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가 아니라 플랫폼을 고른다… 애플, ‘얼굴 위 컴퓨팅’ 승부수로 메타 정조준

  • 사각형부터 원형까지 4개 프레임 실험… 아이폰 생태계 얹은 차세대 웨어러블 윤곽
  • 급팽창한 스마트안경 시장서 메타가 선점한 주도권, 애플은 디자인·카메라·Siri로 맞불
애플이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안경에 맞설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Apple)

애플이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안경'이 독주하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단순한 패션 액세서리를 넘어 아이폰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얼굴 위 컴퓨팅’ 기기를 선보여 차세대 인터페이스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하드웨어 완성도와 디자인 다양성을 극대화한 스마트안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포착된 애플 스마트안경의 핵심 전략은 '다양성'이다. 애플은 대형 및 슬림형 직사각형 프레임부터 타원형과 원형에 이르기까지 최소 4가지 형태의 디자인을 동시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평소 착용하는 스타일부터 대중적인 레이밴 스타일까지 폭넓게 아우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색상 또한 블랙, 오션 블루, 라이트 브라운 등 복수의 선택지를 검토하며 첫 출시부터 사용자 취향을 정조준하고 있다.

차별화는 외형뿐만 아니라 소재와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내부 코드명 ‘N50’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저가형 플라스틱 대신 고급 안경 소재인 아세테이트 채택이 유력하다. 특히 전면 카메라는 세로형 타원형 배치와 주변 표시등을 결합해 애플만의 독특한 디자인 언어를 구축할 전망이다. 후발주자로서 하드웨어의 고급화와 브랜드 정체성을 앞세워 메타와의 격차를 단번에 좁히겠다는 계산이다.

기술적으로는 증강현실(AR)보다는 AI 기반의 스마트 기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는 대신 사진 및 영상 촬영, 통화, 알림 확인, 음성 비서 호출 기능을 지원하며, 모든 인터페이스는 아이폰 생태계와 촘촘하게 연동된다. 아이폰에서 촬영물을 즉시 편집·공유하고 Siri를 통해 일상의 과업을 수행하는 방식이 유력한데, 이는 애플 사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대목은 애플이 단순히 ‘메타 대항마’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외형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Apple)

시장 상황도 애플의 등판을 재촉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안경 출하량은 2025년 하반기 전년 대비 139% 급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는 메타가 수백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구글 역시 삼성·젠틀몬스터와 손잡고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의 참전은 단순한 라인업 추가가 아니라,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한 플랫폼 선점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애플의 스마트안경은 이르면 2026년 말 공개되어 2027년 중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제품이 애플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완전 AR 안경’으로 가는 중간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자인 철학과 아이폰 결속력, 그리고 한층 진화한 Siri 경험을 무기로 애플이 메타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안경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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