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답변에 활용하는 정보의 출처가 고정돼 있지 않고 조사 시점과 산업, AI 모델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인용되는 채널의 비중이 달라지면서 기업이 특정 웹사이트나 플랫폼만을 중심으로 AI 노출 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함샤우트 글로벌 산하 AI 연구소가 20일 공개한 ‘AIBA AI 인용 지수 리포트’ 8월 조사 결과를 보면, 정보 탐색형 질문에서 확인된 인용 3만7923건 가운데 소셜미디어(SNS)가 3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언론은 19.7%,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출처는 18.8%, 정부·공공기관은 11.9%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6개 부문 30개 산업을 대상으로 고정 질문 1616개를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3개 AI에 반복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8월에는 총 4848개 답변을 수집했으며, 이 가운데 브랜드명을 포함하지 않은 정보 탐색형 질문의 인용을 별도로 분석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누적 인용은 6만7008건, 중복을 제외한 고유 출처는 1만4223개다. 회사 측은 이를 국내에서 산업 단위로 생성형 AI의 인용 출처를 정기 측정하는 조사라고 설명했다.
SNS가 가장 많았지만…업종마다 AI가 찾는 정보원 달랐다
전체 평균에서는 SNS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산업별로 들어가면 양상은 크게 달라졌다. 특히 금융처럼 기업이 직접 제공하는 공식 정보가 중요한 분야와 소비자 경험 콘텐츠가 활발한 분야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증권·보험 분야에서는 기업 홈페이지 등 자사 운영 출처가 30.8%로 가장 높았다. 공시나 상품 안내 등 기업이 직접 제공하는 정보가 AI 답변의 근거로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된 것이다.
반면 가구·리빙 분야에서는 SNS 비중이 49.1%에 달했다.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등에 축적된 생활·소비자 중심 콘텐츠가 주요 출처로 나타났다. 철강·조선·중공업은 언론 인용 비중이 41.0%로 조사 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SNS 내부에서도 출처는 일부 플랫폼에 집중됐다. 전체 SNS 인용의 80% 이상이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발생했다. 언론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인용 상위 3개 매체를 모두 합쳐도 비중이 11.3%에 그쳤고, 가장 많이 인용된 매일경제도 4.9%였다. 헬스케어에서는 헬스조선, 물류에서는 물류신문, 게임에서는 인벤 등 산업별 전문매체가 상위권에 포함됐다.
연구소는 이런 차이를 토대로 30개 산업의 인용 구조를 ‘언론 주도형’, ‘언론·SNS 병행형’, ‘SNS 주도형’, ‘채널 분산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한 달 새 SNS·자사 출처 비중 상승…단순한 ‘시장 변화’ 해석은 주의
7월과 8월 결과를 비교하면 주요 채널의 비중도 움직였다. SNS는 7월 28.2%에서 8월 34.6%로 6.4%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출처는 같은 기간 11.0%에서 18.8%로 7.8%포인트 증가했고, 정부·공공기관 역시 8.2%에서 11.9%로 3.7%포인트 상승했다.
플랫폼 단위에서는 변화 폭이 더 컸다. 네이버 블로그 인용은 1306건에서 3652건으로 약 180% 증가했다. 티스토리 역시 3126건에서 3511건으로 늘었다.
다만 이 수치를 곧바로 생성형 AI의 정보 선택 성향이 한 달 만에 바뀐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8월 조사부터 수집에 사용하는 모델 버전과 출처 분류 기준이 함께 변경됐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8월부터 각 서비스가 무료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모델을 기준으로 챗GPT GPT-5.5와 제미나이 3.5 Flash를 조사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과 8월 사이 모델별 인용량이나 채널 비중 변화에는 모델 교체와 분류 기준 변경의 영향도 포함돼 있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 인용 증가에는 퍼플렉시티에서 해당 채널의 인용이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현재 데이터가 2개 회차에 그치는 만큼 특정 채널의 상승·하락을 추세로 판단하려면 최소 3개 회차 이상의 누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퍼플렉시티 19.8회 vs 챗GPT 4.0회…‘인용 수=AI 노출’은 아니다
AI 서비스에 따라 답변에 출처를 표시하는 방식에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8월 정보 탐색형 질문 기준 퍼플렉시티는 모든 답변에서 출처를 표시했고, 답변 한 건당 평균 인용 횟수는 19.8회였다. 제미나이는 평균 7.8회, 챗GPT는 4.0회로 집계됐다.
답변에서 출처를 하나 이상 표시한 비율도 퍼플렉시티가 100%였던 데 비해 제미나이는 69.5%, 챗GPT는 66.8%였다. 전체 3만7923건의 인용 가운데 모델별 비중은 퍼플렉시티 63%, 제미나이 25%, 챗GPT 13%였다.
연구소는 이를 AI 모델의 답변 품질이나 특정 채널에 대한 선호 차이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퍼플렉시티는 웹 검색을 기반으로 참조 문서를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반면, 챗GPT는 질문에 따라 외부 웹 검색 여부와 출처 표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이 인용됐는가’만으로 생성형 AI 안에서의 실제 노출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출처 표시가 적극적인 모델에서는 어떤 웹사이트가 인용되는지 추적할 수 있지만, 출처 표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모델에서는 답변 본문에 기업이나 브랜드가 실제로 어떻게 등장하는지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직접 관리하는 웹사이트의 비중도 8월 기준 18.8%에 그쳤다. 전체 인용의 80% 이상이 언론, SNS, 공공기관 등 기업 외부의 도메인에서 발생한 셈이다. 생성형 AI 환경에서 자사 홈페이지 관리만으로 정보 노출 구조 전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인희 함샤우트 글로벌 AI 연구소장은 산업에 따라 AI가 근거로 활용하는 채널이 달라지는 만큼 모든 업종에 동일한 전략을 적용하기보다 자사가 속한 산업의 인용 구조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용 구조 자체가 회차별로 움직이고 모델마다 출처를 드러내는 수준도 다른 만큼 정기적인 추적과 답변 속 브랜드 언급을 함께 확인해야 실제 AI 노출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샤우트 글로벌 AI 연구소와 딜라이트커뮤니케이션은 앞으로도 동일한 질문을 활용한 월별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표 데이터는 양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상세 분석은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