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lysts of Innovation] 목승환 서울대기술지주 대표 “유니콘이 될 스타트업을 찾는 비결, ‘PREG형 인재’를 봅니다”

펀드 하나 없이 시작해 14개 펀드로 불려, 서울대기술지주를 AUM 1200억 이상 투자사 만든 주역
스타트업의 ‘기업가 정신’ ‘사회적 부가가치’ 강조, 초기 투자 기업 ‘리벨리온’ 유니콘 등극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의 조건 ‘시장에서 선택 받을 수 있는가’…’나머지’를 채우는 것이 투자의 역할

[편집자주]

국내·외 상황이 엄중하지만, 혁신을 향해 달리는 스타트업의 시계는 멈춤이 없다.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향해 승부수를 띄우는 스타트업들에게 AC(액셀러레이터)와 VC(벤처캐피탈)의 조언과 지원은 큰 힘이 된다. 즉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들은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2025년 연중 기획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활약하고 있는 혁신의 촉매자들(Catalysts of Innovation)을 만난다.

지난 2008년 서울대가 보유한 우수 기술, 인력, 지식재산(IP)를 활용한 창업과 투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대기술지주는 현재 14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자산(AUM)만 12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대학을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기술지주사들이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대기술지주의 성취는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는 대략 460여개사(2024년 기준)의 AC(액셀러레이터)가 등록돼 있다. 수년째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고 투자 규모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AC만은 꾸준히 증가했다. 물론 실상은 정량적인 지표와는 좀 다르다. 이중 한해 10건 이상 투자 이력이 있는 AC는 20곳이 채 안된다. 성공적인 투자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반증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는 상위그룹 중 5위 권에 꼽히는 곳이 바로 서울대학교기술 주식회사(이하 서울대기술지주)다. 

지난 2008년 서울대가 보유한 우수 기술, 인력, 지식재산(IP)를 활용한 창업과 투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대기술지주는 현재 14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자산(AUM)만 12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대학을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기술지주사들이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대기술지주의 성취는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불과 9년 전인 2016년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서울대기술지주는 단 하나의 운용 펀드 조차 없는, 대학 지원에만 의존하는 여느 기술지주사와 다르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다. 과연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지금의 서울대기술지주가 되기까지 비결은 뭘까?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과 그 외 여러가지 기회, 구성원들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2016년을 기준으로 시작된 변화의 이유를 파고들다 보면 이를 주도한 한 사람의 이름이 거론된다. 바로 목승환 대표다.   

2016년 이곳의 팀장으로 합류한 목승환 대표는 이듬해 서울대기술지주의 첫 펀드(STH 제1호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서울대기술지주는 연이어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단 6년만에 AUM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그 과정에 2020년 내부 승진 인사로는 처음 대표로 발탁된 목승환 대표가 있었다.

팀원 없는 팀장으로 시작한 무모한 도전, ‘절박함’으로 매달렸다

2016년 이곳의 팀장으로 합류한 목승환 대표는 이듬해 서울대기술지주의 첫 펀드(STH 제1호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서울대기술지주는 연이어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단 6년만에 AUM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그 과정에 2020년 내부 승진 인사로는 처음 대표로 발탁된 목승환 대표가 있었다. (사진=테크42)

“지금의 서울대기술지주를 저 혼자 이뤄낸 것은 아니에요. 그 보다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 맡은 소명에 충실했던 거죠. 다만 돌이켜 보면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테크42와 만난 목승환 대표는 햇수로 10년의 시간을 보낸 서울대기술지주에서의 소회를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혼자의 힘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가 처음 팀장으로 부임할 당시만 해도 서울대기술지주의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사무실이 없어 산학협력단 한 켠에 ‘더부살이’를 하는 상황이었고, 직원들 소속 역시 그에 속해 있었다. 목 대표 역시 팀원 하나 없는 팀장으로 모든 것을 손수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목 대표는 “인생의 40대를 전부 바쳤다”며 말을 이어갔다.

“제 나이 딱 마흔이 되는 시점에 서울대기술지주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서울대기술지주에 투자 DNA를 심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빠르면 1년, 적어도 2~3년 안에 펀드를 결성하고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놓은 후 그만두자고 생각했는데, 그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웃음). 그 사이 직원은 20명가까이로 늘었고, 단독 사무실도 얻었고 펀드도 여럿 결성했죠.”

당시 목 대표의 상황을 대비했을 때 서울대기술지주 합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 할 수 없었다. 아내가 암 수술을 받은 직후 였고, 자녀들도 어렸다. 일산의 집은 통근하기에는 너무 멀어 회사 인근 반지하 월세방을 얻어 본의 아니게 주말부부 생활을 해야 했다. 급여 조차 다른 제안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해야 할 일은 넘쳐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기술지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목 대표는 “자존심이 상했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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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근 낙성대공원에 위치한 강감찬 동상. 목승환 대표는 서울대기술지주 합류 당시 감감찬 사당을 찾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사진=관악구청)

“당시에는 창업 경험이 있고 투자도 좀 접해봤다는 이유로 제안을 받았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해야 했죠. 그런데 저 아니면 할 사람도 없다 싶더군요. 아내에게 ‘3년만 해보겠다’고 한 후 출근을 했는데, 산학협력단 직원들 몇 분이 ‘언제 그만 둘 거냐’고 묻더군요. 이미 전임들이 못 버티고 나갔던 거죠. 저도 사람인지라 그런 얘기까지 들으니 처음에는 못하겠다 싶더군요(웃음). 한편으로 제 모교가 이걸 못해낸다는 것이 너무 자존심 상하고 싫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서울대 후문에서부터 걸어 내려가는데 우연치 않게 강감찬 사당이 있는 걸 보고 들어갔어요. 학교 다닐 때 낙성대에 자취를 하면서도 한 번 가본적이 없던 곳이었죠. 거기서 제가 해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 했어요. 그렇게 절박한 마음으로 펀드 결성에 나섰죠.”

간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 1호 펀드 결성을 시도하는 그의 진심은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 관계자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목 대표는 “중기부와 모태펀드 담당자들에게 지적 받아가며 하나하나 직접 부딪히고 알아보며 준비해야 했다”면서도 “돌이켜보면 펀드 결성을 할 수 있도록 적잖은 도움을 준 것”이라고 떠올렸다.

“요즘에는 서류를 인터넷을 통해 전자문서로 제출하지만 당시만 해도 모두 출력을 해서 제출해야 했어요. 1호 펀드를 만들 때는 정말 엄청난 분량의 서류 뭉치를 10부로 만들어 제출했죠. 제가 제출 한 서류를 검토한 당시 모태펀드 담당자님이 ‘감동적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네요(웃음).”

스타트업의 사회적 부가가치와 기업가 정신은 중요한 판단 포인트

그렇게 이듬해인 2017년 8월 첫 펀드 결성에 성공한 목 대표는 이후 6년 만에 서울대기술지주를 모태펀드, 성장금융, 지자체와 외부 출자자가 연계된 펀드, 성과 공유 기부형 펀드를 비롯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사로 만들어 냈다.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현재 서울대기술지주가 운용하는 펀드는 14개, AUM 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목 대표는 그간에 펀드 결성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경험이 쌓이면서 좀 수월할 법했지만, 자금 조달이나 시장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늘 새로운 어려움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현재 해산을 앞둔 펀드 수익률 20~30%를 기록하며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어렵사리 결성한 펀드 자금을 스타트업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은 무엇일까? 목 대표는 “서울대기술지주에 합류할 당시부터 수익성 외에도 사회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스타트업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Start with why)’의 저자이자 테드 명 강연자로 알려진 작가 사이먼 사이넥의 책 ‘인피니티 게임’에 언급된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을 언급하며 사회적 부가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게 이듬해인 2017년 8월 첫 펀드 결성에 성공한 목 대표는 이후 6년 만에 서울대기술지주를 모태펀드, 성장금융, 지자체와 외부 출자자가 연계된 펀드, 성과 공유 기부형 펀드를 비롯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사로 만들어 냈다.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현재 서울대기술지주가 운용하는 펀드는 14개, AUM 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미지=서울대기술지주)

“대부분의 한국 모험 자본은 딱 두 가지에 관심이 있어요. 첫 번째가 ‘얼마나 스케일업을 하고, 투자대비 몇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가’를 보며 가능성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죠. 두 번째는 엑시트 방법이예요. 그런데 사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인프라’, ‘사회적인 부가가치’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예요. 사회적 부가가치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더 잘 될 수밖에 없거든요. 하나의 기업이 잘 되는 것과 주변의 여건이 함께 성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즉 기업이 성숙하려면 주변에 사회적 부가가치가 커져야 하는 거죠. 그런 부가가치를 키울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단지 그 회사 하나의 이익을 넘어 다른 회사를 통해 창출되는 이익 까지도 높이는 일이예요.”

그러면서 목 대표는 한국과 필리핀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가령, 같은 핫도그 집을 내더라도 필리핀에 내는 것과 한국에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두 핫도그 집이 모두 성공해 돈을 벌 더라도 사회 인프라와 안전망이 확충되지 않은 필리핀의 경우 이를 보완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바로 사회적 부가가치 유무에 다른 차이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예요. 실질적으로 사회적 부가가치를 올리는데 신경을 쓰면 투자자들이 신경쓰는 스타트업의 밸류 업은 자연스럽게 된다고 생각해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개인에게까지 이어지죠. 사실 민간 영역에서 이런 관점의 투자는 보통의 VC가 하기 쉽지 않긴 합니다. 그래서 결이 좀 다른 저희와 같은 기술지주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목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국내 역시 많은 스타트업이 유니콘에 등극하고 대기업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사례가 있지만, 최근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목 대표는 이를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사업의 본질을 잃은 거예요. 사업을 왜 하냐는 질문 앞에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하면 그런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생기게 되죠. 돈을 벌려면 원가를 줄여야 되고 고객 가치가 우선되지 않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기업가 정신은 착한 일을 요구하는 게 아니에요. 기업은 필연적으로 사회에 존재하고 그 사회에서 영속 가능 해야 한다는 게 본질이죠. 그러려면 사회적 책임과 책무를 다하고 고객들에게 좋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야 해요. 거기에 더해 기업가 정신의 영역에 포함되는 또 다른 조건은 고객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은 기업의 말로는 대개 정해져 있어요.“

초기 스타트업 발굴, 유니콘 등극…아직 더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투자에 나선 서울대기술지주는 초기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등극 시킨 투자사로 최근 부각된 바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달성, 대한민국 최초의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리벨리온’이다. 서울대기술지주는 리벨리온의 창업 초기 단계 TIPS 프로그램 추천을 비롯해, 시드 투자부터 Pre-A, Series A, Series B까지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유일한 투자사로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그 성공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왔다. 서울대기술지주의 전방위적 지원은 리벨리온이 대한민국 최초 AI 반도체 유니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주요 동력이 됐다. 목 대표는 “AI 반도체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했다”며 리벨리온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이유를 털어놨다.

서울대기술지주는 초기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등극 시킨 투자사로 최근 부각된 바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달성, 대한민국 최초의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리벨리온’이다. 서울대기술지주는 리벨리온의 창업 초기 단계 TIPS 프로그램 추천을 비롯해, 시드 투자부터 Pre-A, Series A, Series B까지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유일한 투자사로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그 성공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왔다. (이미지=서울대기술지주)

“리벨리온 팀은 멤버 모두가 AI 반도체 분야에 출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가 그 보다 더 유심히 본 것은 사업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였죠. 앞서 언급한 사업가로서 갖춰야 할 여러 가지 포인트에 모두 부합해 초기부터 신뢰가 컸어요. 저희가 첫 투자자로서 처음부터 계속 같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리벨리온이 가는 길에 도움이 될거라 판단해 더욱 의지를 갖고 지원했죠. 아무래도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입장에서 모든 기업의 후속 투자를 진행하진 못합니다. 그럼에도 리벨리온의 경우 후속 투자를 이어간 것은 나름의 기술 평가도 했지만 우선 리벨리온 같은 기업이 한국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예요. 또 리벨리온 역시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신뢰를 줬다는 점이 큰 요인이 됐습니다.”

리벨리온 성공 사례를 통해 서울대기술지주의 투자 방식에 대한 신뢰도도 동반 상승한 것은 물론이다. 흥미로운 점은 리벨리온에 이어 서울대기술지주의 포트폴리오사 중 또 한 번의 유니콘 등극을 앞둔 기업들이 몇몇 보인다는 사실이다. 서울대기술지주는 이들을 ‘STH 천억 클럽’으로 부르고 있다.

“기업가치가 1000억원을 돌파한 포트폴리오사들을 ‘STH 천억 클럽’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리벨리온에 이어 유니콘 등극이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트레블월렛, 루센트블록, 어썸레이, 관악 아날로그 등이 있죠. AI, 로보틱스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해요.”

작가를 꿈꿨던 공학도… 인터넷 서비스 절정기 경험하며 글로벌 필요성 깨달아

첫 펀드 결성을 간절히 기원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목 대표의 시간표는 늘 빡빡한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200개에 육박하는 포트폴리오사가 있는 서울대기술지주의 대표로서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행사라면 매년 CES, MWC를 비롯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참석한다.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팀들을 응원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관련 단체와 교류를 위해서다. 제대로 된 투자를 위해서는 여러 기술 두루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바쁜 일정 틈틈이 책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간간히 스타트업과 관련된 기고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목 대표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은 사실 오래 전 서울대 재료공학과 학부생 시절부터 시작됐다.

“대학 시절에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공학도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쓰기에 재미를 붙여 신춘문예 당선을 꿈꾸기도 했죠. 공대생 시절에도 시와 극본, 영화, 문학과 관련된 수업을 섭렵했고요.”

목 대표는 그러한 관심사를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갈망’이었다고 떠올렸다. 어찌보면 그런 경향이 결국 그의 행보를 창업으로, 다시 투자자로 이어지게 한 듯했다. 그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직업 중 하나가 창업자”라며 지난 삶을 돌이켰다. (사진=테크42)

그러면서 목 대표는 그러한 관심사를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갈망’이었다고 떠올렸다. 어찌보면 그런 경향이 결국 그의 행보를 창업으로, 다시 투자자로 이어지게 한 듯했다. 그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직업 중 하나가 창업자”라며 지난 삶을 돌이켰다. 

대학 시절 첫 창업 시도를 하기도 했던 목 대표는 졸업 후 당시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꼽힌 인터넷 기업 취업을 목표로 했다. 다음과 네이버, 싸이월드가 한국 인터넷 서비스 혁신을 일으키던 시기였다. 세 기업에 모두 지원했고 모두 합격했다. 그의 선택은 막 싸이월드를 인수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였다. 그곳에서 그는 국내 토종 메신저로서 큰 성공을 거뒀던 네이트온의 부흥기를 함께했다.

“당시는 메신저 서비스는 MSN이 주도하고 있던 시기였죠. 후발 주자인 네이트온은 MSN을 잡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그때 MSN의 유니크 유저(unique user)가 2300만 정도였어요. 네이트온이 빠르게 추격을 했고 결국 2006년 4월 무렵 따라잡았어요. 싸이월드 연동과 네이트온 특유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감성으로 승부한 결과였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두 배 격차를 벌린 것이 9월 경이었어요. 당시에는 텐센트 QQ가 벤치마킹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할 정도였죠. 싸이월드 역시 당시 페이스북을 선보인 저커버그가 관심을 보인 서비스였고요. 저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인터넷 서비스의 찬란한 시기였죠.”

하지만 아쉽게도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후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그러한 영광을 이어가지 못했다. 당시를 복기하던 목 대표는 그 이유를 ‘글로벌화의 실패’, 좀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 시장 진출을 하지 못한 한계’로 꼽았다.

“혁신을 지속하지 못했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가 회자되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 아니고는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유럽 역시 당시 좋았던 서비스들이 지금은 거의 사라졌죠. 미국 생태계가 너무 잘 돌아가는 탓에 다른 나라에서 나온 혁신 에너지는 지속되지 못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 어디에서 시작된 혁신 에너지이건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같이 움직이는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만 잘 됐다고 박수치며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지속성이 없어요. 즉 한국에서 될 성 싶은 서비스나 기업은 바로 미국 방정식을 따라 성공 트랙을 시도해야 되는 거죠. 혁신 에너지를 A부터 Z까지 담을 수 있는 것이 미국이고, 결국 미국 시장에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글로벌이 되니까요. 몰로코나 샌드버드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목 대표의 그러한 생각은 SK커뮤니케이션즈 퇴사 후 앱 개발사 창업을 통해 성공과 부침을 두루 경험할 때도, 투자자로 변신해 지금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이는 서울대기술지주가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관점 중 하나인 ‘글로벌 확장성’과도 연결된다. 목 대표는 “지금의 스타트업은 완전히 다른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제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은 필수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요즘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라는 점에서 글로벌 여부를 따지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 거죠. 글로벌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다만 어떤 접근법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목 대표는 “작은 초기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인지도를 얻기 위해서 결국 투자사가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할 일은 서비스를 잘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기술지주는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스타트업의 펀딩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서울대기술지주)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펀딩과 인력이예요. 글로벌 진출 역시도 다르지 않죠. 해외 투자 연계가 중요한데, 이게 되려면 서비스적으로 스타트업의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거든요. 그게 되면 나머지는 큰 문제 없이 해결 됩니다. 저희 같은 투자사는 그 나머지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애써야 하는 거죠.”

스타트업이 준비된 서비스와 제품을 내 놓고 투자사가 힘을 보태는 상황에서 성공 확률을 더욱 높이는 것은 안정적인 정책적 지원이다. 목 대표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AI로 인한 패러다임의 혁신이 진행되는 지금의 경우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과거 1970~80년대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중공업을 일으켰죠. 1990년대부터는 인터넷 망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어요. 지금은 국가 차원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AI 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봅니다. LLM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기업의 AI 전환이나 AI 에이전트와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은 아직 가능성이 있어요. 이를 지원하는 펀드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죠. 나아가 로봇과 같은 피지컬 AI를 염두한 투자와 정책 지원도 있어야 하고요. 산업용 로봇을 제일 많이 쓰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니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목 대표는 최근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계속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목 대표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는 “상황 변화가 언제라고 말하기 조차 무색한 불확실성의 시대지만, 스타트업의 투자는 지속되고 있고 정부와 투자사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더 잘 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목 대표는 “서울대기술지주에서 지향하는 것은 다양성”이라며 “꼭 서울대 출신이 속한 팀이 아니더라도 성공에 목마른, 글로벌에서 승부를 보고 싶은 창업자, 플레그형 인재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사진=테크42)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각국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난제들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스타트업을 통해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기술지주 역시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하는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노력 중이예요. 국내는 물론 글로벌 관점에서도 대학이 맡고 있는 투자의 역할은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니까요. 향후에는 대한민국에서 서울대 뿐 아니라 각 대학에서 진행되는 투자가 글로벌 체급에 맞는 수준으로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투자하는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례를 더욱 많이 만들어야겠죠.”

인터뷰 말미, 목 대표는 “서울대기술지주에서 지향하는 것은 다양성”이라며 “꼭 서울대 출신이 속한 팀이 아니더라도 성공에 목마른, 글로벌에서 승부를 보고 싶은 창업자, 플레그형 인재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저희 투자 기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서울대 출신 팀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팀도 많습니다. 기업이 잘 되려면 모든 에너지를 모아야 해요. 서울대 출신이 없는 팀이라면 오히려 서울대기술지주 투자를 받아 서울대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서울대의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봐요. 더욱 다양성이 확보되고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죠. 저희가 투자를 할 때 선호하는 것은 ‘플레그(PREG)형 인재입니다. 항상 미래를 밝게 보고(Positivity), 팀과 세상에 대한 책임감(Responsibility)을 가지고, 쓰러지고 이겨낼 수 있는 정식적 육체적 에너지(Energy)를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내 해내는(Grit) 능력을 가진 인재라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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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라이브는 검색 결과를 읽는 경험보다, 검색과 ‘대화하는’ 경험에 가깝다. 사용자는 구글 앱 안에서 음성으로 질문을 이어가고, 필요하면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며 실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검색이 단발성 쿼리에서 벗어나 문맥을 유지하는 세션형 인터페이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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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향한 아마존의 거대한 ‘20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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