨내고 오랫동안 지속할 동기가 있는지를 많이 물어보죠. 저는 꿈은 크게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목표를 100점 혹은 그 이상 크게 잡고 실행하려고 노력하면 80점은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목표를 50점으로 잡아 놓고 80점을 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어요. 저희가 세계 각국의 창업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들과 비교하면 한국 창업자들은 진짜 똑똑해요. 한국에서 꿈을 크게 가지고 시야를 넓히면 글로벌에서 손꼽히는 회사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