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에 필름 붙이면 '야간 투시안경'으로 깜짝 변신

일반인들도 간단한 방법으로 야간에 어두운 곳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다. 영국과 호주 과학자들이 간단한 방법으로 어둠 속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획기적인 초박막 결정 필름을 개발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와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학교 과학자들은 지난 14일자 어드밴스트 포토닉스(Advanced Photonics)를 통해 전원이 필요없고 일반 안경에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 야간 투시 필름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초박형 필름 형태의 이 발명품은 안경에 직접 붙여 필터 역할을 한다. 적외선을 착용자가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변환해 주는 간단한 레이저(레이저포인터에 사용되는)만 필요할 뿐이다. 

▲노팅엄 대학교 연구원이 야간투시필름을 붙인 안경을 쓴 모습. 현재 사용중인 고급 적외선 영상 기술은 작동하기 위해 극저온 냉동장치를 필요로 하며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든다. 반면 이 새로운 기술은 실온에서 작동하며 안경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데다 값싸게 만들 수 있다. (사진=노팅엄대학교)
▲노팅엄 대학교 연구원이 야간투시필름을 붙인 안경을 쓴 모습. 현재 사용중인 고급 적외선 영상 기술은 작동하기 위해 극저온 냉동장치를 필요로 하며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든다. 반면 이 새로운 기술은 실온에서 작동하며 안경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데다 값싸게 만들 수 있다. (사진=노팅엄대학교)

이들이 수년 간의 연구결과 개발한 이 획기적 필름은 나노 결정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나노 입자들은 인간 머리카락 두께의 수백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얇은데 적외선으로부터 들어오는 광자를 가시 주파수대역(스펙트럼)의 고에너지 광자로 변환해 작동한다. 

이 초박형 필름은 갈륨비소 반도체로 만들어진 수백 나노미터(nm, 1n=1억분의1) 크기의 결정체로 이루어져 있다.

필름은 이제 막 개념 증명(실현성 증명)을 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이것이 야간투시와 인간 행동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빛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다 

이 팀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이 나노 결정체들 중 하나를 유리 평면위에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간의 눈이 빛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는 필름을 만들어 줄 많은 작은 광자 변환 결정 어레이 개발의 첫 단계로 여겨졌다. 

마침내 연구팀은 가볍고 값싸고 손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이 필름 시제품을 제작해 공개했다. 

개발의 주역중 한명인 로시오 카마초 모랄레스 호주국립대(ANU) 박사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호주국립대(ANU) 연구원인 로시오 카마초 모랄레스 박사가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 야간 투시 필름을 붙인 안경을 쓰고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ANU)
▲호주국립대(ANU) 연구원인 로시오 카마초 모랄레스 박사가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 야간 투시 필름을 붙인 안경을 쓰고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ANU)

그녀는 “우리 기술은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변환해 멀리서도 사람들이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수백 배나 얇은 나노미터 크기의 결정체로 구성된 매우 얇은 필름을 만들었다. 안경에 직접 적용할 수 있고 필터 역할을 해서 밤의 어둠 속을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모랄레스 박사는 이 필름이 동력원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단지 나노결정이 들어오는 적외선 과 결합하도록 하게 해 줄 레이저 포인터에 사용되는 아주 작은 레이저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이 필름은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군인,경찰, 보안요원은 물론 일반인용으로도 활용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대표 분야는 말할 것도 없이 군대용이다. 또 경찰과 경비용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인들이 사용하는 기존의 야간 투시경은 투박하고 전력소모가 많아 이를 활용할 경우 작전효율성을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군인들이 작전용으로 사용하는 야간 투시안경. 이 야간 투시경은 투박하고 전력소모가 많다. (사진=위키피디아)
▲군인들이 작전용으로 사용하는 야간 투시안경. 이 야간 투시경은 투박하고 전력소모가 많다. (사진=위키피디아)

이뿐만이 아니다. 공동 연구팀은 이밖에도 이 필름이 일반 안경에 적용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밤에 운전하거나 어두워진 후 집에 걸어가는 것이 훨씬더 안전해질 수 있다.

연구 저자인 드래고미르 네셰프 교수는 “적외선이 초박막 화면에서 가시광선으로 성공적으로 변환된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정말 흥미로운 개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야간 투시를 위한 풍경을 영원히 바꿀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기존 방식과는 다르지만 녹색 유령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필름속 나노결정은 통과하는 빛의 색이나 주파수를 조작할 수 있고, 필름은 적외선 광자를 사람의 눈에 보이는 이미지로 변환시킬 수 있다.

시험결과 이 필름은 기존의 야간 투시용 고글을 착용했을 때와 유사하게  유령같은 녹색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액션 영화 팬들과 비디오 게임 콜 오브 듀티와 헤일로 플레이어들에게는 친숙한 그 야간 투시경으로 보는 녹색풍경이다.  

그러나 드래고미르 네셰프 호주국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시제품 필름 기술이 야간 투시 고글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빛을 조작한다고 말했다. 기존 고글들은 초박형 필름과 같은 방식으로 적외선을 포착하긴 하지만 변환방식이 다르다. 즉, 신호가 바뀌는 전자를 만들어 인간이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변환한다는 것.

▲필름을 안경에 붙여 테스트해 본 결과 기존의 야간 투시용 고글을 착용했을 때와 유사한 녹색 이미지를 생성했다. 적외선 타깃(네 개 중 왼쪽)의 모양과 초박막 필름(오른쪽)을 통한 가시광선 보기의 모습. (사진=어드밴스트 포토닉스) 
▲필름을 안경에 붙여 테스트해 본 결과 기존의 야간 투시용 고글을 착용했을 때와 유사한 녹색 이미지를 생성했다. 적외선 타깃(네 개 중 왼쪽)의 모양과 초박막 필름(오른쪽)을 통한 가시광선 보기의 모습. (사진=어드밴스트 포토닉스) 

획기적 나노 결정 필름의 개발을 주도한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 부교수인 모흐센 라마니 박사는 “우리는 이전에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개별 나노크기 결정의 가능성을 증명했지만 이를 일상생활 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그 결정들을 배열하는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이제 사람들은 고글, 집 창문, 자동차 앞유리에 사용된 기술처리된 유리 표면을 통해 어둠 속에서 보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마니 박사는 “개념 증명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우리는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는 밤에, 특히 도시와 도로 조도가 낮은 지역에서, 조명을 볼 필요가 없었던 세계와 관련된 대규모 온실가스 감소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수백 배나 얇은 나노미터 크기의 결정체 모습. 전자 현미경 이미지다. 중앙을 가로질러 보이는 것이 머리카락. 필름의 투명 나노 결정이 돌기처럼 보인다. (사진=모센 라마니/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사람 머리카락보다 수백 배나 얇은 나노미터 크기의 결정체 모습. 전자 현미경 이미지다. 중앙을 가로질러 보이는 것이 머리카락. 필름의 투명 나노 결정이 돌기처럼 보인다. (사진=모센 라마니/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현재 사용중인 고급 적외선 영상 기술은 작동하기 위해 극저온 냉동장치를 필요로 하며, 생산에 많은 비용이 든다. 이 새로운 기술은 실온에서 작동한다.

이 기술 개발에는 호주 국립대학,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 외에 뉴사우스웨일즈대학 및 유럽 파트너들들이 참여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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