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 앱 누가 누가 잘했나?

2021년에도 이커머스의 성장세는 지속되었지만, 작년에 비하면 주춤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속 성장한 카테고리가 있었으니 바로 명품 버티컬 커머스입니다.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HD에 따르면 명품 앱 사용자는 올해만 211% 증가하였고, 특히 8월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치열한 광고 경쟁이 벌어지면서 명품 쇼핑 앱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출처: 아이보스)

이렇게 급성장한 배경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명품 쇼핑 앱들이 김희애, 주지훈, 김혜수, 조인성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여, TV CF를 포함하여 대대적으로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이 있었는데요. 이후에는 경쟁적으로 거래액 신기록을 발표하며 대세론을 점화하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록 경쟁에서 가장 먼저 포문을 연건 2020년 기준 거래액 1위 머스트잇입니다. 지난 9월 TV 광고 론칭 후 1달 만에 32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건데요. 이에 질세라 발란이 10월 거래액 416억 원, 11월에는 무려 572억 원을 기록했다며 반격했습니다. 당연히 트렌비도 11월 500억 원, 12월에는 800억 원을 달성했다며 홍보했고요. 그러자 머스트잇이 이번에는 누적 거래액 1조 원이 코앞이라고 밝히는 등 정말 난리도 아닌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명품 커머스 3대장이라 불리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중 진짜 잘 나가고 있는 건 누구일까요? 도대체 정말 가장 많이 성장한 건 어디인지, 그래서 명품 커머스 경쟁에서 앞서가며 시장을 선점하여 왕좌에 오를 이가 누구일지 데이터로 한번 판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아이에지웍스 모바일인덱스HD에서 제공한 명품 앱 시장분석 리포트와 오픈서베이에서 발행한 명품 쇼핑앱 트렌드 리포트 2021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으며, 두 리포트를 같이 보시면 더욱 좋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인지도 : 광고 효과는 누가 가장 컸나?

이들의 경쟁에서 분명한 건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는 물론 캐치패션까지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TV 광고를 집행하면서 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커졌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의 1번 목적은 역시 인지도를 올리는 겁니다. 일단 인지도를 올려야 이용을 할 테고, 이용을 해야 거래액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 중 승자를 가리기 위한 첫출발을 광고를 통해 누가 가장 효과적으로 인지도를 올렸는가에 초점을 맞춰 보았는데요.

광고 모델 선정 관련해서는 발란이 확실히  앞서가고 있습니다 (출처: 오픈서베이 명품 쇼핑 앱 트렌드 리포트 2021)

오픈서베이 명품 쇼핑 앱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광고 모델 인지도, 광고 모델의 브랜드 적합도, 광고 모델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긍정적 변화, 광고 모델을 통한 채널 이용 의향까지 모든 면에서 발란이 눈에 띄게 좋은 점수를 얻고 있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TV 광고 대첩에서는 발란이 압승을 거두었다고 평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요.

그래서 실제 검색량 기준으로도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역시 발란의 TV 광고였습니다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실제 네이버 검색량 기준으로도, 발란은 가장 높이 증가하였고, 또 늘어난 검색량을 가장 오래도록 지속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광고 이전에는 검색량 꼴찌였는데, 광고를 집행한 10월부터는 경쟁자인 머스트잇과 트렌비를 멀리 따돌리면서 검색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트렌비가 최근 들어 머스트잇을 따돌리는 데 성공하고 발란과의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는 게 특이사항이라 할 수 있는데요.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트렌비가 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온답니다.

앱 이용 : 앱 전환에는 누가 가장 성공적이었나?

이처럼 TV 광고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 발란이 승리하였는데요. 그렇다고 발란이 최종 승자가 된 건 아닙니다. 인지도가 이용으로 이어지고, 또한 거래액 전환까지 이어져야 진짜 성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용률 측면에서 1등은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이용률 1위는 발란이 아닌 트렌비입니다 (출처: 오픈서베이 명품 쇼핑 앱 트렌드 리포트 2021)

인지도 상승 1위는 발란이었지만, 이용률 1위는 트렌비였습니다. 심지어 발란은 2위도 아닌 3위 자리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2020년 기준으로 머스트잇이 거래액 기준 1위 플랫폼이었고, 이어서 2위가 트렌비, 발란은 이들에게 못 미쳤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지도와 달리 앱 설치 전환은 트렌비의 압승이었습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HD 명품 앱 시장분석 리포트)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앱 전환에 있었습니다. 광고를 통한 인지도 상승 폭은 발란이 제일 컸지만 앱 설치 수 증가 폭은 트렌비가 제일 잘한 걸로 나왔는데요. 이는 트렌비가 앱 설치까지 이어지는 퍼널을 잘 설계했다는 것과 앱 설치를 유도하는 퍼포먼스 광고를 조화롭게 잘 운영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인지도의 발란과 이용률의 트렌비가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HD 명품 앱 시장분석 리포트)

이와 같이 조금 더 핏에 맞는 브랜드 캠페인을 만든 발란과 앱 설치까지 이어지는 퍼널 설계와 퍼포먼스 광고를 잘 운영한 걸로 보이는 트렌비가 결국 앱 사용자 기준으로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년도 챔피언 머스트잇은 조금은 힘이 빠진 모양새입니다.

거래액 : 그래서 결국 돈은 누가 가장 많이 벌고 있나?

지금까지 인지도와 앱 지표를 기준으로 누가 더 잘하고 있나를 평가해보았는데요.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발란과 트렌비가 앞서 가는 가운데, 머스트잇이 약간은 처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확하게 거래액 실적으로도 이어지는데요. 결국 구매 전환이 되려면 인지와 이용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각 업체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거래액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머스트잇이 멀찌감치 앞서간 가운데, 트렌비가 안정적 2위, 그리고 발란은 차이가 많이 나는 3위였습니다.

  • 머스트잇 : 2,500억 원
  • 트렌비 : 1,080억 원
  • 발란 : 512억 원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뀝니다. 발란은 11월 기준 월 거래액 572억 원을 기록하였는데요. 무려 작년 연간 거래액보다도 큰 금액입니다. 트렌비도 이에 뒤질세라 11월 거래액 500억 원, 12월 거래액은 800억 원에 도달할 거라 발표하였는데요. 12월은 추정인지라, 11월 기준으로만 하면 발란에 살짝 밀리는 모양새이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머스트잇은 월 거래액이 아니라 누적 거래액으로 1조 원 달성이 눈앞이라고 기사가 났는데요. 9월 말 경에 1달 거래액 3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아마 큰 차이가 날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월 기준으로 홍보기사를 내놓지 않은 걸 보니 아마도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여기까지 보면, 결국 작년 기준으로 꼴찌였던 발란의 대역전극이 펼쳐진 셈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다른 둘을 압도했다고 하기는 어렵고요. 기울어져 있던 저울 추가 이제 셋에게 동등하게 맞춰졌다고 보는 해석이 오히려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비슷한 지점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지금, 과연 여기서 앞서 나갈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어디일까요?

미래 성장 : 누가 장기적으로 더 성장할 것인가?

내일 더 잘할 곳을 찾으려면 현재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리텐션입니다. 특히나 현재 명품 커머스 시장처럼 플레이어 간 거래액이나 이용자 수 규모에서 차이가 크지 않다면 로열티가 높은 고객들을 많이 보유한 곳이 승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로열티 고객의 바로미터는 역시 앱 설치 고객 비중으로 대신 볼 수 있습니다. 

트렌비가 역시나 가장 앱 비중이 높습니다 (출처: 각 사 및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HD)

현재 기준으로 고객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발란입니다. 각 사가 홍보자료로 내놓은 데이터 기준으로 월 1회 이상 접속한 활성 이용자 수(MAU)가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격차도 꽤나 큰데요. 확실히 거래액 부분에서 앞서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앱 지표는 이야기가 다른데요. 앞서 앱 전환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트렌비가 APP MAU나 전체 고객 중 APP 비중 측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장 현재는 발란이 앞서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트렌비가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명품 쇼핑의 대체재가 많다는 점은 앱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합니다. 오픈서베이 명품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1에 의하면 명품을 살 때, 명품 전문 쇼핑몰보다 여전히 대기업 쇼핑몰을 이용하는 응답자 수가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명품이 늘 최저가 비교를 하며 소비하는 품목으로 휘발성이 높고, 대기업 쇼핑몰부터 패션 편집샵까지 이 시장을 노리는 경쟁자가 많다는 면에서 앱에 고객을 락인 시키는 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체재가 많다는 측면에서 앱 지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출처: 오픈서베이 명품 쇼핑 앱 트렌드 리포트 2021)

물론 트렌비가 가장 앞서 있긴 하지만, 발란이나 머스트잇에게 기회가 없는 건 절대 아닙니다. 아직 APP MAU 100만에 도달한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절대적 차이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미 스케일업 캠페인을 3곳 모두 대대적으로 진행하여 당장의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 뼈아픈데요. 전체 앱 사용자 중 아이폰 사용 비중이 연초 대비 전체 평균 수준으로 하락한 점은 이들 앱이 이미 매스한 명품 소비자까지 흡수하였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 발란 아이폰 비중 : 21년 3월 34% → 21년 11월 27%
  • 머스트잇 아이폰 비중 : 21년 3월 39% → 21년 11월 33%
  • 트렌비 아이폰 비중 : 21년 3월 37% → 21년 11월 28%

(카카오톡 21년 11월 아이폰 사용자 비중 26% / 출처: 아이에이지웍스 모바일인덱스HD) 

해당 지표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요. 명품 소비 고객들이 비고객 대비 아이폰 사용 비중이 높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들어 스케일업 브랜딩 캠페인 이후, 아이폰 사용 비중이 3개 앱 모두 급격히 감소 중인데요. 즉 기존엔 없던 매스 소비자들도 이미 유입되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앞으로 앱 지표를 올해처럼 급성장시키긴 어려울 겁니다.

 

연령별 비중의 고른 분포는 성공적인 시장 침투를 의미합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HD 명품 앱 시장분석 리포트)

마지막으로 미래 성장성을 볼 때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하나 더 있다면 연령별 비중입니다. 머스트잇은 여전히 20대 의존도가 높은 반면 트렌비와 발란은 40대 비중을 30% 내외까지 늘렸는데요. 구매력이 가장 있는 연령대까지 침투에 성공했다는 점은 내년 실적도 밝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 또한 아이폰 비중처럼 일단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고객은 벌써 끌어 모았다는 점을 뜻하기도 하고요.

  • 머스트잇 재구매율 52% (1년 기준)
  • 발란 재구매율 65% (1년 기준)
  • 트렌비 재구매율 75% (고객 1인당 기준)

실제 위에서 본 앱 지표, 연령별 비중 등은 각 사에서 공개한 재구매율 지표와도 연결이 된다는 점이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물론 개별 지표 별로 기준이 약간 상이하여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앱 지표와 40대 고객 침투율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곳이 재구매율도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래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지금까지 3개 명품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성적들을 비교해보았는데요. 최종적으로 요약하여 정리해 드리면, 단기적 승자는 발란, 내년이 더 기대되는 건 트렌비, 주춤한 머스트잇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바일인덱스HD 명품 앱 시장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명품 쇼핑 앱의 특징 중 하나가 같은 업종 내 중복 사용률이 타 업종 대비 낮다는 점이라 하는데요. 그러니 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공존이 어려우니 말입니다.

또한 오픈마켓이나 다른 분야의 버티컬 커머스들의 명품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압박입니다. 네이버나 SSG, 카카오 모두 명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고, 무신사는 무신사 부티크를 통해 진출하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잠재적 경쟁자인 이들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1등 명품 커머스라는 타이틀이 꼭 필요합니다.

명품 시장은 브랜드와 상품이 정해져 있고, 최저가로 고객 구매가 몰린다는 점에서 결국 플랫폼 트래픽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 공급처는 한정적이고, 당연히 잘 팔리는데 상품을 더 몰아줄 테니 말입니다. 때문에 셋 중에선 트렌비가 조금은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앱이라는 자체 채널을 꽉 쥔다는 건 중요하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승패가 갈린 상황은 아닙니다. 일단 발란은 확실히 올해 성공적인 브랜딩 캠페인 덕에 상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1위 자리까지 넘보는 위치로 올라섰고요. 앱 지표 면에서도 트렌비와 큰 차이는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이 둘의 경쟁은 이어질 것 같고 이 둘 중에 최종 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머스트잇은 올해 성과가 조금은 아쉬울 듯한데요. 업력이 길고, 코어 고객층은 뚜렷하다는 측면에서 이들을 가지고 풀어 나간다면 내년에 다시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겁니다. 최근 사옥 이전과 함께 오프라인 채널 확장 테스트에도 들어간 상황이기도 하고요.

다만 캐치패션 등 4위 이하 업체들은 확실히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이미 명품 3대 플랫폼이라는 프레임이 잡힌 이상 이를 이겨내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론 등의 관심에서도 벗어나 있고요. 따라서 코로나로 인해 유입된 신규 고객들을 확보하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처음 온라인을 경험할 땐 아무래도 검증된 큰 플랫폼으로 쏠리기 마련이니까요. 따라서 내년 상반기 내로 꼭 큰 성과를 거두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기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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