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의 현금 흐름 숨통 틔워 주는 핀테크 서비스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은 유동성 확보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 규모가 작을수록, 신용이 낮을수록 수출 기업은 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겪는다. 무역 금융은 그 특성상 수출 업자와 수입 업자가 상호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대금 결제를 한다. 신용장을 통해 거래하는 이유다.

하지만 간혹 추심 방식이나 사후 송금 방식같이 수출 기업에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수출 기업은 수출 후 몇 달이 지난 후에나 대금을 지급 받는다. 이 기간은 중소기업에게 너무 길다. 사업을 이어갈 운전 자금 확보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디지털 기술은 이런 불합리함을 해결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무역 금융 시장'이라는 틈새 파고든 핀테크 스타트업

미국의 스타트업인 마르코 파이낸셜(Marco Financial)이란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신용 한도를 1억 달러(한화 약 1147억 원) 규모로 늘리며 본격적인 무역 금융 사업에 나서고 있다. 마르코 파이낸셜의 사업 분야는 핀테크다. 많은 스타트업이 소매 금융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마르코 파이낸셜은 B2B 중 수출 기업을 위한 서비스라는 틈새를 파고든다.

무역 금융 부문의 핀테크 개척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마르코 파이낸셜의 서비스는 현실적인 소규모 수출 기업의 고충을 해결한다. 마르코 파이낸셜은 북미 지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남미 중소기업을 위한 무역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르코 파이낸셜 서비스의 차별점은 디지털 기반의 신용 평가를 통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거부한 중소기업이 수출 자금을 지급 받기 전에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마르코 파이낸셜은 판매자와 구매자 관계를 바탕으로 신용을 평가한다. 수출 기업의 경우 최근 몇 년간의 회계 정보를 살핀다. 그리고 이 기업의 주요 고객인 수입처와의 관계를 파악한다. 지급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거래는 꾸준한지 등을 고려한다. 이런 평가를 통해 마르코 파이낸셜은 송장 팩토링, 미수금 팩토링 없이 수출 기업에 자금을 대출한다.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자금을 바로 확보할 수 있다. 마르코 파이낸셜은 수출 상품이 현지 항구에 도착하는 즉시 송장 금액의 90%를 선급금으로 지급한다. 이후 수금은 마르코 파이낸셜이 수입처에 직접 한다.

평가를 위한 각종 문서 작업과 행정 절차는 은행과 비교할 수 없이 간결하다. 마르코 파이낸셜의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여 무역 금융 관련 문서 작성 및 행정 절차를 자동화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의 눈으로 볼 때 마르코 파이낸셜의 서비스는 높디높은 금융권의 문턱을 없앤 파격이다. 수출 기업은 더 좋은 상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면 된다. 무역 금융은 신경 쓸 것이 거의 없다. 운전 자금은 선적 후 바로 확보할 수 있고, 수금을 위해 신경 쓸 것도 없다.

중소 규모의 수출 기업은 늘 대기업과 비교해 무역 금융 격차가 존재했다. 이 격차를 해소한 마르코 파이낸셜의 무역 금융 핀테크 서비스, 이런 서비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먼저 나왔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공간은 고정되지 않는다”… MRAG, 디지털 전환으로 프랜차이즈 모델 재정의

AI 기반 공간 구축·운영 플랫폼 기업 MRAG가 프랜차이즈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공간 운영 모델을 공개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기존 공간을 고정된 용도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영 시나리오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구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 단계’ 넘어 실증으로… 카이아, 금융 인프라 청사진 제시

국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개념적 단계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설계와 검증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카이아는 3일 발행부터 정산, 유통까지 전 과정을 포함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아키텍처를 공개하며 기술 표준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탄소가 ‘스펙’이 된 시대…제품탄소발자국, 공급망 경쟁력 가른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도입을 통해 제품 단위 탄소 정보를 요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제품탄소발자국이 산업의 또 다른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기업들의 대응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지=젠스파크로 생성)

미사일보다 먼저 멈추는 건 서버다…이란 전쟁, 중동 빅테크의 돈줄을 겨누다

중동은 한동안 빅테크의 차세대 성장지로 불렸다. 값싼 전력, 막대한 국부펀드 자금, 공격적인 국가 주도 투자, AI 인프라 수요가 한꺼번에 모인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란 전쟁은 그 계산식의 앞자리를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