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총지(祖沖之) 양자컴퓨터, 구글 시카모어 넘어섰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해 기존 최고 성능을 가진 구글의 양자컴퓨터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중 간 최첨단 기술 우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뉴사이언티스트 등 해외 과학매체는 중국 연구팀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으며, 이는 놀라운 양자 컴퓨팅 기술 발전의 최신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중국과기대가 66큐비트 ‘주총지’ 양자컴퓨터를 개발, 구글의 시카모어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중국과기대, 중국과학원)

66큐비트 양자컴퓨터에서 56큐비트 사용...54큐비트 구글 시카모어 기록 깼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중국과학기술대 지안웨이판 교수팀은 구글을 넘어서는 자신들의 양자 프로세서 기술 능력을 입증했다.

중국이 개발한 ‘주총지(祖沖之)’로 불리는 이 2D 프로그래머블 컴퓨터는 동시에 66개의 큐비트를 조작할 수 있다. 즉, 66개의 큐비트에 걸쳐 양자 정보(단일 전자의 양자 상태)를 부호화해 입력(인코딩)할 수 있다.

코넬대 아카이브(https://arxiv.org/abs/2007.07872)에 업로드된 사전 논문에 따르면 중국은 이 양자컴퓨터 66큐비트 중 56큐비트(기존 컴퓨터의 비트에 해당하는 양자비트)를 사용해 구글의 이전 기록을 깨뜨렸다.

연구원들은 주총지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고전적 슈퍼컴퓨터로 8년이 걸렸을 문제를 한 시간 만에 풀었으며 향후에는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우리는 주총지가 1.2시간(또는 70분) 안에 끝낸 샘플링 작업을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수행하더라도 최소 8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고 썼다.

또 “이 작업을 고전적 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할 경우 드는 연산 작업 규모는 이전 시카모어 프로세서가 53큐비트로 작업한 것보다 2~3배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연구팀에 따르면 주총지가 해결한 문제는 구글의 시카모어가 해결한 문제보다 약 100배 더 어려웠다.

▲2019년 구글이 발표한 54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카모어’. (사진=구글)

구글은 지난 2019년 자사가 개발한 54큐비트 시카모어 양자컴퓨터로 세계 최고성능 슈퍼컴퓨터인 IBM서밋이 1만년 걸릴 연산을 200초 만에 완료해 양자우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이름은 중국 남송 시대(420~479)의 천문학자, 수학자, 정치가, 발명가, 작가였던 ‘주총지(Zu Chongzhi·祖沖之, 429~500)’의 이름을 본땄다. 그는 800년 동안 깨지지 않은 3.1415926~3.1415927 사이의 원주율(π) 계산을 한 인물로 가장 유명하다.

이들은 “우리의 연구는 합리적인 시간내에 모호하지 않은 양자 연산 이점을 확립했는데 이는 고전적 계산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정밀도가 높고 프로그램 가능한 양자 컴퓨팅 플랫폼은 새로운 다체(multibody) 현상을 탐색하고 복잡한 양자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체 문제는 많은 상호 작용하는 입자로 만들어진 현미경 시스템의 특성과 관련된 물리적 문제의 광범위한 범주를 총칭한다. 여기서 현미경은 양자역학을 사용해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연구결과를 소개한 논문은 아직 학계 동료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

한편 조만간 나올 고전적 컴퓨티인 차세대 슈퍼컴퓨터는 엑사플롭스, 즉 초당 10의 18제곱인 100경 속도의 연산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존 최고 슈퍼컴은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의 ‘후가쿠(富岳)’다.

지난달 28일 톱500을 통해 발표된 후가쿠는 단순계산 속도에선 지난해 11월 평가 때와 같은 초당 44경 2010조 회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으로, 2위인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서밋’(초당 14경 8600조 회)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인 일본 리켄의 ‘후가쿠’. (사진=리켄)

고전적 컴퓨터 vs 양자컴퓨터

고전적 컴퓨터는 비트를 기본 정보 단위로 사용하는데, 0과 1 두 가지 상태 중 하나를 선택한다. 실제로는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허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두 상태에 ‘0’과 ‘1’을 부여한다. 즉, 한 개의 트랜지스터가 곧 하나의 정보 단위이며, 이는 1비트라 부른다. 따라서 만약 트랜지스터가 두 개라면 ‘00’, ‘01’, ‘10’, ‘11’이라는 네 가지 정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컴퓨터는 정보를 비트단위 즉 ‘1’과 ‘0’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읽는다. 8비트는 0과 1의 256개 조합이 가능하지만 실제 그중 하나의 값만 선택해 처리하게 된다.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antum bit·양자비트)라는 단위로 정보를 읽어들인다. 흥미롭게도 큐비트는 0과 1의 값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큐비트는 네 가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큐비트는 1과 0, 켜기와 끄기로 나타나는 긴 시퀀스를 사용하는 대신 하위 원자 입자의 불가사의한 성질을 이용한다.

비트가 트랜지스터의 전류 허용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큐비트는 전자의 스핀(회전) 방향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회전 방향이 주어진 자기장의 방향과 같은지 다른지에 따라서 0과 1로 정해진다. 기존 슈퍼컴퓨터로 10억년 걸리는 계산을 100초만에 수행할 수 있을 정도다.

▲구글 시카모어 양자컴퓨터 칩. (사진=구글)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이나 양자 중첩같은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이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다.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큐비트(양자비트)가 물리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경우에도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즉, 하나의 입자를 둘로 쪼개서 아주 먼 거리에 위치시키더라도 한 쪽의 스핀(회전) 방향이 정해지면 동시에 다른 쪽의 스핀 방향이 반대로 정해진다.

예를 들어 양자 하나를 지구에 두고, 그와 얽혀 있는 다른 양자 하나를 100만 광년 떨어진 먼 우주에 두더라도, 지구의 양자가 스핀업이 되면 먼 우주의 양자는 동시에 스핀다운이 되는 현상이다. 빛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을 경우 100만년이나 걸리지만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하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이같은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해 빛보다 빠른 양자통신을 구현할 수 있다.

양자중첩(quantum superposition)은 둘 이상의 양자 상태가 확률적으로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A와 B가 둘 다 가능한 상태일 때 A와 B가 섞여 있는 상태도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양자중첩은 큐비트를 만든다.

1982년 리처드 파인만이 이 개념을 처음 제시했고, 1985년 영국 옥스퍼드대의 데이비드 도이치가 이를 구체화했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 단위로 정보를 읽어들이면서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더많은 계산량을 훨씬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초당 10의 1000제곱 연산까지 할 수 있는 컴퓨터로 알려져 있다.

초고속 양자컴퓨터는 새로운 의약품 개발속도를 높이고 가장 복잡한 암호 보안 시스템을 깨고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고 기후를 모델링 하며 인공지능의 충분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현재 이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법과 양산 방법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세계 물리학자, 엔지니어, 컴퓨터 과학자들은 ▲초전도 ▲이온 트랩 ▲다이아몬드 점 결합 ▲실리콘 반도체 ▲토폴로지 방식 등 서로 다른 유형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각각의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어려움은 양자 자체의 취약한 성질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큐비트가 매우 불안정하고 다른 에너지원으로부터의 간섭이나 노이즈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계산 오류가 발생한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를 양산하기 위해서는 양자 안정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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