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로 영업점 패싱...대기업도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

소비 방식이 달라지자, 판매도 변하고 있다. 가전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영업점 중심의 판매 공식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사전 판매로만 역대급 기록한 현대차 '캐스퍼'

지난 23일 현대차 캐스퍼는 출시 8일 만에 약 2만 5000대가 사전 예약됐다. 첫날부터 현대차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우더니, 이미 올해 생산 물량이 완판됐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출시한 경차로, 첫번째 경형 SUV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의미를 가졌지만, 그보다 주목할 점은 이전의 차량 판매 방식이었던 영업점 중심이 아닌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는 것. 현대차가 국내에서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첫 완성차다.

캐스퍼는 출시 당일부터 사전 예약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예약이 폭주했다. 현대차는 이후 29일부터 첫 공개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 홈페이지 주문 화면

D2C, 이제 자동차, 가전까지도 확산

이렇게 제조사가 중간 영업 라인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D2C는 의류, 건강식품 등 커머스 플랫폼과 함께 자사몰을 운영하는 중견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 방식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자동차, 가전 제품 등 고가의 물품을 공급하는 대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가전 시장에서는 D2C 방식의 확산이 더 빠르다. 올해 삼성전자 가전 매출의 온라인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코로나로 인한 시장 침체 이후 회복 과정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시장이 이동한 것. 특히 생활 가전 제품과 같이 직접 눈으로 구입하는 성향이 강했던 분야까지도 비즈니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삼성전자는 온라인 직접 판매 현황을 분석할 수 있도록 자사 ERP 시스템을 개선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대량의 소비자 주문 현황과 전체 공급망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몰

LG전자 역시 D2C 방식으로 체질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를 위해 '한국온라인그룹' 조직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온라인몰을 비롯해 LG전자의 국내 비대면 판매망 중심의 영업 전략을 수립한다. 더 이상 위탁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지난해에는 사업목적에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사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보면 공들일 만하다. 2017년 LG전자의 온라인 판매 비중 13.9%였으나, 2020년 약 20% 까지 성장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IT 대기업도 D2C 방식을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애플. 애플은 자사몰인 애플스토어와 홈페이지를 통해 전체 매출의 약 30% 이상을 올리고 있다. 수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하는 등 경영 효과도 보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애플의 전략은 "고객으로부터 더 큰 직접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석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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