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10건 중 6건이 클릭 없이 끝나는 시대, 검색 노출보다 AI 답변에 인용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 핵심이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와 AEO(답변 엔진 최적화)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각각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정리했다.
클릭이 사라지고 있다. AI 오버뷰가 뜬 구글 검색에서 사용자의 83%는 링크를 누르지 않는다. 챗GPT는 하루 25억 건의 질문을 처리하고, 퍼플레시티 AI는 검색 쿼리 기준 전년 대비 239% 성장했다. AI가 직접 답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검색 결과 1위에 오르는 것보다 AI 답변 안에 내 콘텐츠가 담기는 것이 더 중요해진 환경이 됐다.

국내 마케팅 업계도 이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디마코코리아 백성국 대표는 "검색 결과를 클릭하게 만드는 싸움에서 답변·요약 영역에 선택되게 만드는 싸움으로 옮겨갔다"며 "SEO의 종말이 아니라 목표 자체가 바뀐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 AI 브리핑 도입 이후 브리핑만 보고 창을 닫는 이용자가 늘면서 웹사이트 브라우징 종료율이 크게 올라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 GEO와 AEO다.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는 챗GPT, 클로드, 퍼플렉시티 같은 생성형 AI가 답변을 구성할 때 자사 콘텐츠를 참조·인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AEO(답변 엔진 최적화)는 구글 AI 오버뷰나 피처드 스니펫 같은 AI 기반 답변 영역에 콘텐츠를 올려놓는 전략이다.
기존 SEO가 순위 싸움이었다면, GEO·AEO는 AI가 만드는 답변 안에 들어가느냐의 싸움이다. 프린스턴대·조지아공대·앨런AI연구소·IIT 델리 공동 연구팀이 1만 개 쿼리를 분석한 결과, GEO 기법을 적용하면 AI 답변 내 콘텐츠 가시성이 최대 4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EO가 필요 없어진 건 아니다. SEO 기반이 탄탄할수록 GEO·AEO도 효과를 발휘한다. 세 전략은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 관계다.

GEO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8억4,800만 달러(약 1조1,700억 원)에서 2034년 약 337억 달러(약 46조5,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 50.5%로,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 중 하나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미국 마테크 기업 컨덕터가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250여 명을 조사한 결과, 97%가 2025년 AEO 투자에서 긍정적 성과를 냈다고 답했다. 94%는 2026년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AEO·GEO는 2026년 마케팅 전략 최우선 과제로 꼽혔으며, 디지털 마케팅 예산의 평균 12%가 이미 AI 가시성 최적화에 투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빠르다. 네이버는 2025년 3월 AI 브리핑을 선보인 뒤 적용 범위를 지속 확대해 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2월 실적 발표에서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연말까지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AI 브리핑 도입 이후 15글자 이상 롱테일 질의가 도입 초기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연관 질문 클릭률도 20% 이상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네이버는 5월 향후 5년간 콘텐츠 생태계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AI 브리핑 인용 횟수'에 따라 창작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네이버 메이트'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GEO 개념을 플랫폼 차원에서 제도화한 국내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AI 검색 최적화 스타트업 체인시프트는 법인 설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3억5,000만 원을 달성하고 중소벤처기업부 팁스에 선정됐다. 국내외 전자·뷰티 대기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은 이 회사는 AEO·GEO 컨설팅과 SaaS를 결합한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기업에게 GEO·AEO는 디지털 마케팅 체계를 근본부터 손봐야 하는 과제다.
콘텐츠 권위성 확보가 출발점이다. 구글이 제시한 E-E-A-T(경험·전문성·권위성·신뢰성) 기준은 AI가 콘텐츠를 신뢰할 만한지 판단하는 잣대로도 그대로 작동한다. 프린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 인용, 통계 데이터, 출처 명시를 추가하면 AI 답변 내 가시성이 각각 30~40% 수준 향상된다.
구조화된 데이터 전략도 필수다. 스키마 마크업은 웹페이지 안의 정보를 AI가 의미 단위로 이해할 수 있도록 태그를 붙이는 작업이다. FAQ, 제품, 조직 정보에 이를 적용하면 AI가 콘텐츠를 답변 재료로 활용하기 훨씬 쉬워진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JSON-LD 형식의 Schema.org 표준이다.
성과 측정 체계도 새로 짜야 한다. 클릭·전환 중심의 기존 KPI만으로는 AI 시대의 마케팅 성과를 제대로 읽기 어렵다. 'AI 답변 내 인용 빈도', 'AI 오버뷰 노출률', '브랜드 멘션 추이' 같은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 컨덕터 조사에서도 AI 가시성 측정 도구의 신뢰성이 최대 기술 과제로 꼽혔다.
실제 성과 사례도 나오고 있다. GEO 전문업체 오픈애즈가 자사 사례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한 글로벌 럭셔리 리테일 브랜드는 GEO 도입 후 AI 기반 검색 트래픽이 140% 늘었고 브랜드 멘션은 62% 증가했다. 한 자동차 보험사는 6개월 만에 AI 오버뷰 인용이 447% 뛰었다.
스타트업에게는 역전의 기회다. AI 검색에서 인용되는 콘텐츠의 83%가 기존 구글 검색 상위 10위 밖에서 나온다. 전통적 SEO에서 밀렸던 곳도 AI 검색에서는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기는 전문성이다. AI는 특정 주제를 깊이 파고든 콘텐츠를 선호한다. 한정된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쌓으면 대기업보다 먼저 AI의 신뢰 출처로 자리잡을 수 있다. 콘텐츠 형식도 중요하다. AI 검색은 대부분 질문으로 시작되는 만큼 "~하는 방법", "~의 차이점", "~추천" 같은 형식이 인용 가능성을 높인다.
배치도 전략이다. AI 인용의 44.2%가 콘텐츠 전체 분량의 첫 30% 안에서 발생한다. 핵심 메시지를 앞에 두는 것만으로도 인용 확률이 달라진다. 대규모 광고 예산 없이 양질의 콘텐츠와 구조화된 데이터만으로 AI 가시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도 스타트업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컨덕터의 세스 베스메르트닉 CEO는 "AEO·GEO는 더 이상 실험적 채널이 아닌 핵심 디지털 전략"이라며 "늦게 움직이는 기업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92%의 마케터가 AI 검색 최적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실행에 옮긴 비율은 40.6%에 그친다. 계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 크다. 구글이 서치 라이브로 음성·멀티모달 검색을 200개국 이상으로 확장하고, 네이버가 AI 브리핑 범위를 두 배로 늘리는 지금이 움직일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