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국산 AI가 온다더라"? 12월 '모두의 AI' 상대는 카카오톡과 전화기다

  • 챗GPT 쓰던 사람 2천100만… 정부는 왜 굳이 우리 돈 2천500억을 쓰나
  • 기본은 공짜, 심화는 유료? 출시 D-30에 알아야 할 이용 조건과 개인정보 리스크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자가 약 2천300만 명이다. 그런데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AI를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2천300만 명 가운데 2천100만 명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대부분 외국산 제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모두의 AI'는 이 두 숫자를 없애기 위한 사업이다.
모두의 AI는 SKT, KT, 카카오 3개 컨소시엄이 참여하여 2026년 12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자가 약 2천300만 명이다. 그런데 국민 세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AI를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2천300만 명 가운데 2천100만 명은 무료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대부분 외국산 제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모두의 AI'는 이 두 숫자를 없애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달 16일 세 개 컨소시엄의 서비스를 처음으로 비공개 점검했고, 12월 정식 출시가 한 달 남았다.

'모두의 AI'는 하나의 앱이 아니다. 지난 7월 공모에 여섯 개 컨소시엄이 뛰었고, 8월 28일 SK텔레콤(SKT)·카카오·KT 세 곳이 뽑혔다. 셋이 각자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정부가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주는 구조인데, 정부는 10월 말부터 11월 6일까지 정책 브랜드와 슬로건을 국민 공모로 정하는 중이다. 즉 '모두의 AI'라는 이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출시를 기다리는 이용자가 지금 유의할 첫 번째 포인트다.

SKT의 승부수는 '실행'이다. 밤에 아이가 아파 AI 비서에게 말하면, 비서가 스스로 야간 진료 병원을 찾고 직접 전화를 걸어 대기 환자 수까지 확인한다. 그 뒤 티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지난달 4일 시연회에서 공개된 워킹 프로토타입이 그렇게 움직였다. 앱 설치 자체가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전화와 문자만으로 AI를 부르는 통로를 열고, 교육·금융·헬스케어 등 여덟 개 분야의 협력사를 붙였다. 내년 이용자 1천만 명이 목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앱 자체를 진입점으로 쓴다. 별도 앱을 깔 필요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진입장벽은 확 낮아진다. 자체 모델 '카나나' 위에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얹었고, LG유플러스와 함께 연내 전화 AI의 라이트(Lite) 버전도 내놓는다. 올해 월간 이용자 500만 명에서 시작해 2030년 3천만 명까지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KT는 검색과 쇼핑을 놓치지 않는다. 다음, 다나와, 무신사, 직방에 AI를 심어 한 번의 대화로 검색·비교·구매가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요청 성격에 따라 알맞은 국산 모델을 자동으로 골라 연결하는 '토큰팩토리'라는 운영판도 준비했다. 교육과 부동산 특화 서비스를 내세운다.

SKT·카카오·KT가 AI 비서와 메신저, 검색·쇼핑을 앞세워 생활밀착형 AI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생성형 AI)

돈 문제가 이용자에게 가장 중요하다. 정부 설계는 기본 기능 무료, 기업이 자체 고도화한 기능에는 자율 수익 모델 적용이다. 무료인 건 정부가 서비스 제공 비용을 예산으로 떠안기 때문인데, 올해 엔비디아(NVIDIA)의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512장을 지원했고, 내년 예산 2천500억 원 가운데 1천700억 원은 B200 2천 장 확보에 쓴다. 남은 300억 원은 사업자별 100억 원씩, 500억 원은 특화 에이전트 생태계 육성에 돌아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2028년 이후 GPU 운영비를 어떤 재원으로 감당할지는 아직 재정 당국과 협의가 덜 됐고, 정부는 10월 말부터 '무료만으로 사업성이 생기느냐'는 업계의 근심도 달래는 중이다. 기본 기능의 무료 약속이 몇 년을 버티는지는 앞으로의 예산 심의에 매여 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대목이 있다. AI에게 "이거 사 줘"라고 한마디 하면 이름과 주소, 연락처, 결제 정보가 쇼핑몰과 예약 업체, 결제대행사로 흘러간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는 이런 정보를 다른 곳에 줄 때 받는 자와 항목, 보관 기간 등 다섯 가지를 알리고 동의받도록 하지만, 이 체계는 사람이 화면을 보고 직접 고르는 상황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심부름 한마디가 정보 제공 동의가 되는 건 아닌지, 과기정통부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하며 기준을 다지는 단계다. 메타(Meta)의 AI 에이전트 '뮤즈'를 쓰던 캐나다 이용자가 '항상 허용'을 눌렀다가 승인 없이 집 주소가 구매 희망자에게 넘어갔고, 그 사람이 실제로 집 앞까지 찾아온 일이 해외에서 있었다. AI가 잘못 결제했을 때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정해진 국내 기준도 아직 없다. 예약과 결제를 맡길수록 이 부분이 중요해진다.

10월의 베타는 관계사와 공공기관 대상 비공개 테스트였고, 카카오는 이후 대상을 일반 이용자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세 사업자는 연내 이용자 1천500만 명, 사업자별 월간활성이용자 500만 명을 목표에 걸었다. 배경훈 부총리는 첫 점검 자리에서 기존 통신사·플랫폼 서비스와 별 차이가 없으면 국민이 첫 경험에서 실망할 수 있다고 직접 주문했다. 열두 달도 안 남은 시간에 과제는 뚜렷하다. 첫째, 무료의 범위를 명확히 해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줄이고, 둘째, 예약과 결제에 내놓는 정보가 어디까지 넘어가는지 이용자가 알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모두의 AI'는 누구나 쓰는 AI가 아니라 모두가 믿고 맡기는 AI가 됐을 때만 성립한다. 12월이라는 시한은 서두르는 데 쓸 필요 없이, 짜임새 있게 쓰면 된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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