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환경이 확대되면서 사이버 사고에 대한 국가 간 공조 체계가 AI 신뢰 확보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별 기업이나 한 국가의 대응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보안 문제에 대비해 국제적인 사고 대응 체계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카스퍼스키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 포럼 2026(WSIS Forum 2026)과 연계 국제 행사에 참여해 중소기업의 사이버 복원력과 AI 거버넌스, 국경 간 사이버 사고 대응 등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논의 범위는 보안 투자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의 현실적인 대응 방안부터 AI 정책과 윤리적 활용, 에이전틱 AI 시대의 국제 협력 체계까지 이어졌다. 카스퍼스키는 향후에도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과 책임 있는 기술 활용을 위한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보안 여력 부족한 중소기업…정부·국제기구 역할 모색
카스퍼스키는 지난달 7일 WSIS 포럼에서 중소기업의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다루는 특별 세션을 열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의 사이버보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주요 의제였다.
논의의 초점 가운데 하나는 비용이었다. 보안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기본적인 사이버보안 역량과 복원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어떤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인지가 다뤄졌다. 국가 기관이 기본적인 사이버 복원력 강화 과정에서 담당할 역할과 국제기구가 국경을 넘어 협력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AI를 비롯한 신기술의 확산이 중소기업 보안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의제로 올랐다. 참석자들은 지역별 사이버보안 상황과 우선순위를 공유하고 정부와 국제기구, 산업계가 추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세션에는 율리야 슐리치코바 카스퍼스키 글로벌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을 비롯해 찰스 오디 나이지리아 중소기업개발청(SMEDAN)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 아리크 바니 하르디 인도네시아 국가사이버암호청(BSSN) 금융·무역·관광 사이버보안 및 암호 부문 선임 암호학자, 셰일라 버진 디지털협력기구 혁신 기반 시장 부문 이사 등이 참여했다.
AI 정책·윤리적 활용까지 거버넌스 논의 확대
카스퍼스키가 참여한 국제 논의는 기존 사이버보안을 넘어 AI 거버넌스로도 확장됐다.
UN 글로벌 AI 거버넌스 대화(UN Global Dialogue on AI Governance)에서는 각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AI 기술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정책과 거버넌스 과제를 살펴보고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논의했다.
ITU 칼레이도스코프 학술 컨퍼런스(ITU Kaleidoscope Academic Conference)에서는 카스퍼스키 연구진이 아프리카에서 AI를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기반으로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한 실질적인 권고 방안도 제시했다.
이 같은 논의는 기술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는 상황에서 AI 개발·도입뿐 아니라 이를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정책과 협력 체계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에이전틱 AI 시대…국경 간 사고 대응이 신뢰의 기반
AI 포 굿 글로벌 서밋(AI for Good Global Summit)에서는 에이전틱 AI 환경에서의 신뢰와 보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에이전틱 AI는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특성을 갖는다. 카스퍼스키는 이러한 환경에서 신뢰를 확보하려면 사이버 사고 발생 시 국가 간 대응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AI 에이전트의 활동 범위가 여러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만큼 보안 사고 역시 특정 조직이나 국가 안에서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국제적인 사고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논의가 이뤄진 WSIS 포럼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관하는 글로벌 다중 이해관계자 협력 플랫폼이다. 지난달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올해 행사에는 각국 정부와 규제기관, 기업, 유엔 산하기관 관계자 등이 참여했으며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벨기에, 르완다, 영국 등이 국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카스퍼스키는 국제 사회 및 주요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지속하면서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높이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구축을 위한 연구와 전문성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